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국제부녀절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자본주의 사회 여성들이 사회악의 희생물이 되고 있고, 여성들은 인간의 초보적인 권리마저 무참히 유린당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방송은 자본주의 사회 여성들이 살인, 가정폭력 등 각종 범죄행위의 희생물이 되고 있고, 남자들에 비해 노동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을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이 기사를 접한 한국 내 탈북 여성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97년에 입국한 김민정 씨는 “범죄로 인한 피해는 어느 사회나 안고 있는 문제”라면서 “북한 사회 또한 이 문제를 비껴갈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씨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들의 권리가 유린당하고 있다는 북한 측의 주장에는 다음 말로 입장을 대신했습니다.

[김민정] “제가 남한에 와서 가장 먼저 느낀 게 이 사회는 참 여성들한테 걸 맞는 굉장히 여성들을 위해서 생겨난 사회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가정적으로 여자들이 힘을 들여서 할 일이 없어요 별로..” 북한 세포비서 출신인 유영희(가명, 2001년 입국)씨도 “북한에서 책에서 배울 때는 자본주의 사회가 그랬다 했는데 한국에 와서는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유영희] “지금 내 대한민국에 와 보니까 여성의 자유가 오히려 북한보다 더 많습니다.” 김민정 씨는 “북한 당국은 다른 나라를 평하기 전에 자국 내의 여성들의 인권에 대해서 보호할 줄 알아야 된다”면서 “자본주의 사회에 대해서 북한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고 비난했습니다.

[김민정] “북한에서 감히 자본주의 사회에 대해서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 여성들을 혹사하고 집에서 쉬고 있는 여성들마저 그냥 놔두지 않고 농사철 되면 농사일에 끌어내고 온갖 노동에 충성의 외화벌이 군중외화벌이에 다 동원시키잖아요. 어린 아이 몫까지 해가지고. 그런 걸 볼 때 북한 사회는 결코 자본주의 사회에 대해서 그런 것을 말할 자격이 없는 것 같애요.”

유영희 씨는 한국은 “여성이 자유롭게 창조적인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는 객관적인 조건이 허용된 나라”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다고 실태를 전했습니다. 또한 그는 북한에 여맹(조선민주여성동맹)이라는 여성단체가 있지만 “여성의 권익보단 체제에 복종하고 순종만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국제부녀절을 맞아 “북한에서도 여성들의 권익을 위해 활동하는 참된 여성단체가 나올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유영희] “북한 땅에는 여성 조직이 자기들의 활동을 넓힐 수 있는 그런 객관적인 권리가 없고 오직 체제에 복종되는 것밖에 없기 때문에, 여성들이 여성으로서의 삶과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여성단체가 진정 여성의 자유를 위해서 조직하고 활동할 수 있는 이런 객관적인 자유가 보장돼야지..”

한편 한국에 입국한 탈북 여성들 중에는 국제부녀절이 되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모임은 서울 강서구, 양천구, 노원구 등 탈북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 탈북 여성을 중심으로 꾸려지는 데, 북한에서처럼 친구들끼리 돈을 조금씩 추렴해 음식을 장만해 함께 먹고 이야기도 나누고 노래방도 가는 등 하루를 보냅니다. 모임을 지원하고 있는 탈북인연합회 장인숙 회장의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장인숙] “북한 고향도 그리고, 서로서로간의 화합도 다지고, 앞으로 새로운 일이 있으면 일 잘하자고 승리를 다짐하자는 그런 의미에서 모임도 하고..” 장 회장은 북한과는 달리 한국에서 맞는 부녀절은 자신의 의사에 따라 모일 수 있고,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으며, 서로의 아픔을 끌어안을 수 있다고 비교했습니다.

[장인숙] “여기서는 또 정말 자기 흉금을 다 털어놓고 말하지만 북한에서는 그런 데 가서라도 찬양이라든가 사상성 위주로 말만 해야 되는데 여기서는 그게 아니고, 그 다음에 다른 게 있다면은 우리가 서로 애환을 가지고 있고 우리 서로가 고향을 그리면서 있기 때문에 그런 마음을 달래는 의미에서 뜻이 깊다 할까.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명절이라고 할까, 그런 점에서 의미가 다르지요.”

지금까지 서울에서 보내드린 탈북자 통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