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주재 한국대사관에 망명을 신청했던 북한의 국영회사 직원 등 일행 4명이 한국에 입국해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아직 이들의 구체적인 신원과 망명 경위는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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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연합뉴스는  28일 주 헝가리 한국 대사관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던 북한의 국영 회사 직원을 포함한 일행 4명이 서울에 안전하게 입국해 관계당국의 신변 보호속에 조사를 받고 있는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 북한 국영회사 직원이 가족으로 보이는 일행과 함께 이미 한국에 들어와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 라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지난 22일 헝가리 주재 한국대사관에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아직 구체적인 신원과 망명 경위는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북한 외교관이라는 당초의 보도와 달리 한국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최근 북한 외교관이 망명을 한 사례는 한 건도 없다”고 말해 이들이 북한 외무성 소속 정식 외교관이 아닌 국영회사 직원임을 시사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가족으로 보이는 일행을 데리고 망명했다는 점에 미루어  북한의 고위층 간부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외국에 나가 있는 북한 직원들의 경우 보통 2인 이상 복수로 움직이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직무에 따라 외교관이 소유하고 있는 외교관 여권과 이들을 감시하는 특수 임무, 경제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공무 여권 등 흔히 두 종류의 여권을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외교 이외의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일지라도 북한 정부 당국이 승인한 경우 외교관 여권을 소지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직 북한외교관과 기업인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과 체코 합자회사 사장 출신으로 지난 2003년 한국에 입국한 김태산씨는 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외교관이 아니었던 자신도 외교 여권을 발급 받은 전례가 있다며 북한의 여권은 형식적으로 외무성이 관리하지만 최종 승인은 당 중앙위원회에서 관리한다고 말했습니다.

“ 아무리 돈이 있다고 해도 외교 여권은 가지고 싶다해서 가질 수 없습니다. 외무성에서 여권을 형식상 내주지만 여권을 발급하라는 증명서는 당 중앙위원회에서 내주기 때문에 외교부에서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김태산씨는 특히 자신의 한국행 망명 배경을 설명하며 해외 주재 북한관리들은 다른 국가로 망명할 경우 다시 한국으로 송환된다는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나 서구 유럽행보다 한국을 망명지로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으로 갈 생각도 했었지만 미국 사람들이 자료만 빼고 다시 한국으로 넘긴다는 소문이 있었기 때문에 한국행을 택했습니다. 해외의 북한 사람들이 한국행을 택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저처럼 김정일 정권이 오래가지 못하고 무너질 것이 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후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려면 한국이 유리할 것이란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최근 입국한 북한 망명자들의 신변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정밀 조사가 끝나기 전까지 이들의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연합뉴스는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망명 신청 정보를 파악한 뒤 이들의 신병을 한국으로 인도하지 말 것을 헝가리 당국에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헝가리와 지난 1948년 수교했으나 현재 오스트리아 대사관이 주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헝가리에는 별도의 상주 공관을 설치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당국은 북한과 수교 관계를 맺고 있는 헝가리 당국의 입장을 고려해 이번 망명 절차를 가능한한 조용히 처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북한 고위 관계자와 외교 당국자들의 망명은 1990년대에는 비교적 잦은 편이었으나 2000년 10월 홍순경 태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과학 기술 참사관 일가의 한국 입국 이후에는 거의 드문 상태입니다.

지난 1991년에는 콩고 주재 북한 대사관의 고영환 1등 서기관이 한국에 망명을 신청한 것을 비롯해 1996년 잠비아 주재 북한 대사관 현성일 3등 서기관의 한국 망명, 1997년에는 북한 조선 노동당 황장엽 국제 담당 비서가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또 같은 해에 이집트 주재 북한 이익 대표부 장승길 대사와 그의 형 장승호 프랑스 경제 참사관의 동반 미국 망명, 그리고 1999년 독일 베를린 주재 북한 이익 대표부 김경필 서기관 부부의 미국 망명 등 해외 주재 북한 관계자들의 망명지는 주로 한국과 미국에 집중돼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