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화제가 되는 쟁점과 현안을 살펴 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은 윤국한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미국은 부쉬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지목한 이라크와 이란, 북한 세 나라 중 최근 이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확연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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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엠씨> 어제와 오늘도 이란에 대한 부쉬 대통령과 콘도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의 강성발언이 이어졌는데요, 우선 어떤 언급이 있었는지 소개해 주십시요.

== 부쉬 대통령은 어제 이라크 침공 3주년을 맞아 행한 연설에서 이란은 이라크에서 저항세력들이 미군과 연합군 공격에 사용하고 있는 `IED'로 불리는 사제폭탄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제폭탄은 현재 이라크 내 미군 사망의 최대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부쉬 대통령은 이란은 시아파 민병대에게 사제폭탄 제조능력을 제공하는 등 연합군에 대한 치명적 공격에 책임이 있다면서 "미국은 세계 각국과 협력해 이 문제에 적극 대처할 것이며 이란은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라이스 국무장관은 인도네시아 방문 중 행한 연설에서 이란의 핵 개발 문제에 대해 언급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란의 핵 개발에 대해 `매우 강한' 성명을 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는 지난 8일 이란의 핵 개발 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한 바 있습니다.

미국이 이처럼 핵 개발 뿐아니라 이라크 저항세력에 대한 지원 문제까지 거론하면서 이란을 문제삼는 것은 이란의 행태가 중동지역 정세에 큰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이에 대한 시급한 대처를 강조하기 위한 것입니다.

<엠씨> : 그러면 이란의 핵 개발과 이라크 저항세력 지원 등 활동에 대해 부쉬 행정부가 구체적으로 취하고 있는 움직임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 첫번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핵 문제와 관련해 유엔에서 취하고 있는 조처입니다. 미국은 유럽과의 공조를 통해 강력한 제재 조처를 강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안보리에서 이란 핵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데, 미국은 경제제재 등을 통해 이란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킨다는 구상 아래 이미 이란의 대외 달러화 거래를 봉쇄하는 등 금융제재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이같은 제재는 현재 7~8개 금융기관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데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의 UBS 은행은 미국 주주들의 압력으로 이란과의 거래를 중단했고, 크레디스위스 은행은 신규거래를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미국 정부는 또 자국기업과 이란의 석유거래를 금지하는 제재를 1년 더 연장했습니다.

<엠씨> : 미국의 이같은 조처들은 궁극적으로는 정권교체를 목표로 한 압박전술이 아닌가 싶은데요.

== 그렇습니다. 미국은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내심 이란 내부의 저항세력을 부추겨 정권을 교체하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부쉬 행정부의 이런 방침을 `냉전전략'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정치경제적 압박을 통해 내부에서 정권교체를 유도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부쉬 대통령이 체니 부통령과 함께 이란 전문가들을 초청해 효과적인 대 이란 조처에 대해 논의하는 등 이란 문제에 직접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또 최근 국무부에 이란국을 신설해 지금까지 2명이었던 이란 전담 관리를 10명으로 늘렸고, 외교관들의 페르시아어 훈련을 강화시켰습니다.

니콜라스 번스 국무부 차관은 워싱턴포스트와의 회견에서 아랍에미리트 등 이란 인접국의 미국대사관에 이란 문제를 전담하는 외교관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이란의 민주주의를 진작한다는 목표 아래 올해 예산에서 7천5백만달러를 책정했습니다. 이 돈은 이란 내 반정부 세력과 비정부기구들에 대한 지원 및 미국의 소리 방송의 대이란 방송 연장에 사용됩니다. 대 이란 방송은 현재 하루 1시간에서 다음달 부터 4시간으로 크게 늘어나게 되며, 국무부는 궁극적으로 이란을 겨냥한 온종일 방송을 실시한다는 방침입니다.

<엠씨> : 그렇지만 대 이란 전략이 부쉬 행정부가 의도한 대로 잘 될 수 있을까요. 당장 유엔 안보리에서 이란을 제재하겠다는 계획만 해도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비협조로 순조롭지 않아 보이는데요.

== 그렇습니다. 우선 러시아는 우라늄 농축을 통한 이란의 핵 계획과 관련해 농축을 러시아에서 할 것을 제안해 놓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재를 서둘 게 아니라 시간을 갖고 협상을 벌여나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또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석유수출국기구 (오펙)의 최대 석유 수출국인 이란에게서 석유를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제재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미국 국내적으로도 이란과 적극 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전한데다 이라크 문제와 관련한 여론의 지지도가 바닥이어서 부쉬 행정부가 이란 문제와 관련해 미국인들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밖에 이란의 반정부 세력을 지원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현재 이란 내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은 반대의 뜻을 밝히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들을 지원할 경우 이란은 인권운동가들을 미국 정부의 비밀요원으로 취급해 탄압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란 정부는 지난해 4월 미국에서 열렸던 인권 관련 회의에 참석했던 이란인 2명을 지난달에 구속했습니다. 이란 당국이 회의에 참석한 지 거의 1년이 지난 시점에 이들을 구속한 것은 미국의 정책에 맞선 조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