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 안녕하세요?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Abduction’.. 그러니까 ‘납치’란 뜻이죠? ‘요코다 메구미 이야기’란 부제가 붙어있는 기록영환데요. 이 영화를 남편인 Chris Sheridan씨와 함께 공동으로 제작하셨죠. 먼저 ‘Abduction’이란 어떤 영화인지 말씀해주시죠.

(패티) 네. ‘Abduction’은 1977년의 어느날, 열세살난 일본 소녀, 요코다 메구미 양이 학교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던 사건을 다룬 기록영화입니다. 메구미 양의 부모는 몇 년이 지난 후에야, 딸이 북한간첩들에 의해 납치됐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30년동안 진실을 찾기위해, 아이를 찾아오기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온 부모의 사랑에 관한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절대로 포기할 줄 모르는 엄마와 아빠의 자식에 대한 사랑, 또 그 아픔, 부모의 헌신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 언제 처음 메구미 양 이야기를 들으셨는지, 또 어떻게 알게되셨는지 궁금하구요. 또 다큐멘터리로 만들 생각은 어떻게 하게됐는지 알고싶습니다.

(패티 김) 요코다 메구미 양 납북사건은 아마도 2002년에 신문기사를 통해 처음 접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본총리와 북한 지도자간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에서, 북한 지도자가 공개적으로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까? 1970년대에 북한 공작원들이 간첩교육 프로그램을 위해 일본시민 열세명을 납치했다구요. 그 얘길 듣고, 남편이나 저나 너무너무 놀랐었습니다. 아마 워싱톤 포스트 신문에서 본 것 같은데요. 너무 특이한 얘기라서 계속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몇 년 뒤에 기회가 찾아와서, 신용카드로 빚을 얻고,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카메라를 챙겨 나섰지요. 이 얘길 사람들에게 알리고싶어서요.

(부) 메구미 씨 부모는 제작에 협조적이었나요? 처음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패티 김) 예. 매우 협조적이었습니다. 어느 일본인을 통해서,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또 뭘 하려고하는 것인지를 알렸는데요. 메구미 얘기가 미국에 널리 알려지길 바랬기 때문에, 저희 부부와 만나는데 많은 관심을 보여줬습니다.

(부) 남편과 함께 이 영화 각본에서부터 감독, 제작까지 다 맡아서 하셨는데요. 제작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패티 김) 개인이 독자적으로 기록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아마도 제일 정신나간 일중의 하나라는 걸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 정말 너무너무 힘이 많이 들었습니다. 어려웠던 얘길 하자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를 정도입니다. 불평을 늘어놓고 과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말 많은 어려움에 부닥쳤었고 힘들었습니다. 큰 회사의 지원없이 개인이 독자적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은,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몹시 힘든 일입니다. 독자적인 영화를 만든 것이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 많았지만, 동시에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부)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나라 가운데 하나 아닙니까? 북한과 관련된 얘기라서 더 힘든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패티 김)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독자적으로 기록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경험을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에너지를 계속 쏟아부어야하니까요. 항상 다음에 무슨 일을 해야할지 생각해야 하거든요. 영화만 만들고, 창조적인 일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자금도 모아야하기 때문에 늘 압박감에 시달렸습니다. 특히 불확실성, 사람들에게 보수를 제대로 지급할 수 있을지, 또 편집하면서 청구서가 계속 날아오는데, 체납하지않고 제대로 지불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않았기 때문에, 늘 불안감을 안고 살았습니다.

(부) Jane Campion씨가 이 영화 총괄제작을 맡은 것으로 돼있는데요. Campion 씨 하면, 뉴질랜드 태생의 유명한 감독으로, ‘피아노’라는 영화가 유명하죠? 어떻게 Campion 씨가 이 영화에 관심을 갖게됐고, 또 관계하게됐는지 궁금한데요.

(패티 김) 네. Campion 감독은 15년전 아는 사람을 통해 처음 만났구요, 그 뒤로 가끔씩 연락을 하면서 지내왔습니다. 다큐멘터리를 찍고나서 느낀 건데, 제3자의 눈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다큐멘터리, 기록영화니까 수백시간을 찍었거든요. 이를 정리하는데 길잡이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다가 Campion씨에게 연락을 했는데, 일부만 보고나서 정말 깊은 감명을 받았고, 인상적이었다고 말하더라구요. 그래서 조금씩 관여하기 시작하다가, 아예 총괄제작자로 나서게 된거죠. Campion씨의 도움을 받은 것은 저희에겐 큰 행운이었습니다. Campion 감독은 원래 자기 일만 하고, 외부 일에는 별로 관여를 안 하거든요. Campion 씨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영화감독입니다. ‘피아노’로 아카데미상도 받았고, Nicole Kidman이 출연한 ‘숙녀의 초상’같은 영화 등 보통 사실이 아닌 허구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드는데, 저희가 이번에 ‘Abduction’을 제작하는데 있어 창의적인 면에서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그래서 저희 영화 ‘Abduction’은 기록영화지만 보도형식이라기 보다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식입니다.

(부) 얼마전에는 보스톤에서 상영을 하셨고, 또 지난주에는 캐나다에서도 상영을 하셨죠?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상영계획이 잡혀있는데요. 관객들의 반응이 어떤지 궁금하네요. 한국이나 일본에서 상영할 계획은 없는지요? 

(패티 김) 다들 한결같이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영화가 끝나면 관객들이 찾아와서, 나도 엄마고, 나도 할머니인데, 메구미 엄마의 마음이 너무나 가슴에 와닿고 이해가 간다고 말합니다. 또 남자들도 노소를 막론하고, 영화보고 우는 일이 드문데, 많이들 울었다고 말합니다. 아마도 제 영화의 본질이 근본적으로 인간의 마음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미국인들이나 캐나다인들도 공감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정치에 관한 얘기가 아닙니다. 본의 아니게 정치 틈바구니에 끼인 보통 사람들의 얘기지요. 지난주에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 핫 닥스 영화제’에 다녀왔는데요. 이 영화제는 북미대륙 최대의 다큐멘터리 영화제입니다. 백편이 넘는 기록영화가 상영됐는데요. ‘Abduction’ 상영시간에는 좌석이 꽉 차서 천명 정도가 관람을 했습니다. 반응도 상당히 긍정적이었습니다. 한국과 일본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있고, 아직 일정은 정해지지않았지만, 그곳에서도 상영할 계획을 갖고있습니다.

(부) 이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주고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패티 김) 이 영화는 일반 보통사람들의 얘기입니다. 아빠는 은행원, 엄마는 주부, 그리고 세 자녀의 평범한 가정이 어쩌다 두 나라 사이에 끼어들게된 얘기를 담고있습니다. 인간애를 그린 영화입니다. 메구미 엄마는 남한 엄마일 수도 있고, 북한 엄마일 수도 있고, 아프리가 엄마일 수도 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 사람이라고 해도, 자식을 잃은 슬픔은 똑같기 때문입니다.

(부) 최근 메구미 씨의 남편이 앞서 북한의 주장과는 달리, 북한에 의해 납치된 남한인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속편을 만들 계획은 없는지요?

(패티 김) 현재로선 없습니다. 속편제작에 관한 질문을 많은 사람들로부터 받고있는데요. 그럴 계획이 아직은 없습니다. 이 영화 만드는 일이 너무 힘들었거든요. 또 영화를 만들었다고 해서 일이 끝난 것이 아닙니다. 영화완성은 겨우 일의 절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만든 영화를 사람들에게 보여줘야합니다. 아직도 할 일이 많이 있습니다. 계속 관심을 갖고 메구미 씨 사건기사들을 주시하고있긴 하지만, 현재로선 속편을 제작할 생각이 없습니다.

(부) 이 영화를 남편인 Chris Sheridan 씨와 함께 공동으로 제작하셨죠? Patty Kim 씨는 이전에 일기예보 방송을 담당하는 등 색다른 직업을 갖고계셨다고 들었는데요. 어떻게 영화제작에 관심을 갖게됐나요?

(패티 김) 그건 오랜 전의 일입니다. 남편과 저, 둘 다 텔레비전 방송에서 일을 했습니다. 남편은 CBS 기자 출신이구요. 메구미 얘길 처음 들었을 때는 남편이나 저나 ‘National Geographic’ 방송에서, 남편은 프로듀서로, 저는 기자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Abduction’을 보지않은 사람들은, 정치나 무슨 주의를 이야기하는 영화인걸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나면, 이 영화는 두 나라 역사에 관한 것이 아니라, 한 가족에 관한 이야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세계 어느나라 사람이든, 엄마라면 메구미 엄마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남한이나 북한이나 어디든 엄마의 마음은 같습니다. 아버지도 마찬가지구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자면, 이 영화는 아이에 대한 사랑을 그린 얘기입니다.

(부) 오늘 이렇게 시간 내주신데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