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한국 정부에 대해 북한의 불법 금융활동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서울의  미국대사관은 24일 발표한 성명에서 대니얼 글래이서 미 재무부 테러금융 및 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가 전날 한국 정부 당국자들을 상대로 한 설명회에서 대량살상무기 확산자들과 그들의 지원 조직을 금융적으로 고립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좀더 자세한 내용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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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교통상부의 당국자는 미국 측이 글래이서 부차관보의 설명 내용이 정보 관련 사안이라며 공개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었습니다. 하지만 미 대사관은 24일 글래이서 부차관보의 설명 내용을 성명을 통해 공개하는 이례적인 조처를 취했습니다. 이는 설명회 직후 한국 정부 당국자가 발표한 내용이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미 대사관은 성명에서 글래이서 부차관보는 한국에 대해 대량살상무기 확산자들과 그 지원조직에 대한 금융 고립 노력에 초점을 맞춰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체제를 더욱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또 글래이서 부차관보가 금융기관들에게 북한의 불법적인 금융위협에 대해 경고할 것을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글래이서 차관보는 특히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같은 금융기관들이 북한의 불법활동 및 다른 범죄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환경을 제공하지 않도록 신속히 실질적인 조처를 취해야 할 필요성을 한국 정부에 강조했다고 성명은 전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반응은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한국 정부는 이미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밝힌 북한의 불법활동에 대처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더이상 취할 수 있는 조처는 별로 없음을 내비쳤습니다. 반 장관은 특히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자라는 미국의 주장은 현 단계에서 사실에 입각한 것인지 여부가 분명하지 않다면서 "이 문제는 유엔 및 다른 국제기구들에 의해 검증돼야 할 주제"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위조달러화 제조와 대량살상무기 확산 의혹을 이유로 한 미국 정부의 대북 제재 조처가 북한을 더욱 고립시키면서 핵 문제 논의를 위한 6자회담을 어렵게 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불법행위에 대한 제재는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세계 굴지의 은행인 크레디 스위스 그룹은 23일 핵을 개발 중인 이란과 시리아의 상황을 감안해 이들 국가와의 신규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이같은 방침이 북한에도 적용된다고 발표했습니다. 국제 금융업계는 스위스 은행의 이번 조처를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하면서 북한에 대해 조처를 취하는 국가가 더 늘어날지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그동안 미국이 주도하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 (PSI)에 참여하기를 거부했던 방침을 바꿔 부분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PSI는 육상과 해상, 공중에서 대량살상무기 관련 물질 및 부품을 수송하는 선박과 차량, 항공기에 대해 검문, 검색을 통해 나포한다는 구상으로 사실상 북한을 겨냥한 조처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앞으로도 PSI에 정식으로 참여하지는 않되 한-미 간 군사훈련에 대량살상무기 차단훈련을 포함하고 PSI 활동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듣는 한편 역내 차단훈련에 참관단을 파견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