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과 중국인들의 교육열이 다시 한번 미국사회에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유력지인 뉴욕 타임스는 21일 극심한 교육 과열 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과 중국에서 좋은 교육 환경을 찾아 미국으로 이주하는 가정들이 늘고 있다며, 특히 학군이 높은 도시 외곽 지역이 이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영권 기자로부터 아시아 이민자들의 새로운 이민 추세를 알아보겠습니다.

김: 뉴욕타임스 신문은 21일 ‘먼 동방의 스트레스; 롱아일랜드가 해결책’이란 제목으로 한국과 중국계 이민자들의 새로운 이민 풍속을 전했습니다. 이들 이민자들의 정착지가 과거 도시 중심에서 점차 도시 외곽에 위치한 롱아일랜드와 같은 부유층 거주 지역으로 바뀌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자녀에 대한 뜨거운 교육열이 있다는 것입니다.

뉴욕 타임스는 뉴욕시 동부에 위치한 롱아일랜드 나사우 카운티의 그레잇 넥 (Great Neck)시를 예로 들며 지난 10여년간 이지역에 한국과 중국 이민자들이 급증해 현재 4만여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이 지역이 뉴욕과 가깝고 한국과 중국인 상권이 발달한 뉴욕의 플러싱 지역에 근접해 있어 생활이 편리하다는 이점도 있지만 이민자들이 이 지역을 가장 선호하는 이유는 좋은 교육 환경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앵커: 한국에서도 좋은 학군, 또 유명한 학교를 찾아 서울 강남이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부모들이 많은데….그런 경향이 이민 정착지 선호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군요

김: 그렇습니다. 그레잇 넥은 지역 최고의 학군 가운데 하나로 많은 졸업생들이 하버드 등 미국 최고의 명문대학에 진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유명세 때문에 플러싱 등지에서 이주하는 기존의 이민자들도 있지만 최근 몇 년동안 한국과 중국 이민자들이 곧바로 이 지역에 정착하는 비율 역시 급증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이런 추세때문에 현재 그레잇 넥 학생의 20 퍼센트가 아시안이며 지역 명문인 그레잇 넥 남부 고등학교는 30 퍼센트가 아시안들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비단 그레잇 넥뿐 아니라 뉴저지 북부와 시카고, 보스턴 외곽지역에도 역시 한국과 중국 이민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곳 워싱턴 인근 북버지니아주의 패어팩스 카운티나 메릴랜드의 몽고메리 카운티 역시 비싼 집값과 물가에도 불구하고 교육 환경이 좋다는 이유로 한국과 중국 이민자들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앵커: 과거에는 주로 이민자들이 집값이 비교적 싼 도시 중심가에 정착을 했었는데요. 경향이 많이 달라졌다는 얘기군요.

김: 그렇습니다. 뉴욕 타임스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지난 40여년간 아시안 이민자들의 경향이 크게 3단계로 분류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1단계는 1970-80년대 타이완과 홍콩 이민자 물결, 2단계는 1990년대 한국과 중국 유학생들의 정착 증가, 그리고 3단계는 최근의 추세로 남한과 중국의 경제 부유층들이 자녀의 학업을 위해 이주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한국 부모들의 자녀들에 대한 교육열이야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인데 중국 부모들도 만만치 않은 것 같군요.

 김: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어느 나라나 부유층에서는 자녀들에 대한 교육열이 높기 마련이라며 중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최고 상류층은 자녀들을 위해 가정 교사를 고용하는 등 열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뉴욕 타임스는 한 중국인 이민자 가정을 소개하며 자녀가 방과 후 피아노와 가라데 등 무려 5개의 과외를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아시안 이민자 부모들의 과도한 교육열이 지역 사회의 교육 환경까지 바꾸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녀를 명문대학에 진학시키기 위해 과외를 선호하는 아시안 부모들의 영향으로 그레잇 넥 지역에만 미국의 대학 수학 능력 시험인 SAT, 그리고 에세이를 가르치는 사립 학원들이 12개나 들어서 경쟁을 벌이고 있고, 음악, 무술 학원 들도 덩달아 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인 사회 일각에서는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피해 미국으로 이민을 왔으면서 오히려 자녀에게 더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