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북한 주민과 군부에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서 핵실험을 실시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미국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케네스 퀴노네스 씨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북한은 중국의 압박과, 미국이 외교적 유연성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로 6자 회담 복귀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퀴노네스 씨는 또 6자 회담 재개가 극한 긴장 상태를 벗어나 대화의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보도에 김근삼 기자입니다.

퀴노네스 씨는 존스홉킨스 대학 부설 한미연구소가 마련한 이날 강연회에서 김정일 국방 위원장은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과 군부에 대한 자기 과시를 위해 핵실험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퀴노네스 씨는 “김정일은 선친인 김일성 주석처럼 일본에 맞서 투쟁하지도 않았고, 미국과 전쟁을 벌이지도 않았다”며 “국제 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7월 미사일 실험, 10월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자신의 용맹을 과시하고, 이를 통해 아버지 만큼 훌륭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이 6자 회담 복귀 결정을 내린 것은 중국의 압력과 미국의 입장 변화에 대한 기대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6자 회담 복귀에 중국의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전제한 퀴노네스 씨는 “중국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처음으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6자 회담을 북한이 무시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핵실험 이후 북한에 확실한 선을 것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현재 미국의 외교적 유연성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고, 따라서 협상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도 6자 회담 복귀의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것이 퀴노네스 씨의 분석입니다.

한편 퀴노네스 씨는 이번 6자 회담 재개는 그 자체만으로도 긴장 완화라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긴장의 소용돌이를 멈추고 협상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6자 회담은 그 재개만으로도 매우 가치있는 성과”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퀴노네스 씨는 북한은 이번 6자 회담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합의의 틀을 마련할 것과 2개의 경수로 건설, 송전망 건설 등을 요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주한미군철수 등을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북한에 현실적인 타협의 한계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는 것이 퀴노네스 씨의 견해입니다.

퀴노네스 씨는 미국의 입장에서 북핵 해결 방법은 제2의 한국전, 외교적 타협, 북한 정권 교체의 세 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할 수 있지만, 외교적 타협이 가장 적은 대가를 치르고 미국이 원하는 자국과 동맹국 안보의 목표를 이루는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퀴노네스 씨는 “제2의 한국전이 일어나면 한반도와 주변, 국제 경제에 막대한 희생과 피해를 입힐 것이고 이라크, 파나마 등의 예를 볼 때 정권 교체도 반드시 민주화와 안정을 가져오지 않는다”며 “따라서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방법을 통한 해결만이 가장 적은 대가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