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국이 참여하지 않는 대북 경제제재는 거의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한국은행이 밝혔습니다. 한국은행은 또 북한 경제는 중국이 없었다면 2000년 이후 줄곧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은행 산하 금융경제연구원은 13일 발표한 `북-중 무역의 현황과 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난 2000년에서 2004년 사이에 북한의 대중국 교역이 매년 평균 30%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2004년에는 북한 전체 무역의 39%를 차지하는 등 북한 경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과 중국의 이같은 무역 증가는 2000년 이후 북한의 경제성장률을 매년 약 3.5% 증가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간 중 북한의 평균 경제성장률이 2.1%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과의 무역이 없었을 경우 북한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2000년 1.3%, 2001년 3.7%, 2002년 1.2%, 2003년 1.8%, 2004년 2.2%를 각각 기록한 반면 북-중 무역이 북한의 경제성장에 기여한 정도는 2000년 3.8%, 2001년 6.2%, 002년 0.9%, 2003년 4.3%로 나타났습니다.

북한과 중국 간 양자무역은 지난해에 기록적인 액수인 16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한국무역협회는 밝혔습니다. 북한의 남한과의 무역 규모 역시 계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2005년에는 50% 이상 늘어나면서 10억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반면 북한과 일본의 교역은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북한 경제의 대중 의존도 심화는 중국이 의도했다기 보다는 북한의 취약한 생산과 중국 상품의 싼 가격, 지리적 인접성, 관세감면 혜택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한국은행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 중국은 앞으로도 고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따라 무역과 투자를 통해 북한의 경제회복과 시장화를 촉진시킴으로써 대중 의존도를 더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북한 시장에서 거래되는 생활필수품의 80% 가량은 중국산일 정도로 북-중 무역이 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입니다. 보고서를 발표한 금융경제연구원 동북아경제연구실의 이영훈 과장은 "북한은 국가재정 고갈로 인해 과거에는 무역에 종사하지 않았던 기업과 기관들 마저 중국과의 무역을 통해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있으며, 국가상점망의 와해로 인해 이들을 통해 수입되는 물품들이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과장은 이에 따라 "중국이 참여하지 않는 대북 경제제재는 실질적 효과를 얻을 수 없을 뿐 아니라 북한의 대중 의존도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 과장은 또 "한국 정부는 남북 경협의 방향과 실천방안을 새롭게 마련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한국과 중국 간의 높은 상호 경제의존도를 활용해 한국-북한-중국 3자 간 경협방식을 통해 상호이익 증대를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북한 경제에 대한 중국의 커가는 영향력을 경계하면서 한국 정부는 북한을 시장경제로 전환하도록 부추기고 동시에 무역과 투자를 확대해 북한이 경제적으로 안정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