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이 다음달 14일 워싱턴에서 부쉬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엽니다. 청와대는 16일 공식발표를 통해 노 대통령과 부쉬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공동대처 방안과 한-미 동맹관계 강화 문제 등 현안들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노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관한 좀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다음달 12일 부터 14일까지 워싱턴을 방문해 부쉬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습니다. 노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은 실무방문으로 이뤄지며 정상회담이 끝난 뒤 14일과 15일 이틀 간 서부 도시 샌프란시스코도 방문할 예정이라고 정 대변인은 말했습니다.

지난 2003년 취임한 이래 여섯 번째가 되는 노 대통령과 부쉬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북한 핵과 미사일,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 협상 등 각종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특별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청와대 당국은 노무현 대통령과 부쉬 대통령의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 간 동맹관계를 더욱 공고하게 발전시켜 나가는 방안과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한 공동대처 방안, 그리고 동북아시아 지역 정세 등에 대해 폭넓고 심도있는 협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최대 현안이 북 핵 문제와 관련해 관심사는 두 정상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합의할 수 있을지 여부입니다. 6자회담은 부쉬 행정부가 달러화 위조지폐 제조 의혹을 이유로 북한에 대해 금융제재를 가하면서 지난해 11월 이래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현재 미국 정부에 대해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북-미 간 별도의 양자대화에 나서줄 것을 설득하고 있지만 부쉬 행정부는 양자대화는 6자회담의 틀 안에서만 이뤄질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노 대통령이 부쉬 대통령을 설득해 북한과 좀더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도록 할 수 있을지가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관심사입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핵 문제와 관련해 북-미 간 대화가 이뤄지고 이를 통해 6자회담이 재개될 경우 북한의 미사일 추가 시험발사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한-미 간 동맹관계 재정립 문제도 첨예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두 나라는 그동안 북한 핵 문제에 대한 대처와 대북한 지원, 주한미군 기지이전 등 여러 현안에서 미묘한 견해차를 보이면서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한-미 두 나라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동맹관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야당인 한나라당과 보수층 등 한국 사회 일각에서는 한-미 동맹관계가 와해되고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제기해 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 문제가 불거져 나오면서 한국 내에서는 이를 둘러싸고 보수와 진보 간에 극단적인 이념대립의 양상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노 대통령과 부쉬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관계가 매우 공고하다는 점과, 한-미 관계를 북한 문제를 뛰어넘어 더욱 포괄적이고 역동적이며 호혜적인 관계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성에 대한 두 정상의 의지를 재확인함으로써 양국 관계를 더욱 심화, 발전시켜 나가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워싱턴과 샌프란시스코에 머무는 동안 미국 내 다양한 한반도 전문가들과 만나 북한 핵과 미사일 및 한-미 동맹관계 강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들을 예정입니다. 노 대통령은 또 한-미 간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적극적인 보잉사 등 미국 대기업 관계자들과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올해 안에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될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습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워싱턴 실무방문에 앞서 다음달 3일부터 9일까지 그리스와 루마니아, 핀랜드 등을 차례로 국빈방문할 예정입니다. 노 대통령은 이어 10일부터 이틀 간 핀랜드의 헬싱키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 (아셈)에 참석한다고 청와대는 밝혔습니다.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이번 아셈 정상회의 참가를 통해 `북 핵 및 미사일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남북한 관계의 진전에 대한 아셈 회원국 정상들의 지지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