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오는 2008년 백두산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이유로 한국인 등 외국인이 투자해 경영하고 있는 호텔들의 철거를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호텔 철거 시한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인 투자 호텔 업계에서는 긴장이 높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을 베이징의 온기홍 통신원을 통해 알아봅니다.

문: 중국 정부가 연말까지 외국인들이 투자해 경영하고 있는 호텔들의 철거를 추진하고 있다고 하는데, 철거 대상에 들어 있는 호텔이 얼마나 되는지요?

답: 네.  중국의 길림성 정부는 백두산의 세계자연유산 등재 추진을 명목으로  성 산하 '백두산보호개발구관리위원회를 통해 지난 9월21일 백두산 북파 등산로 부근에서 영업 중인 외국인 투자호텔 등에 공문을 보내, 연말까지 철거를 완료하겠다고 통지한 바 있는데요,

이번에 철거 대상에 포함된 외국인 호텔은 모두 다섯 개 호텔입니다.

백두산 지역에서는 대우호텔, 지린천상온천관광호텔, 백두산온천관광호텔, 온천별장호텔 (지린백두산관광건강오락 유한공사) 등 한국인 투자 호텔 4개와 함께, 북한 국적의 재일교포가 투자한 백두산국제관광호텔 등, 모두 다섯 개 호텔이 중국측과 합작 또는 단독투자 형태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온천별장호텔은 관리위가 이달 30일까지 철거하겠다고 통보한 1단계 철거대상 14곳에 포함돼 있습니다.

문: 중국 측이 지난 9월에 이어 최근에 또다시 한국인 투자 호텔에 철거 통첩을 보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그리고 백두산 내 일부 시설에 대해서는 이미 철거가 시작됐다고요?

답: 네. 길림성 산하 '백두산보호개발구관리위원회는 이달 들어 이미 산문 안에 있는 정자 2개를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관리위원회는 지난주 14일 한국인 박범용씨가 지린성 정부에서 건물을 임대해 중국측과 합작으로 운영하고 있는 백두산온천관광호텔과 온천별장호텔 등에 대해, 오는 11월30일까지 자진 철거에 응하지 않으면, 보상금을 주지 않고 연말에 강제 철거하겠다고 다시 통보했습니다.

문: 중국측이 이번에 백두산 내 호텔들을 모두 철거하면 앞으로 백두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경우 필요한 호텔 등 숙박업소는 어떻게 해결한다는 방침인가요?

답: 현재 백두산보호개발구관리위원회는 백두산 산문 밖 100미터 떨어진 가까운 곳에 자체적으로 호텔 건축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년 중 완공될 예정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외국인 호텔 업주들은 “길림성 측이 외국인 운영 호텔을 모두 철거시키고, 자신들이 짓는 호텔만 독자적으로 운영하려고 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문: 중국측의 통보에 대해 한국인 투자 호텔의 업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답: 이달 30일 철거시한인 1단계 철거대상에 포함된 온천별장호텔을 경영하는 한국인 박범용 사장은 "백두산보호개발구관리위측이 사전에 이렇다 할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철거 방침을 다시 통보했다"며 "호텔 철거를 강행한다면 도저히 살아나갈 길이 없다"며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박범용 사장이 경영하는 백두산온천관광호텔은 1차 철거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았었다는 점에서, 2단계 철거대상으로 지정된 다른 호텔들도 조만간 통보가 오지 않겠느냐며 중국 당국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린천상온천관광호텔의 경우 등산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지린성 정부 및 관리위와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중국측이 "등산로는 반드시 철거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문: 최근 닝푸쿠이 주한 중국대사가 중국 단독으로 백두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이 발언을 계기로 철거 강행 방침에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요?

답: 한국인 투자 호텔의 업주들은 닝푸쿠이 주한 중국 대사가 얼마 전 "중국 단독으로 창바이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백두산보호개발구관리위의 철거 강행 방침이 혹시라도 철회되지 않겠느냐"며 기대 섞인 관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북한 국적의 재일교포가 투자한 백두산국제관광호텔의 장영호 사장은 "관리위가 호텔 철거를 통보하면서 내세웠던 것이 세계유산 등재였던 만큼, 이제 철거를 강행할 명분이 사라진 셈이 아니냐"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문: 한국 정부에서도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 같은데요, 중국 주재 한국대사관 측에서는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나요?

답: 중국 선양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지금까지 수 차례 서한을 보내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었는데요,

선양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다음 주 수요일께 박진웅 부총영사를 백두산 지역의 한국인 투자호텔에 보내 현지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총영사관 관계자는 오늘 “현지 우리 투자업체 관계자를 만나 폭넓게 의견을 수렴한 뒤 중국의 백두산보호개발구관리위원회와 면담을 요청해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관리위가 철거작업을 의뢰한 용역회사측에서 지난 14일 한국인이 운영 중인 호텔 2곳에 대해 자진철거에 응하지 않으면 보상금없이 11월30일까지 강제 철거하겠다고 통보한 조치와 관련,

총영사관은 어제 관리위에 공문을 보내서, 지금까지 한국인 투자자의 희망을 존중하는 방향에서 충분한 협의를 해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한 사실을 상기시키고 "사전 협의도 없이 용역회사에서 일방적으로 강제철거를 통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선양에 있는 북한 총영사관도 지난달 20일 외교 각서 형태로 지린성 외사판공실 등에 협조서한을 보내 백두산국제관광호텔의 철거방침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는데요, 북한 총영사관은 또 부총영사 1명을 지정해 지린성 정부와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고 백두산국제관광호텔측은 전했습니다.

문: 이번 철거 대상에 포함돼 있는 백두산 대우호텔의 경우, 중국 법원에서  파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면서요?

답: 중국 지린성 정부에서 철거를 추진 중인 호텔 중 하나인 백두산 대우호텔은 지난 2000년 문을 열었는데요,

중국 연변에 있는 대우호텔과 함께, 한국의 주식회사 대우가 중국측 파트너와 함께 설립한 합작회사인 연변 대연센터(다연 중심)에 소속된 호텔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대우그룹이 부도나면서 2002년 중국 법원에 의해 파산 절차가 개시됐습니다.

문: 그렇다면 백두산 대우호텔에 대한 한국측 채권 회수 전망은 어떻습니까? 채권 회수에 별 문제가 없는지요?

답: 백두산 대우호텔의 채권 회수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한-중 합작회사인 대연센터에 대한 총 채권 2900만 달러 가운데, 중국은행이 1370만달러(46%)를 갖고 있고, 한국자산관리공사가 1260만달러(42%), 신한은행 200만달러(7%), 외환은행 120만달러(4%) 등으로, 한국측이 총 채권의 절반이 넘는 54%의 채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중국은행은 호텔 건물 2개를 모두 담보로 잡고 있는 반면, 한국측 채권단은 호텔 내부시설을 담보로 잡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채권단이 잡고 있는 담보는 사실상 무담보 채권에 가까워 채권 회수에 있어서, 중국측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 처해 있는 실정이라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만약 (합작회사인) 대연센터가 파산할 경우, 선순위 채권자로 실질적인 담보를 잡고 있는 중국은행이 청산자금의 대부분을 가져가게 돼, 한국측에 돌아갈 몫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문: 만약 백두산 대우호텔에 대한 철거가 강행될 경우,  한국측의 채권 회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답: 현재로서는 매각이나 인수 등을 통해 백두산 대우호텔의 청산가치를 높여서 채권 회수액을 높이는 방안이 최선입니다. 하지만, 만약 중국측이 호텔 철거를 강행한다면, 길림성 정부측에서 지급할 보상금 배분에서도 한국측은 중국측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됩니다.

특히 보상금 산정 역시, 투자액보다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백두산 대우호텔 측은, 보상금 산정을 위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투자액 (3600만위안, 한국 돈 약42억5000만원) 보다 낮은 금액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측도 만약 호텔이 철거된다면 모회사의 청산가치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밖에 없게 된다는 점 때문에 철거 강행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중국 (지린성) 정부가 백두산 대우호텔 철거를 강행하려면 중국 (연결시) 법원의 결정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중국 법원 측은 어떤 조치를 취할 전망인가요?

답: 중국 연길시 법원이 한-중 합작회사인 대연센터의 청산절차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연길시 법원은 여러 가지 문제로 아직 청산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길림성 정부에서 당장 철거를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법원 측에서는 오래 전부터 연변 대우호텔을 매물로 내놓고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 백두산 대우호텔 철거를 위해서는 채권자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보상금 산정을 둘러싼 이견이 불거질 수 있어서, 오는 12월말로 예정된 철거시한까지 채권자 전부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을지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들이 중국측의 호텔 철거 강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 화제를 바꿔 북핵 6자회담 소식으로 가보죠.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26일 베이징을 다시 방문해 차기 6자회담 재개 일정과 의제를 논의할 예정인데요.  중국 측이 회담 개최 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힌 게 있나요?

답: 중국 외교부는 오늘 오후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차기 6자회담 개최 일정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아직 협상 중이라고만 밝혔습니다.

외교부 장위 대변인은 "차기 6자회담의 회기 문제는 관련국들이 협상을 더 진행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장위 대변인은 그러면서 "관련국들이 6자회담 재개와 진전을 위해 실질적인 행동으로 긍정적인 여건을 조성해 주길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문: 중국 정부가 북한의 위조지폐와 돈세탁을 차단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나요?

답: 중국이 인터폴과 협력해 북한의 위조지폐와 돈세탁 등을 차단하는 문제와 관련, 외교부 장위 대변인은 오늘 브리핑에서, "중국이 수년 전 관련 국제협정에 서명한 뒤 성실히 그 협정을 이행하고 있다"고만 밝혔습니다.

이어 중국 정부는 국내에서 발생한 금융범죄에 대해 관련 사법기관이 법에 따라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해, 중국내 금융기관에 개설된 북한의 범죄 의심 계좌에 대한 중국 당국의 처리가 종결되지 않았음을 시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