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국국제학교 진입을 시도하다 베이징 공안당국에 연행된 탈북 여성 김춘희 씨가 수면제 25알을 먹고 이틀간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었다고 김씨의 사촌언니 이순영(가명,32세)가 19일 전했습니다.

[인터뷰1.이순영] “예, 강한수면제, 원래 반 알씩 먹어야 된다는 것을 스물다섯 알을 다 먹었다는지 그래요.” 이순영 씨는 이 소식을 17일(토요일) 저녁에 동생의 통역을 맡았다는 중국인 통역관에게서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동생이 북경의 한국국제학교에 진입할 당시 몸에 지녔던 수면제를 공안에 연행되자 삼킨 것 같다"며, 울먹였습니다.

통역관에 따르면 김춘희 씨는 수면제를 삼킨 후 이틀 동안 의식불명 상태였고, 5일이 지나서야 겨우 말을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의식이 돌아오자마자 김춘희 씨는 단식을 하며 저항하고 있지만 병원 측에서 강제로 링켈을 통해 영양공급을 하고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인터뷰2.이] “공안국 잡혀가지고 약을 먹고 닷새 동안은 병원에서 링겔을 맞고 액체 달고 (통역원이) 통역을 못했대요, 심문을. 그리고 (동생이) 단식에 들어갔대요 지금. 그런 걸 통역이 계속 그랬대요. ‘필요없다 여기선 마취약 넣고 링겔 놓고 살리니까 그러지 말고, 몸을 버리지 말고 먹으라 먹으라’ 하니까, ‘(동생이) 않먹겠다’고 그래서 강짜로 마취약 놓고 링겔을 달고 한다고 병원에서, 자기가(통역관) 지금 출장나왔는데 해남도에 출장나왔는데, 자기가 (동생이) 병원에 있는 것까지 보고 왔다.”

이 씨에 따르면 통역관은 “중국 공안에서 조선말 통역이 필요할 때 동원되는 사람” 같다고 합니다. 통역관이 이순영씨와 통화를 하게 된 것은 “한국에 있는 언니한테 꼭 연락을 해 달라”는 김춘희 씨의 부탁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이순영 씨는 말했습니다.

[인터뷰3.이] “이 분은 통역하던 과정에 (동생에게) ‘부탁할 게 없나’ 그러니까 그 동생이 내 연락처를 대줬더라구요. 언니한테 연락 좀 해 달라고, 자기가 이런 상황이고, 언니 보고 살려달라고, 좀 연락 해달라고.” 이순영 씨는 통역관이 “(동생은) 초보적인 심문이 끝난 상태지만 몸이 너무 좋지 않기 때문에 북송시키려면 한달 정도 걸릴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불안해 했습니다.

[인터뷰4.이] “심문은 초보적으로 다 끝났는데 지금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다시 조금 할 거래요. 근데 처음만큼은 안 하고 이제는 밝혀졌잖아요. 북한 사람이라는 게. 그 다음에 끝이래요. 인차 처리한대요. 아마 몸이 안 좋아서 한 달 걸릴 것 같다 이러더라구요. 원래 그 보다 더 빠를 수도 있대요.” 통역관은 이순영씨에게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안타까운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인터뷰5.이] “어떻게 보면 자기가 다시 얼굴 못 볼 지도 모르겠다고 크게 도움 못 줘서 미안하다고 그러더라구요.” 또한 통역관은 북송되기 전에 최선을 다해보라며 이순영 씨를 격려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6.이] “후에는 북송되면 나한테 연락을 해줄 수는 있대요. 근데 이왕이면 최선을 다해보라 그런 말을 하더라구요.” 현재 이순영 씨는 사촌동생 구명을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서울에서 열렸던 <북한인권국제대회>에서는 대회에 참석한 언론들에 보도자료와 인터뷰를 통해 동생의 급박한 상황을 전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의 도움을 받아 미국 북한인권특사에게 이메일로 서신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북경 주재 한국영사관에도 이틀에 1번씩 전화를 하고 한국 외교통상부에도 몇 차례 찾아가 동생의 구명을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이순영 씨는 현재까지 외교부에서 ‘노력하고 있다. 좋은 소식은 없다’는 답변 외엔 별 다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주에는 외교통상부장관에게 동생의 구명을 호소하는 편지를 발송했다고 합니다. 이순영 씨는 “동생을 꼭 살려달라”며 인터뷰 중간중간 거듭 부탁을 했습니다.

이순영 씨의 사촌동생 김춘희 씨는 지난 11월 30일 1차로 중국 다롄(大連)시 한국국제학교에 진입했다 쫓겨난 뒤, 수면제 30알을 품고 12월 2일 베이징(北京) 주재 한국국제학교에 2차로 진입했다가 중국공안당국에 체포된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보내드린 탈북자 통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