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관계자들은 올해도 아시아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현안은 중국의 부상과 북한 핵 문제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의회 관계자들은 그러나 미 행정부는 아시아 지역의 역동적인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06년의 아시아에 대한 미 의회의 시각'이란 주제로 6일 워싱턴의 보수성향 연구소인 헤리티지재단에서 열린 세미나 내용을 자세히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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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세미나에서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두 가지 주목할 만한 의회의 시각이 제기됐습니다. 북한 핵 문제는 사실상 해결이 불가능한 일이란 주장과, 한국은 점점 더 미국에서 멀어져 중국의 영향권으로 흡수되고 있다는 우려가 그것입니다.

먼저 프랭크 자누지 상원 외교관계위원회 전문위원은 북한 핵 문제를 예로 들면서 미국은 한반도 문제의 해결을 사실상 중국에 떠넘긴 상태이며 그 결과 현 상황은 미국에게는 최악의 결과에 가깝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도 행정부와 의회 모두 한반도 문제에 대해 책임지려 하지 않다는 게 자누지 위원의 지적입니다.

자누지 위원은 부쉬 행정부는 4년 전부터 북한의 핵 계획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말은 많았지만 행동은 없었다면서 결국 이런 와중에 북한은 이 기간 중 핵 능력을 5배 가량 확장했다고 말했습니다.

자누지 위원은 북한은 부쉬 대통령 취임 시점에 1~2개의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 때보다 30~40 킬로그램 더 많은 플루토늄을 확보했다고 말했습니다.

자누지 위원은 북한 핵 문제 해결과 관련해 생각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으로 봉쇄와 포용이 거론되지만 이는 한계에 봉착해 모두 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며 따라서 이 문제는 해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자누지 위원은 북한은 제2의 이라크가 되지 않기 위해 핵무기가 필요하다는 전략적 판단을 했다면서 이 때문에 북한 스스로의 시각에 중대한 변화가 없는 한 봉쇄나 포용을 통한 해결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자누지 위원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 결과지만 전세계는 결국 핵을 보유한 북한을 상대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자누지 위원은 이와 관련해 아시아 지역 내 우방인 한국과 일본을 미국의 `자산'으로 평가하면서 미국은 이들과의 동맹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한국은 테러와의 전쟁과 이라크 파병 등 모든 면에서 긴밀한 동반자라면서 미국 정부가 이같이 중요한 동맹국의 기업인들과 학생들에게 방문 비자를 면제하고 있지 않는 것은 큰 잘못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의 데니스 할핀 전문위원도 자누지씨의 동맹강화론에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할핀 위원은 그러면서 미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에 좀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할핀 위원은 중국과 일본, 한국은 지금 댜오위타이섬과 독도 외에 에너지 문제와 관련해 분쟁을 빚고 있는 등 아시아는 극도로 불안정한 지역이라면서, 그럼에도 부쉬 대통령은 올해 국정연설에서 중국과 인도, 북한, 버마 등을 단 한 차례 언급하는 데 그치는 등 미국의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할핀 위원도 자누지 위원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부상을 지적하면서 이 문제가 미국의 아시아 지역 전반에 대한 전략을 제고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할핀 위원은 한국과 타이완은 역내 변화에도 불구하고 모든 일이 잘 될 것으로 낙관하면서 만약 뭔가 잘못될 경우 미국이 도와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더 이상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할핀 위원은 또 한국은 북한의 위조지폐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입장을 지지하는 데 있어 매우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가령 미국이 한국에 대해 비자를 면제해주는 대신 한국은 위조지폐 문제에 대해 미국의 입장을 좀더 적극 지지하는 방안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할핀 위원은 특히 한-미 관계는 현재 상호 이해부족으로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한국을 `중국의 수중으로 떨어지려 하는 잘 익은 사과'에 비유했습니다.

이날 세미나에서 의회 관계자들은 이밖에 인도의 부상과 파키스탄과 미국 간 새롭게 강화된 동맹관계, 타이와 스리랑카의 정치불안 등을 2006년 아시아 지역의 주요 관심사로 꼽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