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지도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지난 수년 간 북한이 중국에 요청했던 경제지원이 늦어지고 있는데 대해 이를 가속화해 줄 것을 거듭 당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이 밝혔습니다. 현재 한국의 경남대학교 총장으로 2000년 역사적인 남북한 정상회담 당시 통일부 장관을 지낸 박 재규씨는 17일 이곳 워싱턴에 있는 민간 정책연구소, 우드로 윌슨 국제센터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북한 핵 문제 등 광범위한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현장을 다녀온 윤국한 기자가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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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은 `2000년 이후의 북한, 그리고 남북한 관계 전망'이란 제목의 이날 강연에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의 경제개혁과 6자회담 등 현안에 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박 전 장관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해 경제적 배경에 무게를 두면서 아울러 6자회담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6자회담에서 합의문을 내놓고도 현재 이것이 중단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회담을 빠른 시일 안에 재개하도록 후진타오 주석이 설득했을 걸로 봅니다."

박 전 장관은 특히 김 위원장이 언론 보도대로 중국 남부의 산업시설을 둘러봤다면 이는 북한이 중국을 본따 시도한 나진, 선봉과 신의주 등의 경제특구가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중국 측의 협조를 얻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남북한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해 김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 관계자들을 만난 바 있는 박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은 자신에게 여러 차례 북한의 체제도 살고 경제도 회복시킬 수 있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박 전 장관은 그러나 북한의 경제개혁 효과는 투자자본 고갈과 전력 등 에너지난 및 원료 부족 등으로 인해 심각하게 제약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6자회담과 관련, 박 전 장관은 북한은 핵 문제 타결로 잃을 것 보다는 얻을 것이 더 많다면서 북한도 미국과의 대화가 자신들을 이롭게 할 것임을 알고 있으며 이런 맥락에서 대미 협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박 전 장관은 핵 카드를 버리고 그 대가로 안전보장과 경제 지원을 받으려는 북한의 바람은 진지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지난 9월 합의한 6자회담 공동선언은 북한의 진정한 필요와 희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전 장관은 북한은 안전을 보장받고 경제 재건을 가속화하기 위해 미국과의 평화공존과 관계정상화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박 전 장관은 또 한국 정부의 대북한 전력 지원 제공 발표를 사례로 들면서 한국은 이제 북한 핵 문제 해결과 관련해 과거와는 달리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입장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 전 장관은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일은 한국 정부가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면서 공개적으로 북한을 편드는 것을 피하는 것이라면서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견해차를 해결하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전 장관은 한국과 중국의 점증하는 관계개선이 한-미 관계에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일부 있지만 한-중 두 나라 간 협력은 정치, 군사 분야 보다는 경제 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한국에서는 지난 반세기에 걸친 한-미 동맹관계를 더욱 굳건히 해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인 만큼 이런 우려는 곧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전 장관은 한-미 동맹관계는 한반도와 안정과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하는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