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홍콩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 (WTO) 회의를 앞두고 일부 아시아 국가들은 자유무역 협상이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실망하고 있습니다. 협상의 주요 걸림돌은 농산물 시장접근 문제입니다. 전문가들은 부자 나라들이 농산물에 대해 양보하지 않는 한 아시아의 개발도상국들이 다른 현안에서 추가 양보를 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합니다. 좀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

홍콩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에서 무역분쟁과 관련해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보는 아시아 국가는 거의 없습니다. 아시아의 개발도상국들은 농산물과 산업제품 및 서비스 분야에 대한 시장접근 문제에서 선진국들과 큰 입장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 국가 등 부자 나라들이 아시아산 제품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수 십억달러에 달하는 농업보조금을 삭감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그러나 이와 관련한 추가양보를 거부하고 있으며 아시아의 개발도상국들 역시 수입 농산물과 산업제품들에 대한 장벽을 제거하거나, 해외 서비스산업에 대해 더많은 접근을 허용할 의사가 없습니다.

중국 베이징대학의 농업협상 전문가인 야오 순리씨는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농업에 대한 지원을 더 줄이는 것은 심각한 정치사회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중국은 수많은 가난한 농부들의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습니다. 야오씨는 중국은 농업을 보호할 수단이 매우 제한돼 있어 세계무역기구 협상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양보를 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합니다.

야오씨는 추가 양보가 취약한 농촌경제에 미칠 잠재적 충격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은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면서, 중국 지도자들은 추가 양보가 농촌의 안정과 빈곤 문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아시아 각국이 외국의 경쟁에 대한 장벽을 낮추면서 이들 나라 업체들은 시장에서 점점 더 입지를 잃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한국에서는 분노한 농부들이 최근 외국산 쌀 수입 증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경찰과 충돌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전통적으로 농부들을 보호해 왔지만 두 나라는 세계무역기구 체제 하에서 수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정치적으로 막강한 농업단체들을 낙담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무역기구 협상에 관한 한 농업은 아시아 문제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섬유와 화학제품, 광물 및 산업제품 교역도 농산물 못지 않은 골치덩어리들입니다. 비농산물 시장접근으로 알려진 이들 제품에 대한 관세인하 협상은 교착상태에 있습니다.

현재 논의 중인 틀은 가장 높은 관세를 최대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가령 80%의 관세를 부과하는 나라는 이를 50%까지 줄여야 하는 반면 20%를 부과하는 나라는 30%만 줄이면 됩니다. 하지만 관세가 가장 높은 것은 대체로 개발도상국들이며 이들은 외국과의 경쟁에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높은 관세는 필수적이라고 말합니다.

이들은 또 선진국들이 관세를 가장 많이 줄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도상공회의소의 세계무역기구 분과 책임자인 무나브 무잠다르씨는 인도 업계는 자유무역을 지지하지만 이는 공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무잠다르씨는 인도와 다른 개발도상국들은 수입세를 줄여야 하지만 동시에 도하 협정의 비농산물시장접근과 관련한 특정 조항에 완전한 상호주의와는 다소 다른 개념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무잠다르씨는 이 것이 인도가 비농산물 분야에서 관세인하 조처를 취할 것이라는 뜻은 아니라면서 개발도상국들에 선진국들보다 낮은 관세인하 의무를 주는 쪽으로 결론이 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도는 협상 진전을 위해 최근 산업제품에 대한 관세를 50% 이상까지 줄이겠다면서 다만 선진국들이 상응하는 조처를 취할 때만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일부 아시아 국가들은 선진국들이 농산물과 관련해 할 일을 하지 않으면 자신들도 비농산물에 대한 시장접근과 관련해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같은 견해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은 홍콩 회의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습니다. 그렇지만 회담 전망은 밝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싱가포르 난양대학의 세계무역기구 전문가인 베리 데스커씨는 홍콩 회의는 최소한 협상이 전면 붕괴되는 상황은 막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데스커씨는 홍콩 회의는 견해차를 미봉한 채 2006년에는 좀더 실질적 협상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정도에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번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는 도하 개발 어젠다 달성을 위한 최종 틀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도하 어젠다는 불공정 무역관행을 제거하고 가난한 나라들의 시장접근을 쉽게 하기 위해 4년 전 시작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