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시간으로 9일 오전 핵실험을 실시한 것이 밝혀진 이후 미국 언론들은 이를 긴급뉴스로 보도하면서 부쉬 행정부와 주변국들의 움직임을 시시각각 자세히 전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윤국한 기자와 함께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한 미국 언론들의 보도와 분석 내용 등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언론의 보도 동향부터 전해주십시요.

답: 케이블 텔레비전 채널인 <CNN 방송>과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 주요 신문들을 포함한 미국 내 모든 언론매체들은 일제히 북한의 핵실험을 머리기사로 자세히 보도하고 있습니다. 언론들은 북한의 핵실험이 이뤄진 경위와 그동안의 경과, 동북아시아에 미칠 영향, 그리고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응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등에 대해 사실보도와 전문가들의 분석 등을 통해 전하고 있습니다.

문: 미국 언론들은 북한의 핵실험이 정확히 언제 이뤄진 것으로 보도하고 있습니까?

답: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한국 정부 관리들이 한국시간으로 9일 오전 10시36분에 강도 3.58의 폭발이 리히터 지진계로 관측됐음으로 미국측에 통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지진관측소는 이보다  1분 앞선 한국시간 10시35분 평양에서 동북쪽으로 380 킬로미터 떨어진 함경북도에서 강도 4.2의 폭발이 감지됐다고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북한은 핵실험을 불과 한 시간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중국 정부에 전화로 몇 분 뒤 실험을 할 것이라고 통보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에 즉각 비상경고를 전달했고 부쉬 대통령은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통해 이에 대해 보고받았습니다. 부쉬 대통령이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보고를 받은 시간은 한국시간으로 오전 11시가 조금 지나서였습니다.

문: 미국 언론들은 북한의 이번 핵실험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까?

답: 우선 뉴욕타임스는 북한이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5개 공식 핵보유국과 인도와 파키스탄 등 비공식 핵보유국의 뒤를 이어 핵실험을 한 8번째 나라가 되면서 동시에 가장 불안정하고 위험한 핵보유국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으로 사실상 전세계 9개 핵보유국의 하나가 됐는데 이스라엘은 핵실험을 하지 않았지만 핵을 보유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일은 지난 4년 간 지지부진하게 계속돼온 6자회담이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라고 밝혔습니다. 언론들은 이와 함께 북한의 핵 보유로 동북아시아의 안보지형을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부쉬 행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전하면서 일본과 남한 정부가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핵을 가지려 하는 등 이 지역에서 핵 군비경쟁이 촉발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핵실험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과 관련한 지금까지의 애매모호함을 끝내고 핵 보유만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낼 가장 확실한 방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점이라고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외교관들은 지난 수 년 간 북한이 체제에 대한 안전보장과 서방의 지원을 얻어낼 목적으로 핵 포기 가능성을 카드로 갖고 있었지만 이제 그 내용을 아예 바꿨다는 것입니다.

문: 북한측은 핵실험이 성공했다고 발표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는 것인지요?

답: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지하핵실험을 안전하게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면서 방사능 유출과 같은 위험이 전혀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국제사회의 이같은 발표를 토대로 북한에 대한 대처방안을 모색하게 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능력이 정확히 어떤 성격의 것인지 평가하기는 아직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이번에 실험한 것이 실제 핵무기인지 아직 알 수 없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재래식 폭발물을 터트리고 핵폭발로 위장할 가능성도 있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는 겁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북한의 핵실험을 실제로 확인하려면  북한상공을 정찰하는 미국의 `스니퍼 항공기’를 통해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이 항공기는 대기 중에 떠있는 핵 폭발 부산물을 수집해 실제로 실험이 이뤄졌는지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문: 북한이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결국 핵실험을 강행함에 따라 이제 핵심 관심사는 아무래도 미국 등 각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여부가 될 것 같습니다.

답: 그렇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당장 지난 6일 의장성명을 통해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말도록 촉구하면서 이를 거부할 경우 추가적인 행동에 나설 것임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안보리는 당장 오늘, 9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해 부쉬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오늘 아침 전화를 통한 대책회의에서 북한을 고립화시키는 방안을 협의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밝혔습니다. 미국 언론들의 보도를 종합해 보면 부쉬 행정부는 일차적으로 이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서 다뤄나가되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들에 대해 북한에 대한 석유 등 지원을 중단하도록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이 북한 주변 해역에 대해 즉각 해상 행동에 나서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부쉬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해상 행동은 전쟁행위에 해당하는 해상봉쇄는 아니라면서 하지만 북한으로 드나드는 모든 선박을 정지시키고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신문에 말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부쉬 행정부 관리들은 북한의 1백만을 넘는 재래식 군사력과 서울과 도쿄를 쉽게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등을 감안해 군사적 해결책을 배제해 왔다면서 이번에도 유엔에서 좀더 강한 경제제재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나고 밝혔습니다. 한편 토니 스노우 백악관 대변인은 유엔 안보리가 이 문제에 대응해 즉각적인 조처를 취하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문: 유엔 안보리는 오늘, 남한의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사실상 확정하기로 예정돼 있지 않았습니까. 이번 사태로 이같은 일정에 차질이 있지는 않을까요?

답: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실험 시기 선택은 반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선출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을 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반 장관의 사무총장 선출을 적극 지지해온 미국은 북한의 행동이 반 장관 선출에 영향을 끼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오늘 안보리에서 핵실험과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기 전에 먼저 반 장관 선출 건부터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습니다. 반 장관 선출은 사실상 기정사실이 됐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