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 실시에 대해 미국 등 국제사회가   강력한 제재조처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11일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는 내용의 경고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특히 자신들의 핵실험은 미국의 압살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거듭 주장하면서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밝혔습니다. 좀더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북한 외무성은 11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추가 핵실험 실시 여부는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핵실험을 공식 발표한 지난 3일의 외무성 성명에서도 `미국의 반공화국 고립 압살 책동이 극한점을 넘어 최악의 상황을 몰아오고 있는 정세 하에서 더 이상 사태발전을 수수방관할 수 없다’고 핵실험 실시 이유를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은 11일 성명에서는 한국과 미국 등 국제사회가 우려하고 있는 추가 핵실험에 대해 분명히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성명은 “미국이 우리를 계속 못살게 굴면서 압력을 가중시킨다면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연이어 물리적인 대응조치를 취해나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성명에서 거론한 `연이은 물리적 대응조치’는 미국과 일본 및 유엔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제재에 맞서 추가 핵실험을 실시하거나 미사일을 발사할 것임을 내비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의 이같은 성명 내용은 정권의 2인자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발언에서도 거듭 확인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평양에서 일본 <교도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핵실험을 계속할 것인지에 대해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의 동향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국가원수에 해당하는 서열 2위의 최고 간부가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 외무성의 성명은 자신들이 추가적인 물리적 조치를 강구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성명은 “핵무기전파방지조약(NPT)에서 이미 탈퇴했고 아무런 국제법적 구속도 받지 않는 우리가 핵시험을 진행했다는 것을 발표하자마자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조종해 압력적인 결의를 조작해냄으로써 우리에게 집단적 제재를 가하려는 심상치 않은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현재 유엔에서 군사제재를 규정한 유엔헌장 7장을 포함하는 강력한 대북한 제재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콘도리사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 지도부에 대해 `지금까지 직면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제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유엔의 제재는 북한의 최대 맹방으로 그동안 제재에 반대해온 중국도 지지하는 상황이어서 대북한 결의안은 이번 주 중  채택될 가능성이 큽니다.

중국의 유엔주재 왕광야 대사는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해 단호한 처벌조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입장표명은 왕 대사가 비록 유엔의 제재가 `적절한 것이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긴 했어도 매우 이례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은 추가 핵실험 위협과 제재 경고 등으로 긴장상황이 고조되고 있는 와중에도 서로 협상의 여지를 남겨놓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의 성명은 핵실험을 경고했던 지난 3일에 이어 이번에도 미국과의 대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성명은 “우리는 비록 미국 때문에 핵시험을 했지만 대화와 협상을 통한 조선반도의 비핵화 실현 의지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면서 “전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위대한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며 우리의 최종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미국이 달러화 위조지폐 제조 의혹을 이유로 북한에 가한 금융제재를 해제할 경우 6자회담에 복귀할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김 위원장은 6자회담 재개는 미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면서 `부쉬 정권은 6자회담에서 핵 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외무성 성명을 통해 대화와 대결에 다같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라이스 국무장관 등의 발언을 통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면서도 대북한 금융제재는 6자회담과는 별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요구하는 북-미 간 직접대화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유엔의 대북한 제재와는 별개로 북한 선박의 전면적인 입항금지와 미-일 간 수출입 활동 금지 등을 담은 독자적인 경제제재 조치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일본 정부는 11일 안전보장회의를 거친 뒤 13일 열리는 각료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제재조치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