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유력 일간지가 한국내 반미 감정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칼럼을 게재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칼럼은 한국 정부가 반미단체들을 지원, 동조해 반미감정을 확산시켰다면서 한국인들은 주한미군이 제공하는 안보를 당연시하는 가운데 미국을 맘껏 비판하면서 호강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미국의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발행되는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신문의 조너선 라스트 기자는‘한국에 미군이 없는 것을 상상할 수는 없지만’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전쟁 당시 한국을 구하기 위해 5만4천여명의 미군이 목숨을 바쳤지만 한국인들은 미국을 한국의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생각하는 등 반미감정이 한국사회 곳곳에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라스트 기자는 한국은 역경을 극복하고 민주주의 발전과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작은 나라로, 미국은 한국을 대체적으로 좋게 생각해 왔지만 그같은 호의 감정은 상호적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라스트 기자는  2003년에 실시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퓨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한국인의 50%, 그리고 18세에서 29세 연령층의 71%가 미국에 대해 좋지않은 감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단지 부시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적대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982년 부산 미문화원 방화 사건 등 한국의 반미감정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에는 반미감정이 너무 강해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여론을 가라앉히기 위해 특별 각료회의를 소집하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반미감정은 현재 한국사회 여러 계층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라스트 기자는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인공기를 불태우는 것은 불법이지만 미국의 성조기를 불태우는 것은 괜찮다면서 이런 반미감정의 확산은 한국 정부가 반미단체와 운동가들을 지지하고 그 정서에 호의를 보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라스트 기자는 미국은 지난 2002년 대선 때 최대 반미 후보인 노무현씨가 승리함으로써  큰 문제가 됐었다면서 노 대통령은 신념을 굽히지 않는 사람으로 북한을 달래야만 한다고 생각하며, 그와 전임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국민에게 북한의 빈번한 도발행위와 광범위한 수용소 체제를 모두 잊어버리도록 권했다고 말했습니다. 라스트 기자는 대신 한국민은 북한을 느리고 혜택받지 못한 작은 동생, 즉 적이라기 보다는 한국이 안아야 할 부담으로 보도록 가르침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라스트 기자는 미국은 이런 한국 내 반미감정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대해 피할 수 없는 책임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라스트 기자는 만일 한국이 50만명의 군대로 핵 능력이 있는 120만명의 북한군을 저지하는 도박을 원한다면 한국이 돈을 쓰게 하고, 중국이 지역패권을 원한다면 내버려 둘 수도 있지만 이는 상상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라스트 기자는 그 이유는 핵을 가진 북한은 호주로 부터 베트남에 이르기까지 전 지역의 안정을 깨뜨릴 것이고, 따라서 미국이 한국에서 주한미군 병력을 철수하면 미국의 진짜 동맹국들 가운데 하나인 일본에 피해가 가고 대만 등 다른 나라들에게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한국에는 주한미군 2만7천명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라스트 기자는 주한미군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은

연간 30억 달러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으며, 1945년에서 2001년 사이에 한국에 150억 달러의 경제와 군사 원조를 제공했다면서 이는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에 주기에는 너무 많은 지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라스트 기자는 또 미군은 미국을 얼마나 적대시하든 상관없이 자기들을 보호하기 위해 미군이 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돈도 벌고, 야구도 하고, 가정 내 오락시설도 즐기는 한국인들을 보호하도록 묶여있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기사내용에 대해 주미 한국대사관의 윤석중 홍보공사는 “특별히 개인적인 악의를 갖고 썼다기 보다는 한국에 불만을 갖고 있는 일단의 전문가 그룹의 시각을 대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내 여론이 오도되지 않도록 본국과 협의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