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미국 전역에서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하원의 과반수를 넘는 의석을 차지해 압승했습니다. 민주당은 상원 선거에서도 이미 공화당과 동수인 49석을 차지한 가운데 이 시각 현재 개표가 진행 중인 버지니아와 몬태나에서 간발의 차이로 공화당 후보를 앞지르고 있어 상원에서도 최소한 공화당과 동석이 될 전망입니다.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이번 선거결과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심판이라면서 이라크를 비롯한 국내외 정책에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좀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민주당은 그동안 줄곧 이번 중간선거를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전쟁에 대한 국민투표로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중간선거 결과는 민주당의 이같은 전략이 큰 성공을 거뒀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함에 따라 미국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이 될 예정인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는 민주당은 이제 의회 내 각종 스캔들과 이라크 전쟁의 문제를 털고 정부의 신뢰성을 되찾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펠로시 대표는 하원에서의 민주당의 승리가 확실해진 8일 새벽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공화당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펠로시 대표는 이제는 함께 협력해 이라크 전쟁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면서, 선거는 끝났으며 민주당은 이제 정국을 주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은 지난 1994년 이래 12년 만에 처음으로 하원의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하워드 딘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은 부시 대통령이 여전히 외교정책과 군을 책임지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민주당은 정부의 정책을 바꾸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공화당의 중진인 존 맥케인 상원의원은 미국인들은 이라크 전쟁 상황에 대해 좌절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대다수 의회 의원들은 이라크에서의 즉각적인 미군 철수를 지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맥케인 의원은 이라크에서 성급하게 떠날 경우 혼란이 뒤따를 것이라면서 군사전문가들도 대부분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맥케인 의원은 따라서 현 상황을 유지해야 한다면서도 동시에 미국인들이 느끼고 있는 좌절감을 이해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의 하원 선거위원회 위원장으로 선거전을 이끈 일리노이주 출신 램 임마누엘 의원은 부시 행정부가 진로를 바꾸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임마누엘 의원은 민주당은 부시 행정부의 정책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이번 중간선거 승리를 계기로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에 협력의 손길을 내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임마누엘 의원은 민주당은 행정부와 의견이 같은 경우에는 협력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맞설 것이라면서 민주당의 목표는 항상 미국의 최고 이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의 하원 장악은 의회의 의제설정에서 주도권을 행사하면서 이라크 문제 대처를 비롯한 부시 행정부의 각종 정책을 위원회 차원에서 조사할 수 있게 된 것을 의미합니다. 워싱턴 소재 조지 워싱턴 대학의 정치전문가인 스티븐 웨인씨는 민주당은 이번 선거결과로 행정부의 정책에 대해 조사할 수 있는 호기를 맞았다고 지적합니다.

웨인씨는 민주당은 앞으로 부시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동안 계속 위원회 차원의 조사를 통해 행정부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벌써부터 정치공세보다는 실질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을 민주당 지도부에 촉구하고 있습니다. 일리노이주 출신의 민주당 소속 바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민주당은 최저임금 인상과 의료비 인하 등 미국민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의제들을 적극 추진할 것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의원은 또 미국인들은 정치적 보복이 아닌 진전을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로드아일랜드주 출신 링컨 채피 상원의원과 펜실베이니아주 출신 릭 샌토럼, 오하이오주 출신 마이크 드와인, 미주리주 출신 짐 탤런트 상원의원 등 유력 상원의원들을 비롯한 다수의 공화당 현역 의원들이 재선에 실패했습니다.

공화당은 그러나 캘리포니아주에서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