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종주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세계 컴퓨터 산업분야의 강국으로 군림해온 미국에서 최근 컴퓨터 과학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의 특히 프로그래밍 수준이 제3세계와 개발도상국 대학생들과의 경쟁에서 점점 뒤처지고 있어 미국의 컴퓨터 업계와 학계가 다같이 우려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오늘은 미국 대학생들의 컴퓨터 프로그래밍 수준이 뒤처지고 있는 상황과 그 원인이 되는 문제점 등을 문철호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 미국 대학생들의 컴퓨터 프로그래밍 수준이 외국 대학생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데 어떤 경쟁에서 어느 정도로 그렇게 나타난 겁니까 ?

문 : 컴퓨터 분야의 국제기관인 ‘컴퓨터 기기협의회’ 약칭, ACM이 주최하는 전세계 컴퓨터 프로그래밍 컨테스트가 해마다 열리고 있는데요 미국의 대학생팀이 1977년부터 1989년까지는 매년 이 컨테스트에서 우승을 석권해 왔습니다. 그런데 1990년부터는 아시아와 동유럽 대학생팀이 우승을 차지하기 시작한 반면 미국팀은 금년의 경우 상위 12위권에 단 한 개 팀에 그치는 등 경쟁력에서 자꾸만 뒤처지고 있습니다. 지난 해 컨테스트에서는 미국팀이 상위권에 하나도 들지 못했습니다.

-  미국 대학생들의 프로그래밍 수준이 다른 나라 학생들 보다 하락하고 있다는 얘긴데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 겁니까?

문 : 첫 번째 근본적인 문제는 미국 대학에서 컴퓨터 과학기술 및 다른 과학분야를 전공 하는 학생수가 줄어드는 것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펜실바니아주 소재, 해리스버그 과학기술대학, 멜 쉬아벨리 학장의 말을 들어봅니다. 한 마디로 미국 대학에서 컴퓨터 전공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 배출이 인도와 중국 같은 다른 나라들의 대학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치는 실정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미국에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 가운데 과학이나 공학 또는 공학분야의 응용수학 등의 과목을 전공하려는 학생이 전체 학생 가운데 3분의 1도 안되는데 비해 중국의 경우 이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비율이 거의 70퍼센트에 달하는 실정이기 때문에 미국 대학생들의 컴퓨터 수준이 상대적으로 뒤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  요즘, 미국 신문들을 보면 미국 중,고등 학생들의 수학과 과학 수업능력 수준이 국제적으로 뒤떨어진다는 보도가 종종 나오고 있는데, 대학에서는 물론 그보다 그 이전의 더 근본적인 교육상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문 : 바로 앞에서 문제점을 지적한 쉬아벨리 해리스버그 대학 학장은 미국의 고등학교까지 각급학교의 과학교육이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또 하나의 근본적인 문제는 조기교육에서 시작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우선, 유치원부터 중등학교에서 수학 과목과 수학교사 훈련이 소홀한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초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려면 교사자격증만 있으면 될뿐 수학을 전공하지 않아도 되는 실정인데다가 컴퓨터 과학의 기본바탕인 수학, 특히 대수학 과목을 초등학교에서 너무 뒤늦게 가르치는 것도 문제점이라고 쉬아벨리 학장은 지적합니다. 그리고 또한 미국 고등학교의 수학, 과학 과목의 수준이 아시아와 유럽의 일부 고등학교들에 비해 훨씬 낮은 것도 아울러 지적되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미국 대학생들의 컴퓨터 프로그래밍 수준이 뒤떨어지는 것이 학생들만의 탓이 아니라 교육상의 문제가 원인이라는 말이군요.

문 : 네, 바로 그렇습니다. 고등학교까지의 수학, 과학교육이 빈약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대학에서 컴퓨터 전공을 택했다가도 기초적인 수학과 과학의 바탕이 허약한 탓에 전공과목을 바꾸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대학들은 컴퓨터학과의 학생들을 유지하기 위해 과목수준을 쉽고 낮게 만들어 가르치기 때문에 학생들의 컴퓨터 능력 수준이 뒤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로드아일랜드주, 브리스톨 소재 로저 윌리엄 대학에서 컴퓨터과학을 가르치는 더글라스 화이트 교수는 오늘 날 미국 대학에서 가르치는 컴퓨터 과목과 정보시스템 과목의 난이도를 보면 25년전의 수준은 볼수도 없는 상태라고 지적합니다. 이처럼 컴퓨터 관련 기본교육의 문제점이 지적되는 가운데 수학과 과학을 조기에 시작해서 고등학교때 집중으로 가르치지 않으면 국제 경쟁에서 미국이 앞서갈 수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