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이 북한의 핵실험 준비 가능성을 보도하면서 지난달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어 미국 내에서 북한 문제가 또다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오늘은 윤국한 기자가 함께 합니다.

문: 우선 보도내용 부터 소개해 주십시요.

답: 은 17일 익명의 미국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새로운 증거가 나타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방송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풍계역 외곽에서 케이블 뭉치가 하역되는 등 의심스런 트럭의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전했습니다. 케이블은 통상 지하 핵실험에서 핵실험장과 외부의 관측시설을 연결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은 이와 함께 국무부 고위 관리의 말이라면서 "미국 정보당국은 북한이 실제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문: 케이블 뭉치가 하역된 것이 포착됐다는 정도의 정보를 토대로 핵실험 가능성을 거론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통상적인 상황이라면 이런 추론은 논리의 비약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조금 다른 배경이 있습니다. 우선 움직임이 포착된 함경도 길주가 그동안 핵실험 장소로 의심을 받아온 지역이란 점입니다. 미국의 군사전문 웹사이트인 <글로벌 시큐리티>는 한국 정부가 1990년대 말부터 이 곳에서 지하터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길주는 또 지난해 나왔던 북한의 핵실험 임박설의 진원지이기도 합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지난해 5월 길주의 핵실험 장소로 의심되는 지점에서 몇 마일 떨어진 곳에 참관대가 건설되고 갱도를 메워 땅굴을 덮는 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하나 지적할 것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은 이미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일이란 점입니다. 북한은 지난 달에 발표한 외무성 성명을 통해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을 비난하면서 "모든 방법과 수단을 다해 자위적 전쟁 억제력을 백방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었습니다. 북한은 이 성명에서 또 `보다 강경한 물리적 행동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를 핵실험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케이블이 포착됐다는 어찌보면 단순한 위성정보가 큰 관심사가 된 것입니다.

문: 그러면 이 보도한 내용은 백악관 등 정부당국에 의해 확인이 됐습니까.

답: 백악관은 통상 정보 관련 사안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이번 보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ABC 외에 도 고위 행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케이블 뭉치와 트럭들의 활동 등 의심스런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보도한 것을 보면 뭔가 특이사항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미 행정부 소식통들은 의 보도가 확정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좀더 유보적이고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를 확인했다는 얘기를 들은 바 없다"면서 이번 보도 역시 추측일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일본 방위청의 관계자도 과의 회견에서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한 준비나 특이한 활동에 대한 정보나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문: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반응은 다소 엇갈리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핵실험과 관련한 북한의 능력은 어느 정도입니까. 실제로 핵실험을 할 수 있는 단계에 와 있는지요.

답: 사실 북한의 핵실험설은 지난해 뿐 아니라 2000년대 들어 거의 매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정보당국은 북한이 현재 핵무기 12개 정도를 만들기에 충분한 양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워싱턴 소재 과학국제안보연구소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지난 80년대 부터 핵무기 개발을 위한 고성능 폭발실험을 1백회 이상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고폭실험은 핵무기 개발에 필수적인 핵실험의 직전단계로 이뤄지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지난해 2월에는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핵 보유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그럼에도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 보유 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것은 북한이 아직 단 한 차례의 핵실험도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핵실험은 북한이 공식 핵보유국 대열에 들어서기 위한 필수과정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문: 북한이 만일 핵실험을 한다면 그 파장은 지난달의 미사일 시험발사보다 훨씬 크지 않겠습니까.

답: 물론입니다. 백악관은 일찌감치 북한의 핵실험은 `극도의 도발적 행위'가 될 것이라면서 "각국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동아시아 지역에서 핵 군비경쟁을 촉발하면서 일본과 한국이 독자적인 핵무기 개발에 나설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이 미국까지 도달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데다 핵물질을 불법으로 거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더욱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의 대응은 미사일 시험발사 때보다 훨씬 단호하고 강경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도 직접대화와 관련해 부쉬 행정부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핵실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사일 시험발사로 북한은 이미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이 심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북한이 의도하는 바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