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이 굶주림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제공한 쌀이 북한 군으로 전용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혹이 또다시 제기됐습니다. 한 탈북자가 북한으로 재 잠입해 촬영한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불거진 이 같은 의혹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이래 대북한 지원을 전면 중단한 남한 정부가 인도적 차원의 대북한 지원을 조심스럽게 재개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남한 정부는 사실 여부를 북한측에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남한이 지원한 쌀이 북한 군에 전용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혹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남한의 시사 주간지 주간 동아는 5일 발행된 기사에서 북한으로 다시 잠입한 한 탈북자가 촬영한 동영상을 입수해 살펴본 결과, 북한 군인들이 함경남도 단천역에 정거해 있는 화물차에서 ‘대한민국’이라는 국호가 찍혀 있는 쌀포대들을 군용 트럭으로 옮겨싣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주간 동아는 이는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해 남한이 지원한 쌀을 북한 군부가 다른데로 전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시간 분량의 이 동영상에는 화물차에 실려 있던 식량이 어느 곳으로 운반됐는지는 촬영되어 있지 않습니다 주간 동아는 문제의 동영상은 북한의 춘궁기가 한창이던 지난 5월 24일 에 촬영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5월 24일은 남한 통일부의 검증팀이 북한의 배급 상황을 확인하고 철수한 다음날이기 때문에, 북한 군부가 쌀을 빼돌렸거나 아니면 배급이 끝난뒤 다시 주민들로부터 수거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남한 통일부는 자체 웹싸이트에 게재한 성명에서, 북한의 운송 수단이 열악해 군차량을 이용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하며 적절한 계기에 북한에 사실 확인을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운송 수단이 열악해 군차량이 동원됐다 하더라도 이는 남북한간 합의사항을 위반하는 행동으로서 이번 쌀 전용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남한과 북한은 남한측이 제공한 쌀의 운반이나 분배는 북한 내각 산하 수매 양정성이 담당하기로 합의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군이 쌀의 운반이나 분배에 개입하는 것 자체가 남북한 합의사항의 위반 사항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옷차림만으로는 군인인지 보안요원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고, 북한의 수송 수단이 열악해 일반 주민들도 때로는 군 트럭을 이용하며 , 북한에 제공한 쌀은 묵은 쌀로, 북한에선 그다지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데 이른바 선군 정치를 하는 북한이 군인들에게 그런쌀을 배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번 군 전용 논란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남한 통일부측은 또 식량 배급 감시 요원 네명을 파견해 북한의 식량 분배 상황을 감시하고 있지만 북한에 상주하는 것이 아니어서 엄격한 검증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남한 정부는 지난 7월초 북한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이래 북한에 대한 쌀 제공을 전면 중단했으나 7월말 북한에 대규모 수해가 발생함에 따라 민간 단체 주도하에 북한에 쌀 10만톤을 보내기로 하고 첫 대북 지원 선적분을 지난 8월 30일 이미 출항시킨 상황입니다. 남한 정부는 이번 지원은 일회성 긴급 대북한 지원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남한이 제공한 쌀이 북한 주민들이 아닌 북한 군부로 전용되고 있다는 우려는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지만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퍼주기식 정책이라는 비난이 고조되고 있는 최근의 상황에서 이번 동영상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북한에 잠입해 이 장면을 촬영한 문제의 탈북자는 현재 제 3국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