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에서는 25일 민주당의 대표적인 진보파인 오하이오주 출신 데니스 쿠시니치 의원실이 주최하는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한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부쉬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비판하면서 북한과의 보다 적극적인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대화가 없으면 북한의 변화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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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2004년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섰던 쿠시니치 의원은 부쉬 대통령의 한반도를 비롯한 대외정책 전반에 대한 통렬한 비판자입니다. 쿠시니치 의원은 부쉬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칭한 것은 대화를 거부한 것이며, 또 수많은 핵무기를 갖고도 계속 새로운 핵을 제조하고 있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핵을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세미나에서 첫 발표자로 나선 대의회 로비단체인 미국입법친우위원회 (FCNL)의 카린 리 선임연구원은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리 연구원은 현재 부쉬 행정부는 초기의 대화 거부 입장에서 선회해 외교적 수단을 통한 북한 핵 문제 해결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의회는 법률 등을 통해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카린 연구원은 의회는 행정부가 핵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기 위해 좀더 압력을 가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6자회담의 수석대표로 온건협상론자인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국무부에 지지서한을 발송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미변호사협회 한국평화프로젝트팀의 에릭 시트로킨 대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국의 역할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시트로킨 대표는 미국은 한반도 분단에 책임이 있는 나라로서 21세기에 이들이 평화와 통일을 달성하도록 하는데 독특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가령 북한과 관련해 북한을 북한인의 입장에서 보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트로킨 대표는 미국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좀더 많은 이해심을 갖고 몇 가지 조처를 취한다면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와 비핵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트로킨 대표는 이를 위해 미 의회가 한반도 평화 선언을 채택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그는 또 미 의회는 남북한 간의 정상회담을 촉구하고 유엔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끝났음을 공식 선언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시트로킨 대표는 특히 미 의회는 2000년 6월 남북한이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공동선언을 지지해야 하며 행정부는 북한과의 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북한과 관계를 맺지 않고는 진정한 의미에서 인권이나 핵 문제를 논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시트로킨씨는 아울러 자신은 남북한을 오가면서 줄곧 한국인들이 미국을 평화의 장애물로 여기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에 소재한 스크립스 대학의 정치학 교수인 토마스 김씨는 미국인들은 6.25 전쟁 이래 계속되고 있는 분단이 한국인들에게 가정적으로나 국가적으로 깊은 상처를 준 것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미국은 이같은 상처를 덜기 위한 방안으로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등 전쟁의 잔재를 제거해야 하며, 이를 통해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한반도에 새 시대를 여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교수는 한국인들의 절대 다수는 남북대화와 통일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농업 문제 전문가인 김필주씨는 지난 1989년 식량생산 증대 문제에 대한 자문을 위해 처음 북한을 방문한 이래 지금까지 60여 차례 북한을 방문하면서 식량난 해소를 위한 기술을 지원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국제농업서비스라는 이름의 비영리기구 단체 대표인 김씨는 특히 북한에 대한 비료와 씨앗, 농기계 및 농업기술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김씨는 유엔개발계획과 식량농업기구 등 대부분 유엔 기구들과 비정부단체들은 북한의 식량생산 체제를 되살리기 위한 가장 빠르고 믿을만한 방법은 농업재건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북한의 농업 재건에 대한 지원은 식량공급의 안정성 외에 장기적으로 북한의 산업과 금융 부분을 돕는 길이라면서 자신은 북한 지도자들이 경제안정에 큰 관심과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한미평화연대의 크리스틴 안씨는 한국에서는 비록 속도는 더뎌도 통일을 향한 움직임이 분명히 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안씨는 한국 내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이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면서 앞으로 보수파가 집권하더라도 이런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안씨는 이어 한국인들은 이제 더 이상 미국의 냉전적 사고방식을 받아들이기 거부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걸림돌이 되기 보다는 해결을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안씨는 미국인들, 특히 미국 언론은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일에 너무 무지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세미나 참석자들은 모두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를 위한 미국 정부와 의회의 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역할을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