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남북 공동 선언 6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제 14차 남북 이산 가족 특별 상봉 행사가 북한 금강산에서 12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30일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행사는 특히 피랍 일본인 여성과 결혼했던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김영남씨가 남한에 거주하는 팔순 노모와 만나는 자리가 마련돼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28년만에 노모를 만난 김영남씨는 이날 작별 상봉행사를 끝으로 또 다시 어머니와 기약없는 이별을 하면서 그러나 오는 8월에 열리는 아리랑 공연에 가족을 초청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김영남씨와 어머니 최계월씨, 그리고 누나 김영자씨는 이날 오전 9시부터 금강산 호텔 2층에 마련된 장소에서 한시간여 동안 마지막 인사를 나눴습니다. 최계월씨는 이 자리에 아들이 선물한 미국산 휠체어를 타고 나왔고 김영남씨는 전날 팔순 잔치 장면을 찍은 사진첩을 선물했습니다. 김영남씨는 전날인 29일 28년만에 만난 어머니 최계월씨를 위해 팔순 잔치를 마련했었습니다.

작별 상봉이 끝나자 김영남씨는 어머니 최계월씨가 탄 휠체어를 밀고 상봉장을 나섰고 호텔 현관앞 버스에 어머니를 안아 버스에 태우자 노모 최계월씨는 끝내 오열하고 말았습니다. 김씨는 애써 눈물을 참았지만 누나 김영자씨, 그리고 김영남씨와 피랍 일본인 여성 요코다 메구미씨와의 사이에서 난 은경양, 재혼한 아내와 아들도 모두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어머니 최계월씨를 태운 버스가 출발한후 김영남씨는 남측 기자단에게 오는 8월 15일을 전후해 북한에서 열리는 민족 대축전인 아리랑 공연에 어머니와 남측 가족들을 초청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남한 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남북의 가족들이 만나는 것은 인도적인 차원으로,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본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한편 아들과 28년만에 감격의 상봉을 한 어머니 최계월씨는 남한에 도착해 내외신 기자들에게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며 아들을 만나도록 협조해준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 자리에서 누나 김영자씨는 김씨의 돌발 입북주장에 대해 100퍼센트는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면서 동생의 말을 믿어주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김영남씨가 자신의 납북설과 관련해 자진 월북도, 납북도 아닌 돌발적 입북이라는 주장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의 철저한 각본에 의한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엄격한 통제 사회인 북한에서는 어떠한 반체제 발언이나 견해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때문에 김영남씨가 다른 식의 발언을 한다면 김씨와 김씨의 가족들이 극심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은 분명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남한의 한 전문가는 이와 관련해 선유도 인근의 지형과 해수의 흐름으로 볼 때 쪽배로는 도저히 먼바다까지 나갈 수 없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선유도 주민들도 대체로 이와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국의 연합 뉴스는 보도했지만 이에 대해 김씨가 황해 난류를 타고 북쪽으로 흘러갔을 수도 있다는 또다른 해상 전문가의 견해도 함께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편 남한 정부는 김씨의 입북 경위 주장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당국자들역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영남씨가 기자회견에서 자진월북이 아니라 해상에서 표류중 북한 선박의 구조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이제껏 납북자라는 용어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자진 월북자들이라고 주장해온 북한당국으로 볼 때 과거보다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김씨의 전처, 피랍 일본인 여성 요코다 메구미씨의 아버지, 요코다 시게루씨는 김씨의 돌발 입북 주장과, 메구미씨가 1994년병원에서 자살했다는 주장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니혼 게이자이 신문이나 아사히 등 일본의 주요 신문들은 김영남씨의 기자회견에 대해 김씨가 북한의 대변인 역할을 했다며 한국과 일본간의 분열을 조장하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영남씨 사례는 지난 4월 , 김영남씨와 메구미씨가 결혼해 자녀를 둔 것으로 밝혀지면서 처음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