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북한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졌는데요. 정상회담이 열린14일 이곳 워싱톤에 있는 민간정책연구기관인 브루킹스연구소에서는 ‘북한: 2007년과 그 이후’라는 주제의 학술 토론회가 개최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번 토론회에는 한반도와 동아시아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북한의 대내외 전략과 경제, 사회 그리고 외교 분야에서의 변화와 향후 전망에 대해 폭넓고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취재에 유미정 기자입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현 상황이 심각하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여기까지 온데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미 국무부 동북아 담당관(Northeast Asia Division Chief)을 역임했고 현재는 스탠포드대학의 객원 연구원으로 있는 로버트 칼린(Robert Carlin)씨는 북한과 직접 문제를 풀려는 미국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칼린씨는 북한은 1991년 소련 붕괴 후 10년 동안 북한의 대외 안보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오랫동안 염원해 왔던 경제 회복에 전력을 다하는 것을 목표로 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이러한 목표 하에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원하는 신호를 수 없이 보내 왔지만 미국은 2002년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는 등 북한과의 대화 통로를 차단해 왔다는 것이 칼린씨의 주장입니다.

칼린씨는 1995년에서 2000년 까지 북한과 미국 사이에는 20개의 다른 협상이 진행되고 있었고 이를 담당 처리할 인사들이 부족할 정도였으나 부쉬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이전 행정부에서 진행돼오던 모든 대화화 협상이 완전히 단절됐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변화 가능성도 논의됐습니다.

세계 정치위험도 분석 회사인 미국 유라시아 그룹 (Eurasia Group)의 브루스 클링너 (Bruce Klingner) 아시아담당 분석관은 북한 정권의 안전성에 대한 평가에서 김정일의 권력은 아직도 확고부동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압박이 높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정일 위원장이 이처럼 확고한 권력을 유지 할수 있는 이유는 이 정권이 사용하는 억압적인 전술과 상호 경쟁하고 감시하는 강력한 보안 세력들 때문이라고 클링너 분석관은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김정일과 미래 운명을 같이하는 북한의 지도 엘리트 층 역시 김정일 권력 체제를 유지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클링너 분석관은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의 권력이 확고 부동하다고 해도 북한 정권 자체가 불안정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분석관은 김 위원장을 경쟁자가 없는 선박의 선장에 비유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정권이 붕괴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경제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강화하고 있는 대북한 금융 제재에 대한 실질적인 효과 여부에 참석자들이 큰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세계은행의 자문으로 일하고 있는 임원혁씨는 사실 이들 제재 조치가 북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는 찾아 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임 원혁씨는 금융 분야와 실제 경제 분야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실제로 2006년도 북한의 상반기 무역 수치를 보면 한국과 중국과의 교역양이 작년 동기간 대비 증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임씨는 북한은 이러한 금융제재가 북한 경제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전면적인 경제제재로 이어지는 것을 가장 염려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의 대 중국관계에 대한 토론도 벌어졌습니다. 아시아재단의 스캇 슈나이더 정치분석가는 중국은 북한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이 있지만 이를 행사하는 것은 중국의 지역정책에 역행하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슈나이더 분석가는 중국이 동북아 지역 정책에 있어서 선택을 해야한다면 우선 순위는 지역 안정이지 비핵화는 아니다라고 지적하면서 중국이 사용해온 경제적 수단은 중국의 대북한 영향력을 강화하지만 이를 중단한다면 중국이 피하고자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