북한 핵 문제를 다루기 위한 6자회담이 다음 달 중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 당국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주 초 새로운 납치사례로 확인됐다며 지난 1977년 실종된 일본인 여성을 공식적인 납북 피해자로 추가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또 차기 6자회담에서 북한 당국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를 의제에 포함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일본 정부의 발표를 `근거없는 일’이라며 일축했습니다.

좀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한 외무성의 이병덕 아시아 담당 연구원은 24일 일본 정부가 이번 주초 공식 납치 피해자라며 발표한 마쓰모토 교코 씨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런 사람이 북한 땅을 밟은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이날 일본 <교도통신>과의 회견에서 일본 정부가 북한에 의한 17번째 납치 피해자로 공식 발표한 마쓰모토 씨 납치 사실을 부인하면서,  마쓰모토 씨를 납치한 것으로 일본 당국이 의심하고 있는 김명숙이란 이름의 북한 여성 공작원은 `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이같은 입장을 정부 간 채널을 통해 일본측에 전달했다고 이병덕 연구원은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일 수 년 간의 조사를 토대로 마쓰모토 씨가 북한 공작원에 납치돼 북한으로 끌려간 것으로 결론짓고 그가 납치 피해자임을 공식 인정했습니다. 마쓰모토 씨는 29살 때인 1977년 10월21일 당시 고향인 돗토리현 요나고시에서 의류공장에 다니던 중 집을 나간 뒤 실종됐습니다. 일본 경찰은 이후 조사를 통해 그가 김명숙이란 이름의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북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일본 정부가 공식 확인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수는 모두 17명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일본인 납치 피해자는 모두 13명 뿐이며, 이 중 이미 일본에 송환된 5명을 제외한 나머지 8명은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이같은 주장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북한 당국이 납치 피해자들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 문제는 국교정상화를 위한 북-일 간 회담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북한 공작원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는 생존자 송환 등을 통해 해결됐다며 더 이상 거론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이병덕 외무성 연구원은 “일본 정부가 이 시점에 또다시 새로운 납치 피해자를 거론하는 것은 납치 문제를 정치적으로 남용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또 일본측이 지난 7월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10월의 핵실험 이후 북한에 가하고 있는 경제제재 조처를 해제하지 않는 한 북-일 국교정상화 협상은 재개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조만간 재개될 예정인 북 핵 6자회담에서 납북 일본인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로 다소 외상은 24일 “일본의 경우 납치 문제는 매우 큰 사안”이라면서 “이 것을 의제의 하나로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습니다. 아소 외상에 하루 앞서 시오자키 야스히사 일본 관방장관도 6자회담에서 북-일 간 양자회담을 통해 일본인 납치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이병덕 연구원은 6자회담에서 북한과 일본 정부 관계자들이 따로 만나 납치 문제를 논의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북한에 대한 일본 정부의 경제제재는 납치 문제를 포함한 모든 부문에서의 북-일 양자접촉 가능성의 문을 닫아버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상징적 존재로 부각된 요코타 메구미 씨 납치사건을 다룬 미국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25일 일본에서 개봉됩니다.

`메구미-이산가족의 30년’ 이란 제목으로 도쿄를 시작으로 전국 주요도시를 순회하며 상영될 이 영화는 딸의 납치사건을 둘러싼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메구미 씨의 부모가 펼치는 활동을 통해 납치 피해자의 고통을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90분 분량의 이 영화는 미국에서는 이미 `납치’란 제목으로 올해 초에 상영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