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역사적인 남북한 정상회담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으로 대중 대통령을 수행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 대통령의 평양 단독회담에 배석했던 이기호 전 노동장관은 15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회견에서 당시 정상회담이 북한에 거액의 돈을 지불해 성사된 것이라는 주장은 전적으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전 장관은 당시 대북송금의 대부분은 현대 아산이 북한과의 철도, 전력, 통천비행장 등 7대 사업을 확보하기 위한 대가였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윤국한 기자의 이 전 장관 인터뷰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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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로 남북정상회담 6주년을 맞습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을 수행해서 평양에 다녀온 정부 고위관계자로서 소회가 어떠신지요?

==오늘이 정상회담 만 6년째 되는 날입니다. 사실 엊그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그러나 다만 남북 정상회담의 의미가 당시보다 많이 약화되고 있는 것 같아서 서운한 생각도 듭니다. 앞으로 종합적인 차원에서 역사적인 평가가 이뤄졌으면 합니다.

2. 남북한 정상이 발표한 5개 항의 공동선언문이 장관님께서 보시기에 제대로 이행이 되고 있습니까?

==대체로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사실 정상회담 이후 지금까지 무려 170여 차례나 남북간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습니까? 그 과정에서 공동선언문의 5개 항 합의사항이 있었는데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 문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제대로 이행되고 있다고 봅니다. 즉, 통일 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하자, 그리고 공통적인 통일 방안을 강구하자 등의 조항에 관해서는 지금 현재 남북간 의견이 거의 일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이산가족 교환도 활발히 진행이 되고 있죠. 거의 1만 3천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특히 잘 이행되고 있는 것은 남북간 경제협력, 사회문화 교류가 상당히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죠. 남북경제 협력 규모가 제가 알기로는 정상회담 이전에는 연평균 2억불 수준에 불과했는데 지금 현재 연간 10억불 수준으로 급등했습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볼 때 공동선언문의 이행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3. 구체적인 이행과 관련해서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개성공단도 당시 남북 정상회담의 일환으로 이뤄지게 된 것입니까?

== 당시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현재 아산 측에서 북한과 합의를 이뤄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당시 단독회담에서는 제기되지 않았었지요. 그러나 전반적으로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현대측과 북한 간에 합의를 이룬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4. 당시 합의는 결국 안보 문제를 해결하고 민족경제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북한은 이른바 정경분리 원칙을 내세워 핵 등 안보 문제는 남한과 협상하지 않으면서 남으로부터 경제지원만 받아 챙기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보는 시각에 따라 이러한 비판이나 지적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 당시 일방적인 경제지원이란 있을 수 없다, 서로 돕고 서로 협력하는 이른바 상호주의 원칙을 강조했었죠. 물론 북한에 일방적인 경제지원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만,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극한상황에 있는 북한의 빈민층이라든지 어린이 등에 대한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한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인도적 차원 또한 종전에는 무상으로 했던 것을 차관형식으로 바꿨습니다. 아무튼 앞으로 남북간 경제교류협력, 정책추진 과정에서는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해서 해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지원규모도 대단히 크지 않느냐는 비판이 있습니다만, 참고로 동서독의 경우를 보더라도 연간 약 25억불, 약 20년 동안 동독에 대해서 대단한 규모로 지원을 했었죠. 이것과도 비교해 볼 필요가 있지 않느냐 생각을 합니다.

5. 남북 정상회담 직후의 환영과 감동의 분위기는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거액의 돈을 북한에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많이 차가워졌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으로서 대가지급은 정당한 것이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또한 돈으로 정상회담을 샀다, 이런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저는 아주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대북송금의 대부분은 현대 아산이 북한과의 7대 사업 건 확보, 철도사업, 전력사업, 통천 비행장 등 7대 사업 건 확보에 대한 대가가 분명합니다. 다만 이러한 오해라는 것은 정상회담 성사, 그리고 현대 아산과 북한과의 사업 건 확보 합의사항이 거의 동시적으로 한 시점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이것이 정상회담의 대가가 아니냐, 이러한 오해가 있는 듯 합니다. 그러나 왜  대북송금 전에 현대 아산 측에서 부담하고 직접적으로 했는가를 확실하게 분석해본다면 이것이 정상회담의 대가인지 아닌지를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6. 두 정상의 단독회담에 배석하셨지 않습니까?  당시 일화 중 소개할 만한 것이 있으면 말씀해주십시요.

==대부분 공개 되었겠습니다만, 몇 가지 말씀드리자면, 먼저 통일 방안에 대한 논의 때 남북간 차이가 있지 않겠느냐, 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주 쉽게 통일 방식, 통일 방안에 대해서 합의를 이루었죠. 오히려 시간이 좀 걸렸던 사항은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 문제였습니다. 몇 차례 김대중 대통령이 요청을 했습니다만 사양을 했구요, 나중에 김대중 대통령께서 “아니 내가 이렇게 늙은 나이에 평양을 방문 했는데, 그 답례로 김 위원장이 당연히 답방을 해야 하지 않느냐” 라고 강조를 하니까 그 때 동의를 한거죠. 그리고 선언문에도 기록을 하자, 라고 강조를 하셔서 나중에 좀 시간이 걸린 후에 답변을 받았습니다.

또 관심사항은 우리가 과거에 해왔던 새마을 정책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북한에서도 김정일 위원장은 새마을 정책을 하나의 모델케이스로 해서 자기들도  그것을 한 번 수행해보겠다, 그리고 북한의 경제난에 대해서 상당히 고심을 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았습니다. 저에게 다음날 점심시간 미팅에서 다음에 다시 평양을 방문해서 어떻게 하면 북한의 경제난을, 또 경제 개발을 할 수 있는지 아이디어들을 좀 얘기해달라, 하는 부탁을 할 정도로.. 사실 그 이후 저에게 초청까지 왔는데 제가 가지를 못했습니다.

7. 정상회담 과정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바로 가까이에서 대하시지 않았습니까. 김 위원장에 대해 어떤 느낌을 받으셨습니까?

== 사실 만나기 전에는 소문으로 독특하지 않느냐, 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만, 실제 만나보니까 일반적인 인상, 매너를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공식수행원들을 자연스럽게 가까이.. 특히 김대통령께는 아주 정중하게 예절을 갖추어 대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외견상의 느낌은 느낌일 뿐이지 별 의미는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8.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위협에 대한 한국과 미국 사이의 견해차가 커지면서 한미 동맹관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장관님께서는 한국인들이 북한의 위협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또 북한이 여전히 위협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이것은 시각차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지금 북한 위협에 대한 한국, 미국의 시각차는 상당히 크죠. 그러나 그건 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형제 간의 예를 보자면 형이 동생을 보는 시각, 제 3자가 동생을 보는 시각, 그것은 기본적으로 다르지 않습니까. 또 이러한 시각차이는 한국 국내에 있어서도 정당 간에, 계층 간에 시각차이가 있죠.

따라서 문제는 어떤 시각을 갖느냐 보다는 이런 시각차이를 어떻게 줄여가느냐, 하는 것이 저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봅니다. 우리 국내에 있어서도 정당 간에 계층 간에 이러한 시각차에 있어서 논의를 거쳐서, 시간이 걸리겠습니다만, 그것을 기본방향을 정립시켜 나가야 되고, 특히 한미 간의 시각차에 있어서는 이를 조율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에 주한 미대사죠, 개성공단 방문 이후에 하는 이야기가 남북간의 경제교류 증대를 미국이 오랫동안 지지해왔고 미국측이, 남북 간의 장애물이 없어지도록 진전되기를 원하고 있다는 표현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본다면 역시 서로 만나서 대화하고 얘기를 나누고 이렇게 해서 시각차이를 줄이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9. 현재 북-미 간에는 6자 회담 외에 핵, 인권, 위조달러화 제조의혹 등을 놓고 대북재제 등 갈등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장관님께서는 미국의 대북정책이나 태도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글쎄요, 객관적인 평가는 매우 곤란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아시다시피 대북 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 미국의 입장이 기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죠. 저는 이런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이 미국을 보는 시각, 또 미국이 북한을 보는 시각, 이 시각을 각각 조율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조율하는 일은 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또 디베이트 (토론)를 하더라도 이렇게 해서 조율하는 방법 밖에 없죠. 저는 지금 여기 Heritage Foundation에 약 3년간 research fellow로 재직할 예정인데 이런 조율 문제, 북한 이슈에 대한 시각차이를 조율하는 문제에 대해 집중적인 활동을 할까 합니다.

10.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달 말에 평양을 방문합니다. 김 전 대통령이 이번에 어떤 대화를 나눌것으로 생각하시는지요. 또 김 전 대통령이 북한에 어떤 메세지를 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현재 주요 관심사항인 세 가지 이슈, 첫째 핵 문제, 둘째 북한의 대 미국관계, 셋째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 문제, 이 세 가지 문제를 중심으로 이야기하지 않겠느냐, 또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간인으로서 가시기 때문에 오히려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