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숙] “돈을 뜯어 먹고 남의 일을 해준 것도 아니고 제 집안 제집 식구를 데려오는데 지금 돈 준 것, 돈 줬잖아요. 남의 일 해가지고 (돈을) 뜯어 먹은 것도 아닌데 이 사람들 브로커로 보거든요. 전문적으로 일도 안하고 이랬다고 그래....”

서울에 살고 있는 탈북여성 전경숙(가명, 2005년 입국)씨는 자신의 삼촌을 데려오려다 출입국관리위반법으로 체포되어 12일 부산해양경찰서에 구속된 남편 김정훈(가명, 48세, 2005년 한국 입국)씨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억울함과 안타까움을 토로했습니다.

남편의 체포 소식을 듣고 최근 부산까지 내려간 전경숙 씨에게 부산해양경찰서 측은 ‘범죄사실’이라고 적힌 문건을 전달했습니다. 범죄사실에는 김정훈 씨를 “탈북자로 국내에 입국하여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여 특별한 직업 없이 체류하며 밀입국알선책으로 활동한 자”로 적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국민이 대한민국 밖의 지역으로부터 입국하고자 할 때에는 유효한 여권 또는 선원수첩을 가지고 출입국심사를 받아야 함에도 탈북자 원성국(가명, 2006년 1월 19일경 탈북, 66세)씨를 입국심사 없이 국내로 밀입국’시킨 혐의로 김정훈 씨를 구속했습니다. 하지만 전경숙 씨는 “가족을 데려오는 것도 죄가 되느냐”면서 “단 한건의 사건 그것도 가족을 데려오려 했던 남편을 경찰이 브로커로 단정 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전경숙] “그러면 뭐 그런 건이 다른 건이 또 있어 가지고 애 아빠가 그랬다면 모르겠는데 이 건가지고 사람을 브로커로 단정하고 이렇게..”

전 씨는 “남편은 하나원에서 나오자마자 일을 시작했지만 간도 좋지 않고 탈장 등으로 앓고 있어 중도에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것도 문제가 되느냐고 항변했습니다.

[전경숙] “약국에서 약 다리는 일 했어요. 그러다가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아파가지고 약국 그만두고 집에서 치료받고 있었거든요...”

한편 전 씨가 삼촌 원성국 씨의 탈북 소식을 들은 것은 올해 1월 19일 경, 삼촌의 연락을 받은 전경숙 씨는 1월 27일경 중국을 방문해 삼촌을 만났습니다. 당시 원씨는 뇌혈종을 앓고 난 후라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방금 있던 일도 잘 기억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전경숙] “그러니까 큰 아빠가 금방 있었던 일도 잘 기억도 못하며 그리고 어쨌든 사람이 정상과는 좀 다르지요. 그리고 또 감기도 오고 뭐 어쨌든 늙으시니까 검진은 그때까지 못해봐서 제가 딱 봐서 무슨 병인지는 모르겠는데 엄청 힘들어 하시는 거예요.”

다시 삼촌을 북한으로 돌려보낼 수 없었던 전경숙 씨는 남편과 상의해 한국으로 모셔올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국행을 모색하던 중 제3국을 통하거나 중국내 대사관 진입도 고려했지만 위험하다는 정보를 들었고, 또 고령이시고 건강 또한 좋지 않은 삼촌을 생각해서 먼 길을 가거나 모험을 시도하기도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렇게 망설이던 중 지인을 통해 그래도 배를 타고 가는 것이 안전하다는 말을 듣고 배를 이용하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전경숙 씨는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해 배를 이용한 것이 죄가 될지는 몰랐다”면서 가족을 데려오려 했던 남편에게 선처를 베풀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현재 원성국 씨는 경찰 등 합심조에 의해 탈북 및 밀입국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김정훈 씨는 부산 검찰청에 송치된 상태입니다. 전경숙 씨는 아버지가 계시지 않아 큰아버님을 대신 모셔오려 했던 일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며 한숨을 내 쉬었습니다.

[전경숙] “여기 오면, 그리 늙으신 분이 이제 뭐 부자가 돼서 뭐해요. 그냥 그저 마음 편히 사시면 돼 잖아요. 그래가지고 우리가, 예이 그러면 그저 이왕 이런 게 모셔오자 이래가지고 결심하고 모셔왔는데 지금 이렇게 됐어요.”

한편 김정훈씨 문제를 돕고 있는 숭의동지회 최청하 사무국장은 탈북자들이 합법적인 방법으로 한국에 입국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합니다.

[최청하] “여기에 탈북 주민들이 지금 많이 들어오는데 탈북주민들이 들어오는 통로라는 게 아주 사선을 일으키는 길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탈북 주민들이 정당한 방법으로 여권을 발급 받아가지고 여기 온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고 현재까지도 그런 실례가 없는 거고, 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밖에 들어오는 방법이 없습니다.

최 국장은 실정법을 위반했다고 해서 김정훈 씨를 구속한다면 사실상 탈북자들의 입국 통로를 막는 것과 같다며 이번 사건으로 탈북자들의 한국 입국이 위축될 것을 우려했습니다.

[최청하] “이 밀입국 방법이라고 그래서 이걸 뿌리치고 구속 시킨다면 앞으로 탈북자들의 통로가 막혀야 된다는 이런 이론인데 이건 저희 생각에는 부당한 논조라고 생각됩니다.”

김정훈 씨가 비록 실정법을 어겼지만 탈북자들의 현실적인 조건과 또한 그동안 한국 정부가 ‘남한행을 원하는 탈북자들은 전원 수용한다’는 것을 정책방향으로 설정해오고 있는 만큼 선처가 필요하다는 게 탈북자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보내드린 탈북자 통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