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한 인권결의안이 다음 주말쯤 유엔총회에서 표결에 붙여질 예정인 가운데 그동안 유엔의 대북한 인권 결의안에 불참 혹은 기권으로 일관했던 한국 정부가 과연 어떤 입장을 보일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한국 언론들은 청와대가 북한의 핵실험과 반기문 차기 유엔 사무총장 등 여러 변수 때문에 최종 입장을 정하는데 고심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북한은 유엔 기구와 세계 인권관련 단체들이 매년 발표하는 국제 인권보고서에서 항상 최악의 인권침해국 가운데 하나로 이름을 올려왔습니다.

유엔인권이사회의 전신인 유엔인권위원회는 지난 2003년부터 3년 연속 대북한 인권결의안을 채택했으며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역시 첫 대북한 인권 결의안이 통과됐습니다.

유엔 총회는 다음 주말에 총회에서 북한 정부의 인권침해 행위를 우려하는 두번째 대북한 인권결의안을 표결에 붙일 예정입니다.

유럽연합과 미국, 일본 주도로 지난 7일 상정된 대북결의안은 북한 정부의 폐쇄적인 주민통제와 정치범 수용소 운용, 공개처형 등 북한의 전반적인 인권실태를 담은 보고서를 사무총장에게 요청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가장 큰 이해당사국인 한국은 그동안 줄곧 유엔의 대북 인권결의안 표결에 불참하거나 기권해왔습니다. 남북한 화해협력과 북핵 관련 6자회담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는 것이 한국 정부의 설명이었습니다.

그러나 한국 언론들은 지난 1년 간 많은 변수가 나타남에 따라 올해는 정부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언론들은 10일 노무현 정부가 관계부처회의를 열고 북한 인권결의안에 대한 공식 입장에 대해 집중 논의했으나 의견이 엇갈려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공식입장 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배경에는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당선과 북한의 핵실험, 강화되고 있는 국제사회의 압박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복수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반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당선과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인해 정부가 과거처럼 북한 인권결의안에 대해 기권하거나 불참하는 데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고 전하고 그러나 “최근 6자회담 재개 합의와 한반도 특수상황을 계속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고 전했습니다. 

반기문 장관은 최근 차기 유엔 사무총장 자격으로 가진 한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인권상황은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일부는 더 악화되고 있다며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이러한 상황에 대해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내년 1월부터 유엔고등난민판무관실(UNHCR)의 부판무관으로 임기를 시작하는 강경화 외교통상부 국제기구국장 역시 한국 정부의 결정에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세계 난민의 국제적 보호와 인도주의 해결책을 총괄하는 기구의 두번째 고위 당국자를 배출한 나라로서 갖는 위상과 책임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 정부의 핵실험 후 국제사회에서 고조되고 있는 북한 인권에 대한 우려 역시 한국 정부에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 등 국제사회 전직 지도자와 노벨평화상 수상자 등 3명은 최근 북한 인권보고서를 발표하고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유엔 안보리의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촉구했으며, 미국의 휴먼라이츠 워치와  노르웨이의 라프토 인권재단 등 여러 국제 인권단체들 역시 반기문 차기 유엔 사무총장에게 청원서를 보내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다음주 초쯤 다시 회의를 열어 최종 방침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가 10일 북한의 해외파견 노동자들의 인권침해 논란 기사를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 신문은 특히 현지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의 80 %가 북한 정부의 은행 계좌에 입금되고 있으며 이들은 노예처럼 열악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연례 국제인신매매보고서에서 해외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침해 실태를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이들이 피폐한 북한사회에서는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현대판 노예처럼 살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