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4일 대북한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자 마자  미국은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결의안이 통과된 다음 날 곧바로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일본과 한국, 중국 등에 파견했습니다. 또 콘도리사 리이스 국무장관은 당초 일정을 앞당겨 18일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과 중국을 방문합니다.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콘도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은 자신의 이번 아시아 지역 순방은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제재 결의안을 효과적으로 실행에 옮기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미국 텔레비전 방송과의 회견에서 특히 북한을 드나드는 의심스런 화물선박에 대한 해상검문을 북한 제재를 위한 `매우 강력한 수단’으로 평가하면서 이번 방문 중 ‘이 규정을 어떻게 실천에 옮길지에 대해 매우 진지한 협의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반도 주변에서의 해상검문 문제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한 제재결의안 채택 과정에서 5개 상임이사국들이 의견절충에 난항을 겪었던 사안입니다. 이에 따라 최종 채택된 결의안은 선박 검색과 관련한 강제규정을 권고사안으로 완화했지만 중국 정부는 여전히 소극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해상검문은 자칫 예기치 않은 무력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라이스 장관은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더라도 미국은 다른 우방과 함께 북한을 드나드는 선박 검색을 강력히 실천에 옮길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미국은 북한이 위험한 확산 관련 물질을 수출하지 않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부쉬 행정부는 지난 9일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북한과의 대화론은 설자리를 잃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 내 정권교체를 주장하는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토니 스노우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을 `버릇없는 아이’에 비유하면서 북한의 나쁜 행태에 대해 과거와는 달리 더 이상 당근이나 보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스노우 대변인은 “과거 북한은 나쁜 행태에 대해 보상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왔지만 그런 세월은 이제 의문이 여지없이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백악관의 이같은 발표는 라이스 장관의 아시아 순방이 대북한 결의안의 분명한 이행을 통한 북한 정권 압박에 있음을 엿보게 하는 것입니다. 라이스 장관은 18일 일본에 도착해 아소 다로 외상과 외무장관 회담을 연 데 이어  함께 서울로 향합니다. 그 다음날  19일 라이스장관은  서울에서 다시 아소 다로 외상과 반기문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이 참석하는  한-미-일 3국 외무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북 핵 6자회담의 당사국들인 세 나라 외무장관이 함께 만나는 것은 지난해 9월 뉴욕에서의 회담 이래 13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시오자키 야수히사 일본 관방장관은 이번 회담에 대해 “한반도에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한-미-일 세 나라가 협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는 말할 필요가 없다”고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의 방문에 앞서 일본과 한국, 중국 순방길에 나선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대북한 제재에 소극적인 중국과 한국을 설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힐 차관보는 특히 라이스 장관이 한-중-일 순방을 통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PSI)을 포함한 구체적인 실행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는 16일 오후 도쿄에서 사사에 겐이치로 일본측 6자회담 수석대표와 만난 데 이어 17일에는 서울에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제1차관 및 6자회담의 한국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각각 만날 예정입니다.

한편 라이스 장관과 힐 차관보는 이번 순방 중 북한에 대한  효과적인 제재방안 외에 6자회담 재개 문제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버트 쉬퍼 일본주재 미국대사는 이와 관련해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거나 복귀 의사를 밝힐 경우 이는 긍정적인 사태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쉬퍼 대사는 그러나 6자회담의 목표는 대화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라면서, 회담의 기본전제는 지난해 9월 북한을 비롯한 회담 당사국들 사이에 마련된 원칙합의의 이행에 관한 협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당시 합의에서 핵을 포기하기로 선언했으며 나머지 당사국들은 대신 경제지원과 체제안전을 보장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