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상원은  지난 16일, 연방 정부의 재정 부채 한도를 약 9조 달러로 상향 조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로써 미국 정부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될 뻔 했던 연방 정부의 채무 불이행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습니다.

하지만, 법안 통과에 주도적이었던 공화당은 올해 중간 선거의 해를 맞아 그만큼 정치적인 부담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문: 먼저, 법안 통과의 소식부터 살펴 볼까요?   

답: 네, 미국 상원은  현행 8조 1,800억 달러에서 7,810억 달러가 늘어난 약 9조 달러로 부채 한도를 상향 조정해 달라며  미 재무부가 제출한 법안을  지난 16일 표결에 부쳐, 찬성 52대 반대 48로 통과시켰습니다.

민주당 상원의원 44명 전원과 무소속 상원의원1명, 그리고 공화당 상원의원 3명이 반대표를 던진 반면,  공화당 상원의원은  거의 다 이 법안을  지지했습니다.

이로써 이미 지난 달에 법정 부채 한도에 직면해 근로자들의 연기금에서 돈을 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던 연방 정부로서는 일단 채무 불이행의 위기에서 벗어나  별도의 세금 인상 없이도 이라크 전쟁을 위한 비용을 마련하고, 사회 보장 제도, 그리고 카트리나 등 잇단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대책 등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문: 9조 달러가 과연 어느 정도의 금액인지 실감이 잘 나지 않는데, 좀 더 쉽게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답: 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미국 국민 1인당 3만 달러의 빚을 지고 있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연방 정부가 이자로 지급되는 돈만 연간 1840억 달러로, 이는 정부 예산 중에서 국방과 사회 보장, 그리고 의료 보장 다음으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입니다. 

또한 9조 달러는  중국의 국내 총생산 GDP보다도 많은 액수이며, 일본과 인도의 GDP를 합한 것보다도 많은 액수입니다. 미국의 GDP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2차 세계대전 기간 중에 전쟁 비용 때문에 미국의 부채가 급격히 증가해 GDP 보다 더 많이 증가한 적이 있었지만, 그 이후 지난 1981년에 GDP의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1990년대 중반에 GDP의 3분의 2 수준으로 증가한 이후 지금도 그 수준이 계속 유지되고 있습니다.

만약 1초에 1달러씩  빚을 갚아 나간다고 할 때  9조 달러의 빚을 모두 갚기 위해서는 무려 28만 4천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9조 달러를 1달러 짜리 지폐로 늘어 놓을 경우 지구를 무려 3만4,129바퀴나 돌 수 있습니다.

문: 그런데, 부쉬 행정부가 연방 정부의 부채 한도를 상향 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이번을 포함해서 지난 5년 사이에 벌써 4번이나 부채 한도가 상향 조정됐습니다. 2002년에 4,500억 달러가 늘어났고, 2003년에는 무려 9,840억 달러가 늘어나는 신기록도 수립됐습니다.

그리고 지난 2004년에도 8,000억 달러가 증가했습니다.  부쉬 행정부가 들어선 이래 부채 한도가 3조 달러 가량 늘어난 것입니다. 그리고 올해와 내년에 각각 4천억 달러의 예산적자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 다시 한 번 부채 한도를 상향 조정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부쉬 행정부에서는 오는 2011년이 되면 부채 한도가 11조 5천억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같은 수치는 GDP의 68퍼센트에 해당되는 것으로 그같은 비율은 지난 1955년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문: 법안 통과에 대해 행정부와 공화당, 그리고 민주당은 각각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 네, 먼저 채무 불이행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행정부에서는 상원의 그같은 조치를 환영했습니다. 존 스노 재무장관은 미국 정부의 신용을 지킬 수 있도록 부채 한도를 늘려준 의회에 찬사를 보내면서, 미국 정부는 이제  앞서 약속한 대로, 사회보장과 노인의료보험, 그리고 2005년 허리케인 희생자들에 대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민주당 측에서는 부쉬 대통령이 적자와 관련한 3개 기록을 모두 갖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해리 라이드 민주당 상원원내 대표는 대통령과 공화당 주도의 국회가 즉각적으로 그리고 대대적으로 방향을 전환하지 않을 경우 국가의 재정 문제와 관련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공화당 측에서는 부채 규모가 현저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부채 규모를 상향 조정하지 않을 경우, 정부로서는 법정 한도를 어기거나, 아니면 채무를 불이행함으로써 신뢰를 상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는 것입니다.

문: 공화당 측에서는 이번에도 민주당과의 대결에서 승리했지만, 결코 좋아할 수 만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정치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 국가 부채  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법안 만큼 인기없는 법안도 없습니다. 민주당은 이번에 전원 반대표를 던짐으로써 여당이 공화당이 악역을 맡을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공화당 측에서는  오는 11월의 중간 선거에서 그에 따른 댓가를 치룰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많은 보수층 유권자들이 공화당의 그같은 조치에 실망을 느껴 오는 11월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에 등을 돌림으로써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는 상황이 올 지도 모른다고, 공화당 지도자들은 걱정하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공화당이 하원 의원직을  차지하고 있는 선거구에서 정기적으로 여론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한  보수 단체의 회장을 맡고 있는 팻 투미 전 하원의원은 공화당에 대한 지지와 충성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부 공화당 지지자들은 만일 민주당이 집권했더라면 문제가 더 심각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확신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줄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