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하이드 미국국회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은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대표단과 함께 한국 인천의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 동상을 방문해 헌화했습니다. 하이드 위원장을 비롯한 미국 하원의원들은 9일 부터 사흘 일정의 한국 방문기간 중 노무현 대통령을 면담하는 한편 한국과 미국 간의 전시작전통제권 문제 등 현안에 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 하원의 16선 의원인 헨리 하이드 국제관계위원장은 현지시간으로 11일 오전 인천 자유공원에 있는 맥아더 장군 동상을 방문해 "인천상륙작전의 승리로 맥아더와 그가 지휘했던 군대는 한국민을 악에서 구했다"면서 "한국민이 맥아더 장군의 동상이 무엇을 상징하는지를 기억하기를 부탁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이드 위원장의 맥아더 장군 동상 방문은 지난 몇 년 간 한국 내 일부 좌파성향 인사들 사이에서 그의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빚은 데 따른 것입니다. 이들은 맥아더 장군을 `전쟁광' `식민지 총독과 같은 태도를 보인 점령군사령관' 등으로 묘사하면서 동상 철거를 주장했습니다. 하이드 위원장은 미국 국회 하원의 마지막 남은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로, 맥아더 장군 휘하에서 태평양전쟁에 참전했었습니다.

하이드 위원장은 이날 다른 하원의원 5명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 피터 로우 주한 호주대사, 두에인 시슨 주한 미해병대사령관 등과 함께 헌화한 뒤 "맥아더 장군의 동상은 단지 위대했던 한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충성심을 나타내는 상징"이라면서 "전쟁 때나 평화시에나 미국민은 한국인들과 함께 했음을 기억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하이드 위원장은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 논란이 일던 지난해 9월 노무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철거하려면 아예 미국으로 가져가겠다"는 내용이 항의서한을 보낸 바 있습니다. 그는 "인천에 맥아더 장군의 동상이 세워진 것은 한국전쟁 당시 장군의 공로가 너무나 크고 기억에 남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이드 위원장은 이에 앞서 1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시 작전통제권과 동맹관계 등 한-미 간 현안에 대해 직설적인 표현으로 분명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한국군의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에 대해 "한국군은 훈련이나 군사장비 면에서 상당한 궤도에 올랐고 또 그럴만큼 충분한 시간이 흘렀다"면서 "미군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작전통제권을 한국에 이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작통권 이양은 이제 가까이 다가온 사안이고 곧 합리적인 시간 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이드 위원장은 그러나 작전통제권 환수가 주한미군의 철수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물론 주둔국 사정과 상관없이 떠나겠다는 건 아니지만 내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인들은 가능한 한 최단 시일 안에 우리군이 집으로 돌아오길 원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이드 위원장은 한미 간 동맹관계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이드 위원장은 두 나라 간 동맹에 가장 큰 위협요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지나친 반미감정'을 지적하면서 "클라크 기지와 수빅만으로 부터의 미군 철수로까지 번졌던 필리핀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민족주의적 열망이 수그러들었던 것처럼 한국인들도 그렇게 견해를 바꾸기 바라고 또 그러리라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하이드 위원장은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반미주의에 편승했다는 의견이 있다는 물음에 "일부 정치인들은 곤란한 지경에 빠지기 전까지는 반미주의를 통해 이득을 본다"면서 "곤란한 처지가 되고 나서야 미국에 와서 다시 돈과 군사적 지원을 요청하는데, 언젠가 미국 국민이 이런 일에 부정적으로 반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이드 위원장은 한국 정부가 수해로 큰 피해를 입은 북한에 쌀을 지원하기로 발표한 데 대해서는 "대북한 제재로 고통을 받는 동포들을 돕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았던 또하나의 당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대북한 제재와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와는 다르게 채찍보다는 당근이 더 효과적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하이드 위원장은 이종석 통일부장관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해 `미국이 실패한 점이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누가 그런 말을 하는지 정말 궁금하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을 비난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이드 위원장은 또 "그렇게 말하는 사람과는 더 토론할 것도 없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미 하원 공화당의 대표적인 보수파 원로인 하이드 위원장은 사흘 간의 한국방문 중 정부의 대북한 지원 재개 방침과 대미 동맹관계 인식 등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감추지 않은 것으로 평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