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 규명위원회는 지난 1987년 대한항공,  KAL 858기 폭파 사건은 북한 공작원들에 의해 자행됐다고 결론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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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위원회는 1일 20여년전 115명의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KAL 여객기 폭파 사건은 북한이 독자적으로 자행한 것이었다고 결론 지었습니다. 수많은 희생자를 낸 당시 대한항공 폭파 사건은 그동안 실체적 진실과 조작 여부 등을 둘러싸고 의혹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이 여객기는 지난 1982년 11월 29일 버마 근해에서 공중 폭파됐습니다. 그 후 이 사건은 북한이 저지른 소행이라는 비난이 곧바로 나왔으며 1988년에 발표된 1차 조사 결과에서는 북한 공작원 2명이 이 여객기에 시한 폭탄을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유족들은 지난 19년 동안 사건 재수사와 수사 자료 공개등을 요구하며 수많은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북한을 비난함으로써 다가올 대통령 선거에서 우파 정부에 대한 정치적인 지지를 규합할 목적으로 당시 전두환 독재 정권과 안기부의 기획, 공작에 의해 이 사건이 꾸며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었습니다.

한국의 주요 정보 기관인 국정원에는 지난해 이 같은 주장을 조사하기 위한 진실규명위원회가 설립됐습니다.

진실규명위원회는 KA기 추락 원인에 대해 북한 공작원 김승일, 김현희가 자행한 폭탄 테러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는 것은 무리가 없는 판단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 폭파범 가운데 김승일은 여객기 폭파 직후 자살했고 김현희는 사건이 발생한 뒤 검거됐습니다.

김현희는 그후 KAL여객기 폭파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습니다. 당시 김현희는 북한 지도자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KAL 여객기를 폭파하도록 훈련을 받았다고 자백했습니다.

김현희는 그 같은 자백 이후 사형 선고를 받았으나 특별 사면으로 풀려나 현재 한국에 계속 살고 있습니다. 그간 김현희에 대해서는 북한 출신이 아닌 안기부 공작원이라는 등 각종 의혹과 설이 난무했었습니다.  김현희는 진실규명위원회의 면담을 계속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일 발표된 이번 중간 조사 결과는 원래의 조사 결과를 대부분 지지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위원회는  당시 전두환 정부나 안기부가 이 사건에 개입됐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지만 당시 전두환 대통령 정권이 집권당의 노태우 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키기 위해 정략적으로 이용했음을 확인했습니다. 

진실위원회는 당시 안기부가 국민들의 대북 경각심과 안보 의식을 고취함으로써 정권에 유리한 대선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계획 문건을 작성함과 동시에 투표 전날인 12월 15일까지 김현희를 국내로 송환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그해 폭파범 인수 시점에 맞춰 전국적인 집회를 개최하고 언론 매체를 총동원해 홍보하기 위해 ‘KAL기 폭파사건 관련 북괴 만행 규탄 궐기대회 개최 계획’ 문건도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과거사 진실 규명위원회는 특히 지난 4월과 5월 현지 조사를 통해 버마 해저에서 KAL 858기 동체로 추정되는 인공조형물을 발견했다면서 이날 여러 점의 바닷속 사진을 공개하고 오는 10월에는 추가 잠수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한국의 여야는 당시 정권이 대선을 앞두고 여객기 폭파 사건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려 했다는 발표에 대해 상반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열린 우리당과 민주당, 민주 노동당은 과거 정권의 과오를 부각하면서 재발 방지에 중점을 둔 반면 야당인 한나라당은 진실위원회가 증거도 없이 의혹 부풀리기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 위원회의 해체를 촉구했습니다. 한나라당은 이번 수사가 정치적인 동기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시 KAL 858기는 이라크 바그다드를 출발해 아랍에미리트 연방공화국 수도 아부다비에 기착한 뒤 다시 방콕으로 가기 위해 비행하던 중이었습니다.  당시 안기부는 1차 수사 결과 이 여객기는 하치야 신이치와 하치야 마유미라는 이름으로 위장한 북한 대남 공작원 김승일과 김현희가 북한 김정일 지도자의 친필 지령을 받고 폭파한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사건 진상이 공식 발표되자 미국은 즉각 북한을 테러 국가로 규정하고 각종 제재 조치를 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