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men with Children

오늘은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에 있는 프로그램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Women with children 이란 저희 학교에 있는 프로그램으로, 아이를 가진 싱글맘이 대학을 다닐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결혼하기 전에 아이를 가지게 된 싱글맘 발생률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그 여성들에게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의도로 시작된 프로그램입니다.

여대생이라고는 모두 미혼밖에 없는, 결혼한 학생조차 볼 수 없었던 한국의 여대에 다녔던 제게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지난 가을 처음 학교에 왔을 때 학교식당에 온통 아이들이 뛰어다녀서 어리둥절했었는데, 아이를 데리고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엄마들이 있어서였죠.

이 엄마 학생들은 아이아빠와 생활할 수 있도록 특별히 디자인된 기숙사에서 지내며, 학교 내에 탁아소, 유치원이 운영됩니다. 수업에 출석하는 동안 탁아소에 아기를 맡길 수 있고, 학교근로도 할 수 있습니다.

일반 학생들은 탁아소에서 아이를 돌보는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학교는 아이를 데리고 있어 학업을 계속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일반 학생은 아이를 돌봐주면서 용돈을 벌고, 엄마학생들은 공부를 할 수 있는 거죠. 여자대학의 특성에 정말로 맞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혼을 했다가 이혼을 했건, 소위 ‘실수’를 해서 아이 엄마가 됐건, 싱글맘은 여러 어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한참 고등학교나 대학에서 교육을 받을 나이에 엄마가 되어서 학업에 지장을 받습니다. 동시에 아이와 자신을 부양할 경제적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일도 하고 공부도 하고 아이도 키우기란 쉽지 않겠지요. 아니 거의 불가능 하다고 봅니다. 한국의 싱글맘이라면 여기에 사회적 질시까지 더해지겠지만, 미국에서는 다행히(?) 그 부분은 싱글맘들을 한국만큼 괴롭히지는 않는 것 같네요.

두 세 살에서 열 한 두 살의 아이들을 가진 이 엄마들. 제 또래나 저 보다 어린 친구들이 많습니다. 빨리 학위를 끝내서 직장을 갖고 아이들을 키워야 한다는 압박도 받고 있고, 아이도 돌보아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하고, 일반 학생들보다 돈 들어갈 곳도 많아서 아르바이틀 계속 해야 하는 이 친구들은 정말 열심히 사는 것 같습니다. 신문사 부 편집장을 맡고 있는 Caryn 이라는 제 친구는 슈퍼맘입니다. 영문학과 저널리즘을 동시에 전공하는데다 흑인학생회와 신문사도 열심이고, 아르바이트도 합니다. 네 아이의 엄마인 그녀는 기숙사에서 함께 살고 있는 딸 Aliyah 의 공부도 봐줘야 하고, 자기 공부도 해야 하죠. Aliyah 피아노 발표회도 가야 하고, 레포트도 써냅니다.

루마니아에서 온 Lilly 는 3학년인데 미국에 유학 온 이후 만난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아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작년 9월에 제가 윌슨에 처음 왔을 때 막 임신을 했었는데 점점 배가 부르더니 지난주에 아기를 낳았답니다. 어제는 아기바구니를 들고 친구들에게 맡기고 전공 스페인어 수업에 들어가더군요. 이번 학기 여섯 과목이나 수업을 듣고 있대요.

남자친구와는 약혼했고 내년에 졸업하면 결혼할 거래요. 제가 아는 Lilly는 Learning Resource Center 에서 Tutor로 일하고 성적도 좋습니다. 모든 싱글맘들이 '사회문제'는 아니라는걸 알게 되었지만, 미국의 모든 싱글맘 중에서 제가 보는 친구들처럼 대학에 다닐 기회를 가진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Wilson 처럼 싱글맘을 위한 프로그램을 두고 대학교육을 장려하는 대학도 흔치 않을 거구요. 그 친구들을 보면서, 아직 결혼도 안 했고 아이도 없어서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건가 생각했답니다. 참 다양한 삶들이 있는 나라라는 생각을 합니다. 자기 부모가 계시고 쭉 살아오던 곳을 떠나서 다른 문화권에 들어와 살면서 내 문제로 생각해 보지 않았던 문제들을 생각해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