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내 무장세력인 헤즈볼라의 이스라엘군 병사 납치로 촉발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무력을 동원한 분쟁상태가 18일로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먼저 미국 언론들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소개해 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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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신문과 방송 등 언론매체들은 지난 12일 시작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분쟁사태를 매일 1면 머리기사, 혹은 매시간 톱뉴스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중동지역은 석유자원의 중심지로 이 지역의 분쟁이 미국 뿐 아니라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에 미국 언론들의 보도 열기는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언론들에는 현지상황에 대한 자세한 보도 외에 중동 문제 관련 칼럼과 전문가 인터뷰, 사설 및 논평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고, 이스라엘 대사와 시리아 대사 등 관련국 정부 관계자들의 여론 설득활동도 언론을 통해 매일 접할 수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이달 초 미사일 시험발사 직후 한때 집중적으로 보도됐던 북한 문제는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있습니다.

문: 미국이 중동 문제와 관련해 이스라엘을 지지해 온 것은 잘 알려진 일이 아닙니까. 이번 사태를 보는 언론의 시각은 어떻습니까.

== 18일자 뉴욕타임스는 1면에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어린 자녀를 잃은 레바논 남자 2명이 오열하는 모습과, 공습 사이렌에 두려워 떠는 이스라엘 하이파의 민간인들 모습을 담은 사진을 각각 싣고 있습니다. 언론들은 스트레이트 기사에서 주로 이번 사태로 인한 이스라엘과 레바논 양쪽의 민간인 피해를 두루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태의 원인 분석과 해결책은 분명합니다. 가령 워싱턴포스트는 18일자 사설에서 "레바논과 가자, 이스라엘에서의 현 상태는 이스라엘의 아랍영토 점령이나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인 수감 때문에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이란과 시리아, 그리고 이들의 하마스와 헤즈볼라 내 동조자들이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에의 민주적인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을 창막으려는 뻔뻔스런 행동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뉴욕타임스도 같은 날 사설에서 사태를 해결하려면 헤즈볼라가 민병대를 무장해제하고 레바논 남부지역에서 마치 국가처럼 활동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주요 언론들의 이같은 사설은 부쉬 행정부의 입장과 다르지 않은 것입니다. 부쉬 행정부 관계자들은 헤즈볼라가 납치한  이스라엘 병사를 석방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공격을 중단하는 것을 사태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문: 미국은 공화당 뿐 아니라 민주당도 이스라엘의 입장을 강력히 옹호하는 것으로 압니다. 2008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힐라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이번 사태에 대해 강한 입장을 밝혔다고 하던데요.

== 힐라리 의원은 17일 뉴욕에서 열린 이스라엘 지지 집회에서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헤즈볼라, 이란, 시리아 등에 맞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취하는 어떤 조처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힐라리 의원은 특히 "만일 극단적인 테러분자들이 멕시코나 캐나다 국경에서 미국을 향해 로켓 공격을 가한다고 할 때 이를 지켜보고 있어야 하는가, 아니면 자위권을 행사해야 하는가'고 반문하면서 이스라엘의 이번 조처를 정당화했습니다.

또 힐라리 의원과 같이 집회에 참석한 민주당의 뉴욕 출신 앤소니 와이너 하원의원은 "부쉬 대통령은 여러 면에서 잘못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을 강력히 지지하는 것 하나만큼은 분명히 잘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행정부와 의회만이 아니라 일반 여론도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가 확고부동합니다. 이는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분명히 드러납니다. 워싱턴포스트의 중동문제 전문가인 칼럼니스트 그렌 프랭클씨는 일요일인 16일자 기고문에서 미국인들이 중동사태를 보는 시각은 "이스라엘은 좋은 사람들, 아랍인들은 테러리스트들'이라는 식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갤럽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여론은 68%인 반면 싫어한다는 답변은 23%에 불과합니다.

문: 미국 내 이처럼 압도적인 이스라엘 지지는 유대인 단체들의 치밀한 로비활동의 결과라는 분석이 있지 않습니까.

== 그렇습니다. 미국 내에는 이스라엘홍보위원회 (AIPAC), 유대인위원회, 유대인 회의 등 다양한 유대인 단체들이 이스라엘의 국익을 위해 행정부와 의회 등을 상대로 활발한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이같은 로비활동 외에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을 소유하고 있고 막강한 재력으로 월가 등 재계를 좌지우지하기도 합니다.

앞서의 워싱턴포스트 칼럼에 따르면 대표적인 유대인 로비단체인 이스라엘홍보위원회의 경우 로비스트와 연구원만 2백명에 이르고 연간 예산은 4천7백만달러 (약 450억원)에 미국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는 회원도 10만명이나 됩니다. 지난 3월에 열린 이 단체의 연례총회에는 행정부 고위 인사들과 상원의원 1백명 중 절반이 넘는 50여명과 하원의원 1백여명이 참석했고, 딕 체니 부통령과 존 볼튼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이 단체는 이스라엘 관련 법안이 상정되면 의원들을 상대로 한 설득작업에 나서 언제나 압도적 표차로 우호적인 결과를 끌어냅니다. 이밖에 정책결정자들과 언론에의 서한과 이메일 발송, 정치인들에 대한 기부금 등은 유대인 로비단체들의 기본활동에 속합니다. 이같은 이스라엘의 대미 로비에 대해 정치학자인 스티븐 월트 하바드대 교수와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는 지난 3월 발표한 논문에서 부쉬 행정부의 이스라엘 지지가 아랍과 이슬람 사회를 분노하게 만들고 미국의 안보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