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이후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한국의 외교 안보라인이 대폭 교체될 예정입니다. 북 핵실험 사태를 둘러싼 남한내 정치권의 움직임을 하성봉 통신원을 통해 알아봅니다.

문: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오늘 사의를 표명했는데요. 애초 남한 언론에서는 유임할 것이라는 쪽으로 보도됐는데, 급작스런 사의 배경은 무엇인지요?

답: 네, 애초 유임 가능성이 예상됐던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오늘 전격 사의를 표명하고 학계로 돌아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통일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오늘 기자간담회를 통해 어제 점심때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시했다고 스스로 밝혔습니다.

이 장관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남북화해의 성과들이 무차별적으로 도마에 오르고, 대북 정책이 끝없이 정쟁화되는 현재 상황을 막고, 초당적 협력을 위해서도 새로운 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사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 장관은 “내가 사표를 내는 것이 국정 운영과 대통령에 부담을 주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혀 북 핵실험 사태 이후 비난 여론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야당의 정치 공세가 상당히 강해서 장관이 원만하게 업무를 수행할 분위기도 아니며 청와대에서도 장관직을 유지하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장관은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여야간, 시민사회 내부에서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이러한 양상에 대해 우려하며 대립보다는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이종석 장관은 참여정부 초기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 직을 수행하면서 안보와 통일 분야의 주요 정책을 이끌어 왔으며, 지난 2월이후 8개월동안 통일부 장관직을 수행해왔습니다. 야당은 지난 9일 북한의 핵실험 이후 대북 포용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 장관의 사퇴를 촉구해왔습니다.

문: 이종석 장관이 참여정부 포용정책의 대표적인 인물인 점을 감안하면 이후 대북 정책기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듯한데요?

답: 네, 그렇습니다. 참여정부 대북 포용정책의 핵심으로 꼽히던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전격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대북정책 기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 장관은 북한 핵실험 이후 포용정책에 쏟아진 국내외 비판을 가장 적극적으로 방어해 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의 조정 여부가 주목됩니다.

이 장관도 이러한 우려를 염두에 둔 듯 오늘 기자간담회에서 대북 포용정책이 거둔 성과에 대한 확신을 표시하면서, 자신의 사퇴가 대북 정책의 변화를 불러오지는 않을 것임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어 그는 "대북 포용정책은 대통령이 갖고 있는 철학에 의해 추진돼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포용정책의 원칙과 기조는 충실히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윤태영 대변인도 오늘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사람이 바뀐다고 해서 기조가 바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고 밝혀 대북정책 기조의 큰 틀은 바꾸지 않을 방침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 장관의 사퇴가 곧바로 포용정책 포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지만, 대북 포용정책의 상징적 인물로 여겨졌던 이 장관의 사퇴가 대북 제재에 대한 정부내 분위기를 강경하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 윤종웅 국방장관에 이어 이종석 장관의 사의 표명으로 외교 안보 라인이 전면적으로 바뀌게 되겠군요? 새로운 외교안보라인의 후임 인사들로는 누가 거론되고 있는지요?

답: 이틀전 사의를 표명한 윤광웅 국방장관과 이종석 통일부 장관 외에 반기문 외교부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김승규 국정원장도 교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져 외교와 통일, 국방 등 통일외교안보 라인의 장관이 모두 바뀌게 됐습니다. 외교 안보라인의 교체 시기는 다음달 초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신임 외교 장관에는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이 유력한 가운데 유명환 외교부 제1차관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국방장관의 경우는 작전통제권 협상이나 방위비 분담 문제 등 대미현안들을 고려해 정책통을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김인종 전 2군사령관과 김종환 전 합참의장이 우선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송민순 안보실장이 자리를 옮길 경우 후임에는 국방전문가를 기용한다는 방침으로 윤광웅 국방장관과 서주석 청와대 안보수석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또 김승규 국정원장의 후임에는 윤 국방장관의 기용 가능성과 함께 국정원 내부 출신 원장후보로 김만복 국정원 1차장의 승진발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문: 그렇군요. 개성공단 춤 파문이 아직까지 사그라 들지 않고 있는데요. 어제는 국방부 국감 활동까지 차질을 빚었다면서요?

답: 네,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개성 공단 춤 사건'이 어제는 여당 의원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국정감사 거부 사태로 번졌습니다. 국방위 소속인 한나라당 의원들은 어제 오전 개성 공단에 가서 춤을 춘 원혜영 열린우리당 사무총장이 공군작전사령부에 대한 시찰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며 버스 탑승을 거부했습니다. 결국 원혜영 사무총장이 한나라당 의원들의 반대로 군부대 시찰에 나서지 못했습니다. 한나라당은 이번 춤 파문에 책임을 지고 원 의원이 국방위원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나라당 박영규 부대변인의 말입니다.

[박영규/한나라당 부대변인] : "국정감사를 외면하고 북한에 가서 춤판을 벌린 것은 대한민국 국방위원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원혜영 의원은 정당한 국정감사 활동을 방해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오히려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원혜영/열린우리당 사무총장] : "의회의 최소한도의 형식적인 존립근거를 부인하는 것으로 봐서 굉장히 걱정됩니다."

또 어제 문화관광위원회 국감에서 열린우리당은 남북 평화의 상징인 금강산 관광 사업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한나라당은 관광 대가로 지급되는 현금이 핵 개발에 쓰일 수 있다며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등 북핵실험에 대한 대응방안을 놓고 여야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