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문제 등 한반도 현안 논의를 위한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주변국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는 6자회담이 장기간 교착상태에 있는 상황에서 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어 최근에는 북한의 핵 실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데 따른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이 10월 중순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기로 해 주목됩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일부 언론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이르면 다음 주 중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지난 주 미국의 이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보도한 이후 한국 등 주변 당사국들의 움직임이 긴박해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6자회담의 한국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24일 일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만나 회담 재개 문제와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습니다.

같은 날 중국 베이징에서는 한국의 송민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정책실장이 리자오싱 외교부장과 만나 북한의 미사일과 핵 및 동북아 정세 전반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송 실장은 10월 중순으로 예정된 노무현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 간 정상회담 일정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관측됩니다.

노 대통령과 후 주석의 한-중 정상회담은 다음 달 13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열리는 것입니다.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주변국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현 상황을 더이상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공감대와 위기감이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6자회담의 한국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본부장이 사사에 국장과 만난 뒤 "6자회담 재개 전망이 매우 어둡다"면서 "현 상황이 무한정 계속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밝힌 데서 엿볼 수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후 주석 간의 한-중 정상회담은 북 핵 해결의 핵심 당사국 정상 간에 1년 만에 이뤄지는 것입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24일 10월 중순에 열릴 예정인 후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과 경제협력 문제에 대해 긴밀한 협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부쉬 미국 대통령은 이번 주 후 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 정부가 좀더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반 장관은 중국에 대해 "경제적으로도 중요하고 한반도 평화안전과 핵 문제 해결에서 건설적 역할을 하는 동반자"라고 밝혔습니다. 반 장관은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다음 달 9월 13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한-미 동맹관계는 한국 정부의 대외관계에서 최우선 순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음, 또 차기 정부에서도 그 것은 계속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발언은 노무현 대통령과 부쉬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 등에 대처하기 위한 한-미 간 결속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임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에 앞선 사전조율을 위해 유명환 외교통상부 제1차관이나 다른 고위급 당국자를 곧 미국에 파견할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관심의 초점은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설입니다. 일부 한국 언론은 미국과 한국의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이르면 다음 주에 사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같은 보도는 아직 정부 당국에 의해 공식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실제로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이뤄질 경우 이는 6자회담 재개를 비롯한 북 핵 문제 해결의 중대한 계기가 될 수 있을 전망입니다. 김 위원장의 방중 자체가 회담 복귀의 명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국 청화대학 국제연구소의 얀수통 소장은 만일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다면 중국으로 부터 체제안전에 대한 보장을 얻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얀 소장은 김 위원장은 북한과 중국 간의 군사동맹이 지속될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싶어한다면서, 그렇지 않다고 판단하면 조만간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과 중국의 전통적인 동맹관계는 지난달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긴장상태에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게 제기돼 왔습니다.

한편 한국과 일본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 본부장과 사사에 국장은 24일 회담에서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두 나라 정부의 판단 등을 교환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 출석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장관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은 구체적인 정보로 확인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지난해 핵을 갖고 있다고 선언하는 등 논리적으로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장관은 지난 주에는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 중이라는 설과 관련해 아무런 증거도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