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도리사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 남한의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19일 오후 북한의 무조건적인 6자회담 복구를 다시 한번 촉구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조성된 위기상황의 대처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아시아를 순방 중인 라이스 장관은 이날 서울에서 반기문 장관과 가진 회담에서 유엔의 대북한 제재결의안의 핵심내용인 북한을 드나드는 화물선박 검색 문제에 대해 깊이있게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콘도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은 반기문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과의 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무기나 핵물질을 제3자나 3국에 이전하는 것을 방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부쉬 행정부는 북한의 핵실험 이후 추가 핵실험과 핵물질 및 핵무기의 이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강력한 경고를 거듭해 왔습니다. 부쉬 행정부는 특히 북한의 핵물질 이전을 사실상 새로운 `금지선’으로 규정하고 유엔 안보리의 대북한 제재결의안 등을 통해 이를 규제하기 위한 다양한 조처를 강조해 왔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반 장관과의 회담이 끝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안보리 결의를 어떻게 실행에 옮길지에 대해 심도있게 얘기했다”며 핵물질의 제3국 이전 방지에 합의한 사실을 밝혔습니다. 남한 정부는 그동안 북한을 드나드는 화물선박 검색 문제를 놓고 미국 정부와 미묘한 입장차를 보여왔습니다. 공해상에서의 화물검색이 자칫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라이스 장관은 이같은 남한 정부의 우려를 감안한듯 나름대로의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미국은 위기상황이 고조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미국이 유엔의 결의안을 위기상황 고조에 이용하려 한다는 생각은 잘못이며 미국이 바라는 것은 효과적인 결의안 이행이라고 말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이와 관련해 북한을 드나드는 화물선박에 대한 검색은 공해상에서의 개입보다는 각종 정보와 방사능 탐지기 등의 기술을 통해  주로 항구에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라이스 장관을 수행하고 있는 부쉬 행정부 관리들은 서울로 향하는 기내에서 “남한 정부는 미국의 요구에 떠밀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서 라이스 장관이 “너무 몰아붙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엔 회원국으로서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이전하는 것을 방지하고 아울러 돈줄을 막는 것이 국제사회의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한국 정부의 대북한 경제협력 사업을 가리킨 것입니다.  라이스 장관의 발언에 앞서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금강산 관광사업이 중단돼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습니다.

이날 외무장관 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어떤 합의가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반기문 장관은 회견에서 두 사업에 대해 “안보리의 결의와 국제사회의 요구에 조화되고 부합되도록 필요한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만 밝혔습니다.

반 장관은 이와 함께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 있을 경우 앞으로 더욱 강도높은 제재조처가 취해질 것임을 거듭 경고했습니다.

반 장관은 또 한-미 두 나라는 북한에 대해 잘못된 행동에는 엄중한 결과가 따른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라이스 장관과 반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와는 별도로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도 협의했습니다. 반 장관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피한 채 “제재를 위한 제재가 아니라 제재를 통해 북한을 핵 폐기의 길로 끌어내는 균형되고 전략적으로 조율된 조치를 취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라이스 장관은 반 장관과의 회담에 앞서 청와대를 방문해 노무현 대통령을 면담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이 자리에서  미국의 대한 방위공약이 매우 확고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북 핵 위기에 대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는 가운데 외교적 해결 노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또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PSI)과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사업 등은 안보리의 결의안을 준거로 해 그 취지와 내용이 부합되도록 해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19일 서울 방문을 마치고 다음 순방국인 중국으로 향합니다. 중국 정부는 라이스 장관에게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탕자쉬엔 국무위원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결과를 상세히 설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라이스 장관의 베이징 방문은 북 핵 위기사태의 돌파구가 열릴 수 있을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