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 KEDO 경수로 사업현장에서 생활했던 남한 한국전력의 한 직원이 북한에서의 보고 느낀 일을 담은 만화책을 출간했었는데요. 이 만화가 지난 23일부터 경기도 부천의 만화박물관에서 열린 전시회를 통해 새롭게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VOA 서울통신원 연결해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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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소식 서울통시북한에서 보고 느낀 일들을 2004년 ‘남쪽 손님’이라는 두 권의 만화책으로 펴낸 한국전력 도서(島嶼)전력팀 직원 오영진(36·사진)씨의 만화 전시회가 부천 만화정보센터 안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앞으로 두 달 동안이다.

VOA: 한국전력의 오영진씨가 이 만화책을 출간한 분이지요?

서울:그렇습니다. 오영진씨는 지난 2000년 3월부터 이듬해인 2001년 8월까지 함경남도 금호 원자력 건설본부에 파견돼 북한 경수로 건설공사를 하기 위해서 548일간 북한에서 체류했었는데요. 남한사람들의 북한 적응기라고 할까요....

북한주민들과의 생활에서 비롯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지난 2004년의 두권의 만화책을 출간했었는데. 23일부터 부천에 있는 한국만화박물관에서 개인전시회를 열고 있는데요. 만화에 실었던 원화 15점을 전시를 하고 있어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대학에 다닐 때부터 만화활동을 해 왔다는 오씨가 자신의 특기를 살려 특별했던 북한생활을 의미를 담고 싶었다고 합니다. 한국전력 사업처 오영진씨입니다.

"거기 가서 지내면서 생활하다 보니까 북한의 실상에 대해 알릴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에 만화작업을 하게 된 것입니다. "

VOA: 보통 만화의 ‘원화’라고 하면 한 장의 그림에 여러 가지 상황과 의미를 부각시키지 않습니까? 이 원화들이 에피소드 형식으로 표현되어 있다구요?

서울: 당시 오씨와 함께 근무했던 40여명의 남한사람들과 북한 주민들과의 생활이 농축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을 텐데요. 남과 북이 갈라져서 살아온 동안 빚어진 사상과 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에피소드를 만화화했다고 전했습니다.-

"그 속에는 남한사람이 이해 못하는 북한의 풍경에 대해서 그린 것도 있고 북한사람들의 남한사람들에 대한 오해로 비롯된 일. 북한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이런 것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서울: 오씨와 동료들이 북한에서의 생활을 시작하면서는 흔히 culture shock이라고 하는 문화적 충격을 겪었다고 합니다. 북한의 한 여자아이가 그들이 탄 남한 자동차를 발견하고 손으로 남동생 눈을 가리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무의식적으로나마 ‘남한은 해롭다’는 교육을 받아 왔다는 생각에 씁쓸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 북한주민들과의 친해지는 과정에서의 황당했던 순간, 감격했던 시간들을 담아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았던 북한주민들과 이웃이 되어가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남쪽 손님하고 빗장열기’가 이 만화의 제목입니다.

"처음에는 남쪽손님이라는 의미는 처음에는 같은 민족이지만 남쪽사람이 북한에 갔을 때 손님의 입장에서 낯설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것이구요. 거기서 지내다 보니까 이제 어느 정도 그쪽 사람들을  이해하고 되고 그래서 마음의 빗장을 열어가는 과정이었다고 해서 빗장열기라고 지었습니다. "

서울: 오씨의 만화를 본 사람들을 ‘새롭다.. 신기하다 ..재미있다’ 이런 반응이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북한 공산당, 괴뢰정부, 꼭두깍’ 이런 생각을 가지고 바라봤던 북한 사람들과 남ㅎ나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는 느낌 . 아~ 같은 한민족이구나‘ 새삼 깨달았다는 반응이었다고 전했습니다

VOA: 2000년 8월이라면 남북정상이 평양에서 만난  직후라고 할 수 있는데요. 북한사회 깊숙이 장기간 북한사람들과 생활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일이지 않습니까?

서울: 물론입니다. 경수로 사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었는데요. 당시 김포국제공항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다시 평양으로 함경북도로 비행기를 갈아타고 차로 5시간을 가야 도착할 수 있는 건설현장에서의 생활이 결코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북한도 당시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고 난 뒤 ‘고난과 행군의 시기’라고 하는 먹고 살기 힘든 때였고 한번 가면 3개월이 지나야 남한으로 올수 있었기 때문에 가족들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VOA: 남한사람들이 북한생활에 적응하면서 겪은 이야기들 .. 오영진씨의 만화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있는지 궁금하네요.

서울:만화책을 읽을때 그렇지 않습니다. 혼자 웃기도 하고. 심각해지기도하고, 이야기와 그림 속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게 되는 데요. 만화 속 북한생활도 그랬습니다. 오영진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로 북한의 우체국 통신소에서 김정일 위원장 우표를 사던 일을 꼽았습니다.

"김정일 우표 얼마냐 했더니 그쪽에서 판매하는 봉사원 동무가 굉장히 정색을 하면서 저한테 막 추궁을 하더라구요. 어떻게 국방위원장이름을 호칭 없이 함부로 부르느냐하면서 그러니까 그런 것 들이 저희하고는 다른 면들이지요. 저는 진땀을 막 뺐어요. 죄송하다고 하면서"

서울: 또 자동차를 타고 시골길을 지나면서 경적을 울렸다가 난감했던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는데요. 지금은 웃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당시는 아주 심각했었다고 합니다.

VOA: 경적을 울렸다가 ‘총폭탄’을 선언받기도 했다는 이야기 말인가요?

서울: 그렇습니다. 북한식 표현이기 때문에 남한사람들에게는 잘 와닿지 않지만 ‘총’도 그렇고 ‘폭탄’도 그렇고 위험하고 무서운 무기이기 때문에 그 만큼의 벌이라고 할까요. 화가났가도 할까.. 그런 의미인 것 같습니다. 북한에서는 자동차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경적소리를 내는 경우가 없었는가 봅니다. 때마침 길에 한 행인이 지나가고 있었는데 좁은 길이라 비켜달라는 의미에서 경적을 울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노동자가 자존심을 건드렸다면서 ‘총폭탄’을 선언하겠다고 하면서 사무실을 찾아와 항의했다고 합니다.

"당신이 앞에 지나가는데 차를 경적을 안 울리면 어떻게 하느냐 했더니.. 그 분이 그러더라구요. 차를 세워놓고 비켜달라고 하고 차로 지나가면 될 것 아니냐 하더라구요.~~ 저희하고는 남쪽에서는 그렇게 안하다 그랬었지요... "

서울: 그 외에도 스텐으로 된 만두찜기를 가져 갔다가 북측 세관원들이 위성안테나가 아니냐며 반입금지 물품을 가져왔다며 압수당하기도 했는데요. 나중에 돌려받아 어렵게 쪄 먹은 냉동만두의 맛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특별했다고 합니다.

VOA: 만두찜기라 그렇게 안테나처럼 생겼나보지요?

서울: 가정에서는 흔히 사용하는 것인데요. 요즘은 내열 플라스틱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가스버너에 바람막이처럼 생겨서 접었다 펼 수도 있고 구멍이 뻥뻥 뚤려 있는 중심에 볼록한 침을 손잡이로 쓰기도 하는데 이 모양이 접시안테나와 비슷해서 생긴 황당한 에피소드였는데 이 상황도 코믹하면서도 씁쓸한 만화의 한 장면으로 그려낸 것입니다.

VOA: 평양이라든가 개성. 금강산 등은 남한사람들도 많이 가보기도 했지만, 함경북도라면 아직도 낯선 곳이지요?

서울: 그렇습니다. KEDO 경수로 건설장은 행정구역상 함경북도 신포군인데. 북측이 건설을 위해 들어올 남한사람들과의 접촉을 막기 위해 신포군의 일부를 잘라 ‘금호특별구역’을 만들었고 이 곳에는 3만명 정도의 농민이 살고 있었습니다. 고즈넉한 시골의 모습인데... 바다와 자연이 어우러져 아름답기도 하다가 폐허가 된 미래도시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지중해 아시죠. 지중해해 느낌이 나더라구요. 그런데 지중해인데 푸른바다 해변에 하얀 집들이 붙어 있쟎아요. 그런데 거기는 하얀 집이 아니라 판자집들이 산등성이로 쫙 붙어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지중해 같다가 아침에딱 보면은 ‘아~ 어려운 곳’ 이런 생각이 들고.. 옛날에 미래소년 코난 이라는 만화에서 봤던 폐허된 미래도시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 "

서울: 당시 생활을 지난해 10월, 책으로 엮어낸 또 다른 남한 근로자 권태면씨는 ‘북한에서 바라 본 북한’이라는 책에서 한국에서의 60년대 시골모습 그대로라며 ‘시간이 멈춘 곳’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는데요. 규정상 민가 15m 이내로는 접근할 수도 없었고, TV를 켜면 ‘김일성 수령 일대기’ 같은 사상 계몽 프로그램만 나와 적적할 때도 많아 남한 근로자들은 뜻하지 않게 먼 산 바라보는 명상가가 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북한사람들과의 생활은 남한에서의 걱정처럼 위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정치적 상황이나 이런 것을 고려해서 저희가 강금될 수도 있고 그래서 불안한 마음도 있었는데 실제 가보면 그렇지 않아도 그렇게 불안하거나 남쪽 사람들을 적대시하거나 이런 면은 일반 주민들한테는 보일 수가  없어요."

VOA: 연락도 안 되는 북한땅 깊숙이 동료나 가족을 보내는 사람들은 마음은 아무래도 불안하겠지요?

서울: 물론입니다. 그래서 당시 한국전력에서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근로자에게 신변 안전보험을 들어주기도 했는데요. 북한사람들은 위험한 대상이 아니라 너무나 순수한 사람들이었다고 말했고, 그들과의 생활이 즐거웠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오영진싸는 당시 친하게 지냈던 ‘돌격대’로 현장에 함께 근무했던 같은 연배의 ‘오반장’이 잘지내고 있는지 안부가 궁금하고 평양에서 왔던 그림 이야기도 하고 배우기도 했던 공훈 화가가 잘 지내는지 보고싶은 사람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고 말했습니다.

" 북한사름들은 자존심이 굉장히 강해요. 그래서 남쪽 사람들이 자기를 자랑하거나 남쪽이 우월하다는 것 이런 내색을 자제하고.. 북한사람들은 깔보는 듯한 것을 자제하면은  그 쪽 사람들도 쉽게 마음을 열 사람들이에요. 정이 확실히 많긴 많더라구요."

서울: 오영진씨는 북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사업이 잘 되길 바랐는데 경수로 사업이 종료되어 아쉽다고 말하면서 기회가 된다면 한국전력이 추진하고 있는 개성공단사업이나 평양 쪽에서 다시 한번 근무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경기도 부천 만화정보센터에서 열리고 잇는 오영진씨의 북한생활을 담은 만화 등이 소개되는 개인전시회는 오는 3월말까지 계속됩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