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 소재한 전략국제문제연구소 (IISS)는 최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을 이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과 함께 국제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완벽한 폭풍을 조성할 중대한 발화점으로 지목했습니다.

VOA 윤국한 기자가 `2006 군사력 균형'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펴낸 IISS의 선임연구원인 비확산 전문가 마크 시츠패트릭 박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관련 부분에 대해 좀더 자세한 내용을 알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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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시츠패트릭 박사님,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최근 `2006 군사력 균형' 보고서에서 북한을 세계의 골치거리 지역 중 하나로 꼽으면서 위기의 발화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어떤 판단에서 그같은 결론을 내렸는지요.

답변] 우리가 북한을 세계적인 위기의 발화점으로 본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북한의 대규모 군사력이고, 다음으로는 북한이 핵무기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이를 쏘아 날릴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 점, 그리고 국제사회에 대한 비타협적이고 호전적인 태도를 주목한 것입니다.

질문] 북한의 군사력은 남한과 비교할 때 크게 열세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쉽게 군사행동을 취할 수가 있을까요.

답변] 맞습니다. 남한은 경제성장과 기술적 우위로 인해 북한에 비해 점점 더 모든 전투능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휴전선 부근에 전력을 집중배치하고 있고, 남한의 수도인 서울에 상당한 양의 화력으로 공격을 가할 능력이 있습니다.

게다가 북한은 핵 등 대량살상을 초래할 수 있는 비재래식 무기를 추구하고 있지 않습니까.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북한은 진정한 위협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질문] 이번에 나온 IISS 보고서는 북한이 5개에서 11개까지 핵무기를 만들기에 충분한 양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답변] 북한의 핵무기를 실제로 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니 누구도 그들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확실하게 단언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세계 몇몇 나라 정보당국들이 평가한 내용을 보면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일입니다. 우리  연구소는 북한이 5개에서 11개 사이의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질문] 그러면 핵무기를 실어나를 수 있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능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답변] 북한의 탄도미사일 능력 역시 핵 능력과 마찬가지로 완전히 알려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러나 과거 위성사진 등을 통해 목격된 바가 있고, 또 최근의 예로는 1998년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대포동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적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 북한은 미사일 개발에서도 진전을 이뤘습니다. 다만 관측가능한 시험발사가 없는 상황인 만큼 어느 정도나 진전을 이뤘는지를 확실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질문] 이번 IISS 보고서를 보면 북한은 남한에서 파악하고 있는 것보다 10배 더 많은 잠수함을 갖고 있다고 돼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군의 전투력이 남한에 비해 우세합니까.

답변] 그렇지 않습니다. 하지만 잠수함 능력은 북한의 위협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소입니다. 잠수함은 특히 전쟁 초기단계에서 매우 파괴적인 공격을 수행할 수 있는 무기입니다. 물론 그렇다 해도 우리의 전쟁시나리오에 따르면 북한이 만일 유사시 상황을 일으킨다면 결국은 연합군에 의해 패퇴하게 될 것입니다.

질문] 이번에는 좀 다른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부쉬 행정부가 자신들과의 협상에서 진지하지 않고, 또 적의를 갖고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박사님도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요.

답변] 우리는 북한이 그런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질문] 부쉬 행정부의 협상태도에 대한 북한의 이같은 평가에 동의하십니까.

답변] 부쉬 행정부의 태도에 대해 말할 입장에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북한의 주장과는 다릅니다. 부쉬 행정부는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북한과의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그럼 미국과의 협상에서 북한의 태도는 무엇이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까.

답변] 북한은 부쉬 행정부가 임기를 다하고 물러날 때까지 기다려보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보입니다. 나름대로는 새롭게 들어설 정부와 협상해 더 나은 결과를 얻어내겠다는 속셈입니다. 북한은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핵 문제를 다루기 위한 6자회담 참석을 미뤘는데 유일한 이유는 선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북한은 이번에도 그같은 지연전술을 쓰고 있습니다.

질문] 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과 미국이 각각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답변] 미국과 북한 뿐 아니라 6자회담의 모든 당사국들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 지난해 11월 합의된 원칙성명을 이행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이 중요한 원칙성명은 누가 먼저  행동에 나서야 할지 여부를 놓고 생긴 견해차로 인해 의미가 감소돼 있습니다.

앞으로 열릴 대화는 원칙성명의 내용을 실행하는 데 있어 시간표를 어떻게 할지 여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다만 북한이 계속 회담을 거부하는 상황에서는 무엇 하나 쉬운 일이 없습니다.

질문] 일부에서는 남한 정부의 대북 정책이 북한의 핵 계획을 저지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변] 지금 말한 것과 정확하게 같은 생각을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 사이에 견해차가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봉쇄와 압박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주도적으로 북한에 금융압박을 가하겠다는 방침이 한국의 대북교역과 투자 등으로 인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북한에 대해 남한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동맹국들은 좀더 긴밀히 협력해 북한 핵 문제 대처에서 상대의 정책을 무위로 돌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질문] 근래들어 한-미 간 동맹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변] 동맹이 흔들리고 있는지 확실히 말하기 어렵습니다. 아마도 북한의 위협에 대한 서로 다른 인식 때문에 견해차가 생기고 또 정책도 다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진전을 이루고 있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협상과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미 간 자유무역협정 협상, 그 외 많은 다른 협력 방안들은 여전히 두 나라 간 강한 동맹관계의 토대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북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견해차가 나오고 있는 것은 여전히 우려할 만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