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일 핵실험 실시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북한 당국의 이같은 발표는 지난해 2월 핵무기 보유를 공식 선언한  지 1년 9개월만에 나온 것입니다. 북한의 이번 발표로 다음  주  중국 베이징과 서울에서 열리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노무현 한국 대통령 간의 잇따른 정상회담에서는 이 문제에 온통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좀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한은 한국시간으로 3일 오후 6시 외무성 성명을 통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과학연구 부문에서는 앞으로 안전성이 철저히 담보된 핵시험을 하게 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날 발표는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등 북한 내 모든 매체를 통해 동시에 이뤄졌습니다.

북한은 이 성명에서 “미국의 반공화국 고립압살 책동이 극한점을 넘어 최악의 상황을 몰아오고 있는 제반 정세 하에서 우리는 더 이상 사태발전을 수수방관할 수 없게 됐다”면서 “외무성은 위임에 따라 자위적 전쟁억제력을 강화하는 새로운 조처를 취하는 것과 관련해 엄숙히 천명한다”고 말했습니다.

성명은 이어 “미국의 핵전쟁 위협과 제재압력 책동이 계단식으로 확대되는 데 따라 우리는 투명한 대응과정을 거쳐 합법적으로 현대적인 핵무기를 만들었다는 것을 공식 선포했다”면서 “핵무기 보유 선포는 핵시험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이날 성명에서 “…앞으로 핵시험을 하게 된다”고 했을 뿐 핵시험의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이날 발표가 나오자 외신들은 즉각 발표내용을 긴급뉴스로 타전했고, 일본은 아소 다로로 외상이 직접 단호한 대응을 경고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8월18일 미국 언론의 보도를 통해서였습니다.  미국의 <ABC 텔레비전>은 국무부와 군 고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역 외곽지역에서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포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는 이 지역에서 지하 시험장소와 외부의 관측장비를 연결하는 데 사용되는 다량의 케이블이 하역되는 등 의심스런 차량들의 움직임이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이같은 보도가 나온 지  한달 보름만에 이뤄진 핵시험 공식 발표에서 “미국의 극단적인 핵전쟁 위협과 제재압력 책동은 우리로 하여금 상응한 방어적 대응조처로서 핵 억제력 확보의 필수적인 공정상 요구인 핵시험을 진행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고 핵실험의 당위성을 주장했습니다.

이날 발표에서 주목되는 것은 북한이 앞으로의 핵실험에 대해 `안정성이 철저히 담보될 것’이라면서 “절대로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핵무기를 통한 위협과 핵 이전을 철저히 불허할 것”이라고 밝힌 점입니다. 이같은 발표는 핵확산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미국이 주장하는 북한의 선제 핵 공격 및 테러단체로의 핵 이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이와 관련해 “우리의 핵무기는 철두철미 미국의 침략위협에 맞서 우리 국가의 최고 이익과 우리 민족의 안전을 지키며, 조선반도에서 새 전쟁을 막고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믿음직한 전쟁억제력으로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점을 들어 북한의 핵실험 발표는 미국과의 직접대화용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 공식 발표는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6자회담 당사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응을 불러올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다음주 8일과 9일로 각각 예정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노무현 한국 대통령 간의 연쇄 정상회담에서는 이 문제가 핵심의제로 다뤄질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아소 타로 일본 외상은 이날 북한의 발표가 나오자 즉각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아소 외상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일본은 국제사회와 협력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서도 강력히 반발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 채택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등 북한의 핵 관련 움직임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현재 사실을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의 핵실험 문제는 지난달 14일 워싱턴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부쉬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도 논의된 바 있습니다. 두 정상은 당시 회담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구도가 바뀔 수 있는 우려할만한 사안이고 한국에도 그 어떤 일보다 충격적인 일이 될 것이라면서,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이 현실화 될 경우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의 대열에 진입하고, 일본 내에서는 핵무장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동북아의 안보정세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전망입니다. 특히 북한에 대한 유엔 차원에서의 추가제제가 이뤄지는 가운데 남북한 관계도 또다시 얼어붙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