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관계는 1950년 한국전쟁 기간 중 그 기본틀이 형성됐으며 이후 수십년 간 북한 봉쇄라는 공통의 전략에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하지만 반세기가 넘는 세월이 지난 지금 두 나라 관계는 몇몇 핵심현안들을 둘러싼 견해차로 인해 긴장상태에 처해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좀더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한국은 북쪽에는 수도를 평양에 둔 러시아가 지지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그리고 남쪽에는 서울을 수도로 하는 미국 지지의 대한민국으로 나뉘었습니다. 1950년 북한이 남한을 침공하면서 3년에 걸친 한국전쟁이 시작됐습니다.

미국은 유엔군의 일원으로 남한을 도와 싸웠고 이후 오늘날까지 미군은 남한의 안보를 위해 주둔해 있습니다. 한국전쟁이 끝난 뒤 수십년 동안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위협에 맞서 단결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수년 간 북한 문제가 두 동맹 간 분열의 원인이 돼 왔다고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연구센터의 데렉 미첼씨는 지적합니다.

미첼씨는 한국은 북한을 실패한 국가로 보고 있지만 위험한 곳으로는 여기지 않으며, 도리어 북한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려 하고 있다면서 한국인에게 북한은 한반도의 문제로 여겨질뿐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북한은 미사일과 핵 개발로 위협을 가하고 있는 세계적인 문제라고 미첼씨는 지적합니다.

미첼씨는 한국과 미국은 둘 다 북한과의 대화를 언급하고 있지만 대화가 실패할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부쉬 미국 대통령은 북한을 이란 및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와 더불어 `악의 축’으로 지칭하면서 국제사회의 강한 제재를 옹호하고 있습니다.

부쉬 대통령은 제재를 통해 핵무기를 제조하려는 북한의 야심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소재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씨는 한국은 1997년 김대중씨의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과는 다른 길을 택했으며 현재의 노무현 대통령도 이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베넷씨는 김대중 대통령은 북한에 적대적인 접근방식을 취할 경우 전쟁 가능성만 높일 것으로 생각해 `햇볕정책’으로 불리는 남북화해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고 설명합니다. 김 대통령의 생각은 `북한의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전쟁을 피하고 궁극적으로 남북한 문제는 장기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이었다고 베넷씨는 말합니다.

워싱턴 소재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의 켄트 캘더씨는 북한과 건설적으로 대화하려는 한국의 바람은 단지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며, 화해는 한국인들의 의식 깊은 곳에 뿌리를 둔 것이라고 말합니다.

캘더씨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면서 한국인들은 38선 이북에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가족이 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등 남북한이 한민족이라면서, 이같은 민족주의와 민족 단일성에 대한 인식이 `햇볕정책’의 근간이 돼 왔다고 말합니다.

남북한의 경제적 격차는 엄청납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남한의 일인당 국내총생산이 연간 2만 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정했지만 북한은 2천 달러가 채 안되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북한은 식량난에 연료마저 부족해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남한이 북한과의 관계를 바꾸면서 미국도 남한과의 관계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바꾸었습니다. 부쉬 행정부는 3만7천여 주한미군 병력 중 수천여명을 철수하고 잔여병력의 일부는 휴전선 이남으로 재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워싱턴 소재 국방정보센터의 전문가인 스콧 모리시씨는 주한미군 병력 감축은 남한 내 사회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지적합니다. 모리시씨는 한국과 미국 간에 대북한 정책을 놓고 첨예한 견해차가 나타난 이래 한국 내 곳곳에서는 반미시위가 벌어졌다면서 한국인들이 미국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처럼 상당수 미국인들도 기꺼이 이를 수용하려 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모리시씨는 한국 내 일부 미군기지 이전은 이같은 요인이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최근 한-미 간에 생긴 또다른 변화는 전시 작전통제권을 둘러싸고 비롯된 것입니다. 두 나라는 한국전쟁 이래 미군 장성이 미군과 한국군에 대한 전반적인 지휘를 맡아 전쟁이 재발할 경우 한-미 연합군을 이끌도록 해 왔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제 이런 현실을 조정하기 바라고 있다고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씨는 말합니다.

베넷씨는 한국 정부는 주로 정치적 이유에서 매우 민족적인 길을 택했고 이에 따라 한국군은 한국군이 지휘하기를 원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미국은 그렇게 해서는 통합군으로서 잘 작동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해 반대했었다고 말합니다. 한국인들은 다수가 햇볕정책을 지지하지만 일부 반대도 없지 않습니다.

북한이 핵을 보유했다고 선언하고 또 최근에는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 계획은 심지어 노무현 대통령이 대북한 화해정책의 속도를 재검토하도록 만들기도 했습니다.

한국과 미국은 일부 정책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안정되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희망한다는 점에서 공통의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오는 14일 이곳 워싱턴에서 부쉬 대통령과 재임 중 여섯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갖게 됩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지역안정을 위해 중요한 경제 등 문제 외에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계획에 어떻게 하면 더 단합해 대처할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