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에이펙)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다음 방문국인 인도네시아에 도착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6시간 30분 간의 짧은 인도네시아 방문 중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세계에서 이슬람 신자 수가 가장 많은 이 나라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도착하기도 전에 그의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격렬하게 벌어졌습니다.

분노에 찬 수천여명의 인도네시아인들이 부시 대통령의 방문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며 거리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수도 자카르타와 부시 대통령과 유도요노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이 열린 자카르타 남쪽 30 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도시 보고르에 대한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수백여명의 학생들과 이슬람 과격분자들, 그리고 일반인들이 `부시는 테러리스트’라는 구호를 외치며 자카르타 시내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부시는 범죄자’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손에 들고 있습니다.

정상회담이 열리는 보고르에서는 50여명의 시위대가 경찰의 저지선을 뚫으려다 경찰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보고르에서는 이밖에 다른 지역에서도 수천여명이 거리 시위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부시 대통령의 방문 중 테러공격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현재 자살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 몇 년 사이에 알카에다와 연결된 현지 테러조직인 제마야 이슬라미야에 의해 수많은 폭탄공격이 발생했습니다.

미국은 인도네시아 정부를 테러와의 전쟁의 중요한 동맹으로 여기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는 지난 3년 간 3백여명의 과격분자들을 체포해 유죄판결을 내렸습니다.

미국과 인도네시아는 현재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많은 인도네시아인들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의 미국의 군사행동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미국이 이 두 나라에서 이슬람 신자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아울러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편견을 갖고 우호적으로 대하고 있다며 반감을 갖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학생 지도자인 데디씨는 부시 대통령의 방문이 인도네시아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데디씨는 인도네시아 정부는 부시 대통령의 방문을 거부하고 주권을 지켜야 한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과 쿠바의 관타나모 포로수용소 수감자들을 학대한 전범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중동과 이라크 문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인도네시아의 교육환경 개선과 빈곤 완화, 조류독감 대처, 외국인 투자 유치 등을 위한 지원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에이펙 정상회의가 열린 베트남에서 인도네시아로 출발하기에 앞서 수도 호지민시에 있는 주식거래소를 방문해 개장을 알리는 종을 타종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베트남  재계 지도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지난 20년 간 베트남 정부가 시행한 개혁조치로 베트남이 경제적 번영을 이룬 것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최근 베트남의 경제 역사를 읽고 엄청난 성장규모, 그리고 베트남인들이 꿈을 이루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감명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베트남 방문 중 자신은 곳곳에서 엄청난 환대를 받았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습니다. 베트남인들인 부시 대통령의 방문 중 대통령 일행의 차량이 지나는 도로변 곳곳에 줄지어 늘어서 손을 흔들며 환영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이번 베트남 방문은 베트남 전쟁 당시 서로 적으로 싸웠던 미국과 베트남 관계에 다시 한번 새로운 장을 연 것으로 평가됩니다  베트남인들의 과반수는 전쟁이 끝난 1975년 이후 출생한 사람들이어서 전쟁을 기억하기에는 너무 어리며, 이들의 압도적 다수는 과거를 돌아보기 보다는 미래지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도로변에서 부시 대통령의 차량행렬을 기다리던 중 부시 대통령 수행원이 건네주는 부시 대통령의 사진을 받은 여성들이 웃으며 얘기하고 있습니다. 현지 공산당 본부에서 근무하는 32살 난 투이씨는 미국인들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갖고 있느냐는 물음에 그렇지 않다고 대답합니다.

투이씨는 미국은 베트남에서 전쟁을 벌였지만 그 일은 이제 과거사가 됐다면서 베트남인들은 미국인들을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전쟁이 끝난 지 31년이 지난 지금, 미국과 베트남은 이제 경제와 무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문제에 큰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