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쉬 행정부는 북한의 대포동 2호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보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습니다.

미 중앙정보국은 북한이 이번에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있는 대포동 2호 미사일이 핵무기를 탑재한 상태에서 알래스카와 하와이 뿐 아니라 미 서부해안에까지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일본 상공에  미사일을 쏘아올렸던 8년 전에 비해 훨씬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 고위 당국자들은 물론 부쉬 대통령까지 직접 북한 저지에 나섰습니다. 부쉬 대통령은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북한이 만일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면서 동북아 지역 내 우방국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특히 북한과 직접 대화하지 않는다는 방침에도 불구하고 유엔의 북한대표부와 접촉했습니다. 부쉬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오해가 없도록 분명히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은 지금 북한의 발사 관련 움직임에 대해 일부 미국 언론은 익명의 행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북한이 미사일에 연료 주입을 마쳤다면서 발사가 임박한 것 같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미사일 연료는 한번 주입하면 다시 빼내는 것이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어서 연료 주입은 통상 미사일 발사 준비의 마지막 단계라는 분석에 따른 것입니다. 하지만 연료 주입과 관련해 다른 견해도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20일자에서 3명의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북한이 연료주입을 마쳤다는 보도는 불완전한 정보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미국의 위성이 액체연료통들이 미사일 부근에 놓여 있는 것을 관측했지만 이 것이 연료주입이 있었음을 확인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당국자들이 "확실한 것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의 이같은 보도는 하루 전만 해도 연료주입 완료를 근거로 미사일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듯 했던 분위기와는 다소 다른 것입니다.

미국 내에서는 북한이 결국은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는데, 우선 대표적인 보수성향 신문인 월스트리트저널이 북한의 이번 움직임은 실제로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미국과의 협상용 카드일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견해를 보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5월에도 북한의 핵 실험설이 집중 제기됐지만 과장된 추측보도로 드러나면서 부쉬 행정부가 6월 들어 북한과의 뉴욕채널을 가동하고 7월에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났던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사일을 실제로 발사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망이 다소 엇갈리지만 이번 일이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란 점에는 대체로 일치하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20일자에서 북한은 미국의 위성을 겨냥해 뭔가를 하는 듯 하는 것으로 세계의 관심을 끈 선례가 오래 된 나라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이는 "매우 심각한 도발행위'라면서 다른 나라들과 대응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또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대응방안에 대한 협의가 극도로 진지하게 다뤄질 것이란 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존 볼튼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은 매우 심각한 사안인 만큼 앞으로 어떤 조처를 취할지에 대해 안보리 회원국들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를 통한 결의안 채택과 경제제재 조처를 모색하면서 동시에 한국과 중국에 대해서도 대북 제재에 동참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소속으로 상원 대표인 빌 프리스트 의원은 20일 <CBS 방송>과의 회견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국이 군사행동을 취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주목됩니다. 프리스트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이번 사안을 보는 미국 내 보수강경파들의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일을 놓고 한-미 간에 또 한 차례 북한을 둘러싼 견해차가 드러나고 있다는 견해도 있는 것 같습니다. 부쉬 행정부는 북한이 이번에 발사하는 물체가 탄도미사일이든 인공위성이든 관계없이 시험발사를 도발행위로 간주하고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인 반면 한국 정부는 두 가지를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또 설사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더라도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등 남북한 협력사업은 계속할 것이란 입장을 일찌감치 밝혔지만 미국은 다른 생각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뉴스위크는 26일자 최신호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해 미국은 강력한 경고를 발했지만 한국은 국민 대부분이 발사 관련 움직임은 철저히 외면한 채 월드컵에 몰두하고 6.15 선언 기념행사를 벌이는 가운데 일부 과격파 대학생들은 반미투쟁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의 햇볕정책은 북한이 아니라 남한을 바꿔놓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사설에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 움직임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힌 데 대해 `북쪽의 독재체제보다는 워싱턴을 더 큰 위협으로 간주하는 듯한 정부의 각료로서는 매우 강한 표현'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볼 때 북한이 우려대로 미사일을 시험발사한다면 한-미 간 견해차는 더욱 깊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