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외국의 경제투자 유치를 목적으로 북한 최대규모의 평양 국제 상품 전람회를 열었습니다. 평양국제봄철상품전람회는 지난 98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9번째를 맞고 있는데요. 북한은 지난해부터 ‘평양 가을철 국제 상품전람회’도 개최하는 등 대외적인 투자유치에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제 9차 평양 국제 상품 전람회에는 70여명의 남한 경제전문가들이 초청돼 북한 경제의 이모저모를 살피고 돌아왔습니다.  도성민 서울통신원 연결해 알아봅니다.

VOA: 남한의 경제 참관단 72명이 대거 방북한 것은 이례적인 일인 것 같습니다. 북한 민족경제연합회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구요?

서울: 그렇습니다. 한국의 기업인과 경제단체장. 남한 정부 부처 인사 등 72명의 경제 전문가가 이번 평양국제 상품 전람회에 공식 초청되었습니다. 남한 인사들은 북한의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남한 산업자원부 남북경협 전략기회팀 이동욱 팀장입니다.

"이번에 대규모 참관단이 갈 수 있었던 것도 북측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우려했던 것보다는 보다 자유스럽고 완화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보여주기 위한 것들에 대한 사전 준비 및 통제가 있었겠지만 기대했던 것보다는 많은 것들을 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VOA: 북한식 사회주의를 고수하면서도 외국의 투자를 유치한다는 것  서로 향하는 방향이 다른 이야기 같지만 북한이 이러한 상품 전람회를 수년째 유지한다는 것 .. 그만큼 외부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반증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요?

서울: 그렇지요. 사실 ‘사회주의 고수’와 ‘경제 투자 유치’~ 서로 양립하기 힘든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대외적인 행사를 유지해가는 북한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도 되었다는 이야기 모든 참관단의 공통적인 목소리였습니다. 이 행사는 북한의 민간단체라고 할 수 있는 민족경제연합회가 주최하는 것이지만 6자회담의 교착상태인 시점과 위폐와 북한인권문제로 북미관계가 어려워진 시점에 남측경제인들의 대거 초청한 것은 행사의 시기와 북측의 적극적인 태도 등 종합적인 이면을 살펴보면 민간차원을 넘은 북한의 국가적 역량을 담은 행사일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주)STX 정남수 본부장은 북한의 적극적인 노력에 대해 두가지 해석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 하나는 현재의 정권이나 이런 것들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일 수 있구요. 반대로 보면 그만큼 개방이랄까.. 외자유치가 급할 수 있다...

(산업자원부 이동욱팁장) "주로 산업시찰 쪽에서는 저희들이 못 봤던 ‘대한친선유리공장’이라든지, ‘영남배수리공장’을 보여준 것으로 봐서는 일종의 남북의 경협.. 그런 것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투자 유치를 하려는 그런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VOA : 참관단들의 반응 가운데는 북한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방북소감도 많았거든요. 실제 어떤 부분의 변화를 이야기 하는 것인지요?

서울: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의 평양 일대 관광이나 갑작스런 질문이나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하는 북측안내원의 응대, 또 늦은 밤에도 전등불을 밝히고 있는 북한 가정의 모습 등이 북한의 경제나 나아지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으로 이야기 한 사람들은 대부분 과거 방북경험이 있는 경우이고, 평양방문이 처음인 경우는 북한의 낙후된 사회와 환경이 기억에 남는 다고 말했습니다.

" (현대경제연구원 홍순직 박사)지난번과 비교하면 거리도 많이 깨끗해졌고 에너지 사정의 호전이나 식량사정의 호전으로 도시가 많이 밝아졌고 가로수도 정비되고 거리에 다니는 인민들의 모습들도 굉장히 발걸음이 활기차고, 새로운 경제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산자부 관계자) 특히 길거리라든지 전력사정.. 이런 것들을 봤을 경우 아직까지는 많은 문제점들이 있는 것 같구요. 그 다음에 길거리 인상을 봤을 경우는 사람들이 아무래도 통제된 그런 모습들을 여전히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생각됩니다."

 VOA : 북한경제 참관일정을 자세히 살펴볼까요? 평양국제 상품전 뿐만 아니라 북한의 주요 경제시설을 두루 둘러보는 일정이었군요. ‘영남배수리공장’과 ‘대안친선유리공장’은 한번도 남측 인사에게 공개한 적이 없던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둘러본 남측 참관단의 반응이 상당히 긍정적이었다구요?

서울: 그렇습니다. 과거 한번도 공개 하지 않았던 시설인 만큼 참관단들도 북측의 일선 경제상황을 면밀히 살펴보는 기회가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참관단들은 평양 3월26일 전선공장, 북한과 중국의 경제협력 상징물이기도 한 ‘대안친선유리공장’을 방문했는데요. 선박 수리시설인 ‘영남배수리공장’에서는 북한 육해운성 담당국장이 직접 나와 현황을 설명하고 남북경제협력의 확대를 강조하는 등 참관단의 관심을 유도했다고 합니다.

특히 대안친선유리공장에서는 남한의 기업가가 유리 수입에 대한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고, 영남배수리공장에서는 시험적으로나마 선박수리를 의뢰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이야기도 오갈 정도로.. 북측의 시설과 준비에 참관단들이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경제연구원 홍순직 박사입니다.

" 종전까지는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았던 국가기간산업을 보여준 것에 대해서...북측은 나름대로 외국자본을 유치하고자 하는 노력 그리고 특히 남측 기업들에 대해서 일부러 경쟁심을 유발하면서 ‘영남 배 수리 공장’ 같은 경우는 홍콩이나 싱가포르 기업이 지금 들어오려고 한다면서 남측기업의 경쟁심을 유발하고 자극하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서울: 북측은 이밖에도 남측 경제인들을 위한 최초로 공개하는 시설들에 대해 ‘특례의 조치’임을 수차례 강조하면서 남포항, 서해갑문, 북한의 대표적인 대규모 농장인 평남 강서군 청산(리)협동농장을 선보였습니다. 북측은 군사 기밀지역이나 주요 시설에서의 사진촬영도 허가하는 등 이제까지 없었던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의 참관을 배려했다고 합니다. 또 남한언론사로서는 최초로 중앙일보사에 동행 취재를 허용해 북한내부 경제의 면면을 보도하도록 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었고. 심지어 일정에도 없었던 산책이나 골프, 계곡에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도록 야외 식사를 마련해 주는 등 북한 경제 투자를 이끌어내려는 특별한 노력을 보였을 정도였다고 전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계곡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자유토론하고 하는 것은 거의 참 오랜만이라고 하면서 즐겁게 보았는데... 븍측도 그만큼 이제는 조금씩 변하고 있다. 그러나 다만 군사정치적인 면에서는 제한적인 체제수호적인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할 수밖에 없지만 나름대로는 우리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점진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VOA : 제9차 평양 봄철 국제 상품 전람회, 평양시내 3대 혁명전시관에서 열렸네요. 12개국에서 196개 업체가 참가했지만 내실 면에서는 아직 부족함이 많다는 것이 참관단의 반응인 것 같습니다.

서울: 그렇습니다. 이번 ‘국제상품전람회’에서는 북한을 비롯한 러시아, 스페인, 스웨덴. 시리아. 이탈리아 .태국 등 12개 국가가 참가해 상품 부스를 마련했는데요. 이 가운데는 남포 평화자동차의 SUV ‘뻐꾸기‘ 시리즈, 모란봉 자전거. 압록강 타이어 등 북한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도 선보였고, 각 회사 제품을 알리는 어깨띠를 두른 여성안내원들의 호객행위. 또 생활필수품 전시관에서 달러로 물건을 사는 평양시민의 모습 등 여러모로 북한경제 사정이 나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듯 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참관단들은 국제 무역을 위한 상품 박람회라기보다는 상품 전시 자체에 치중된 정도의 작은 규모여서 아직 다른 나라의 상품전람회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 나름대로 현 체제하에서 노력한 흔적은 보입니다, 그런데 외국 업체 구성에 대해서도 대부분이 중국 업체들로 구성되어 있고요. 출품제품도 식료품, 의료. 생활용품 .. 전시장 공간도 좀 협소하고 규모도 소규모 부스수준에 불과 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한국이나 선진 외국에 비해서는 비교 자체가 사실 쉽지 않고요. 굉장히 열악한 수준이라고 보여지지만.. 일단은 북한이라는 특수국가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나름대로 노력한 흔적은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서울: 정부부처의 대표단으로 참가한 산업자원부 이동욱 팀장은 북한 경제를 살펴볼 수 있는 ... 바람직한 남북경협의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하고, 앞으로 북한의 대외경제투자유치에도 남한의 협조가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혀 남북한 경협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습니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몇 개 기업들 간의 경협 사업을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데.. 아무래도 북한이라는 특수파트너를 생각했을 경우는 이번에 아무래도 동해선. 경의선 시험운행도 사실 중단되고 나름대로 변수들은 많이 있습니다. 사실 그러한 어려운 점은 있지만 이것이 앞으로도 가야할 길이기 때문에 저희들은 이런 여러 가지 경협분야를 찾아보고 또 가능성을 타진해 보고 또 기업이 앞장서 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뒤에서 지원해 주고 제도적 틀을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한편 남한과 북한의 경제협력은 지난 2000년 6.15 공동선언을 계기로 시작되어 지난해(2005년) 10억 달러 규모를 넘어설 정도로 성장해 왔지만, 북핵 문제와 북한 경제의 실태 파악이 쉽지 않다는 현장 접근의 제한성 때문에 남측 정부와 기업 모두 선뜻 경협에 나서기를 주저하고 있어 대규모 투자 협력 사업이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