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위폐 정보교환을 위한 북한과 미국간의 비상설 협의체 구성 등 북한의 제의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이라고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그러나 북한이 북핵 관련 6자 회담 밖에서 조건을 만드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조건 없는 6자회담의 조속한 복귀를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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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7일 뉴욕에서 가진 미국 관리들과의 접촉에서 4가지 사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긍융 제재 해제, 위폐 문제 검토를 위한 북-미 간의 비상설 협의체 구성, 북한에 미국 은행 구좌 개설을 제공할 것, 그리고 위폐를 식별할 수 있는 기술적 도움을 북한에 제공해달라는 것이 그 요지입니다.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8일 하원 외교 국제 관계 위원회의 청문회를 마친뒤 기자들에게 “미국은 북한의 제의에 대해 생각해 볼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7일 가졌던 북미접촉이 건설적이고 매우 실용적이었다고 말하고 그러나 북미 접촉은 미국의 금융 체제를 보호하기 위한 법제도를 설명하는 자리이지 정치적 해결을 위한 협상의 자리는 아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미국 당국이 애국법 311조에 근거해 일부 은행들에 대해 제재 조처를 취했으며 북한과 관련된 방코 델타 아시아 (BDA) 은행은 그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중동이나 동유럽의 은행은 북한과의 금융 관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북한은 이를 6자 회담과 혼동해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해 작년 9월 회담에서 발표한 공동 성명의 진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미국을 포함해 다른 5개국은 조건 없이 회담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또한 6자 회담은 미북간의 상호 신뢰 구축을 쌓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며 북한이 어떤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싶거나 질문, 혹은 요구사항이 있으면 6자 회담장에 나와 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청문회를 주최한 하원 국제 관계 위원회의 짐 리치 동아시아 태평양 소위원회 위원장은 미국과 북한의 의사소통에 분명한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적절한 대응책으로 워싱턴과 평양에 연락 사무소 설치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짐 리치 의원은 6자 회담이 마치 소멸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하고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하며 그 일환으로 한반도 영구 평화 체제를 위한 협상을 검토하고 힐 차관보등 고위급 인사를 평양에 보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그러나 힐 차관보는 북미 양자 회담 제의에 대해 북핵 문제가 북미간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현안인 만큼 당사자인 지역 국가들이 함께 협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고위 인사의 평양 방문 등 북미 양자 회담은 자칫 6자 회담의 의미를 훼손하고 북한의 의도대로 양자 협의 체제로 전환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무엇보다 6자 회담의 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그러나 북한과 접촉하는 방식과 장소 선정은 매우 전술적일 수 있기때문에 최선을 다해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해 향후 6자 회담 진전에 따른 평양 방문의 가능성도 열어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