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과 위조지폐 문제 등으로 6자회담이 년  가까이 교착상태에 있는 가운데 올들어 남북 장관급 회담이 21평양에서 열립니다. 한국의 이종석 통일부장관 취임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회담의 의제와 전망 등에 대해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지난해 12월 제주도에서 열린 회담에 이어 이번에 평양에서 열리는 제 18차 남북 장관급회담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각종 현안타결과 관련해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우선 핵 문제가 지난해 9월 발표된 6자회담 당사국들 간의 원칙성명에도 불구하고 답보상태에 있으며, 그밖에 납북자와 이산가족 문제, 남북 경제협력 확대 문제 등이 긴급한 현안으로 떠올라 있습니다. 또 그동안 한국에서 논란을 빚어온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평양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북간 평화와 협력의 제도화를 이번 회담의 목표로 삼을 것"이라면서 "당연히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참여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과 남북 공동번영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면서 "이번 회담에서 참여정부가 생각하는 이런 남북관계 비전에 대해 북한측에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한국 언론과의 회견에서 북한의 조속한 6자회담 복귀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버시바우 대사는 "북한이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6자회담에 복귀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은 시간을 오래 끌수록 심각한 고립을 초래한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버시바우 대사는 또 "미국은 6자회담을 통해 북 핵을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이 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이 회담에 복귀하면 북-미 양자접촉의 의사가 있다고 한 만큼 북한은 금융 문제와 6자회담을 연계하지 말고 회담에 복귀해 더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금융제재가 해제되지 않는 한 6자회담 복귀는 없을 것이라는 북한의 입장은 여전히 완강합니다. 북한은 `제재 철회가 급선무다'란 제목의 통일신보 논평에서 "미국이 진실로 핵 문제 해결을 바란다면 6자회담을 가로막는 장애물인 금융제재를 걷어치워야 한다'면서 "미국이 금융제재에 매달리면서 압력과 제재를 강화한다면 문제해결은 어려워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신문은 또 "그로부터 초래되는 모든 후과의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인민보안성은 미국과 일본의 정보기관이 반북자료를 조작, 연출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인민보안성 대변인은 19일 담화를 통해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반공화국 적대세력이 우리 공화국을 인권, 마약, 위조지폐 등에 걸어 범죄국가, 불법국가로 몰아붙이려는 선전모략 공세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지금 온갖 수법을 다 쓰면서 물증 및 반증 자료를 조작, 날조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측 대변인은 미국과 일본의 정보기관과 한국의 우익 보수세력이 반북 모략활동을 직접 조직, 설계하고 집행까지 담당하고 있다면서 `미 중앙정보국과  일본 정보모략기관은 우리의 인권실태와 마약 및 위조지폐와 관련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전문적으로 수집하는 조직까지 만들고 반공화국 영상자료 조작에 혈안이 돼 날뛰고 있으며 이에 거액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금융제재와 경제제재 압박소동을 확대하는 이면에는 제도말살, 국가전복을 노린 불순한 정치적 목적이 깔려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상황이 이런 만큼 21일 시작되는 장관급 회담에서 핵 문제 등 현안과 관련한 한국측의 설득력은 크게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수석대표인 이종석 통일부장관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 가능성에 대해 확신하지 못한다면서도 이를 추진할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대부분 관측통들은 김 위원장의 결단만이 현재의 교착상태를 타개할 유일한 길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회담의 또다른 주요 의제는 납북자 문제입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977년 납북됐던 요코다 메구미씨의 남편이 1978년 한국에서 납북된 김영남씨인 것으로 보인다고 최근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서로 간의 관심사항에 대해 형식이 어떻든 의견을 얘기할 수는 있다"고 말해 이 문제를 회피하지는 않을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앞서 이종석 통일부장관은 납북자와 6.26 전쟁의 국군포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북한  경제지원 계획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 장관은 국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북한에 납북자와 국군포로, 이산가족 문제 등을 풀기 위해, 특히 납북자 문제를 풀기 위해 과감한 경제적 지원 방식을 제안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회담에는 한국측에서 이종석 통일부장관 북한측에서는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가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한 가운데 24일까지 나흘 간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