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국경을 접한 변경 지역 북한군 병사들의 부정부패가 날로 극심해지고 있습니다. 일부 병사들은 중국 변경지역을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는가 하면 인신 매매조직과 연계해 중국으로 팔려가는 북한 여성의 도강을 돕고 있습니다. VOA 기자가 북중 변경 지대에서 북한 병사들을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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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북한과 중국의 국경을 가르는 압록강 유역의 한 변경지대! 중국땅과 건너편 북한의 섬은 불과 3 미터도 채 안되는 좁은 개울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습니다. 북한과 중국은 지난 1962년 양국간의 경계를 두만강-백두산 천지-압록강으로 규정하는 조중 변계조약을 맺었습니다.

이 밀약에 따라 백두산의 절반이 중국 영토로 편입되는 대신 압록강의 큰 섬들은 북한 영토가 됐습니다. 압록강 북한 섬들 가운데는 이 곳  섬처럼 중국땅과 거의 붙어있어 도보로 왕래 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지역 땅주인인 중국인에게 돈을 지불하면 북한 병사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지역을 독점하며 관광객을 안내하는 중국인 챠우씨가 뚝에서 휘파람으로 신호를 보내자 건너편 갈대숲에서 얼굴이 무척 애뗘보이는 한 북한 병사가 나타났습니다. 기자는 뚝 밑으로 내려가 개울 징검다리에서 북한 병사를 만났습니다. 그러나 전사 계급장(남한의 이등병과 일등병에 해당)을 부착한 이 북한 병사는 인사를 하는둥 마는둥 돈부터 요구합니다.

병사: “일 없어요. 돈좀 줘요 . 친구 돈좀 주자!

기자: “뭐라구요? 돈이요?”

병사: “담배에 여서 주면되요. 담배에다가!”

기자: “다른 것은 필요한 것 없어요?”

병사: “일 없어요. 다른 것은”

기자: “남조선 영화나 드라마 안 좋아하십니까?”

병사: “(픽 웃으며) 안 봅니다. 그런거….그저 돈 있으면 줘요. 담배다 넣어서 주면 되요!

다짜고짜 돈을 요구하는 북한 병사를 구슬려 좀 더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기자: “처음부터 돈 달라고 하면 어떻합니까? 먼저 얘기도 나누고 그래야지요.”

병사: “맞아요!”

기자: “실례하지만 나이가 몇이십니까?”

병사: “18살이예요.”

기자: “그럼 10년은 더 복무해야겠네요.”

병사: “아니예요. 고저 5-6년만하면 되요.”

기자: “그 다음에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겁니까? 고향은?”

병사: “함북도예요”

기자: “힘들지 않으세요?”

병사: (고개를 젖는다)

 힘들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병사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젓습니다. 북한의 김정일 정권은 “경제 건설 보다 중요한 것은 군대를 강하게 만드는 것! 따라서 군대가 강하면 강대한 나라가 될 것”이라며 선군 정치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 위원장이 올해 방문한 70 여곳 가운데 절반 가량이 군 부대 시찰로 채워질 정도로 김 위원장은 군대를 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오랜 식량난과 경제난은 군대에도 영향을 미쳐 군인들에게 생필품 보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식량 사정도 그리 넉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어린 병사와 대화하는 도중에 갑자기 뒤에서 간부급 병사가 나타납니다. 어린 병사는 재빨리 말을 바꾸며 시계를 달라고 얘기합니다.

병사: “우리 반장이예요. (기자를 보며) 시계있으면 좀 줘요.”

반장: (물건을 보며) 야~~근데 담배도 없구나 그래~”

어린 병사는 반장이 오기 전에 돈을 챙겨야 자기 수중으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기자 일행을 만나자마자 돈을 요구한 것입니다. 담배도 없다며 불평하는 반장에게 미국에서 가져간 담배를 주며 라이터로 불을 붙여주자 얼굴이 환하게 펴집니다.

반장: “고맙습니다.”

기자: “요즘 일하시는게 어떠십니까?”

반장: “우린 좋습니다. 우린!”

기자: “정말 좋으세요?”

반장: “네…”

하사관으로 보이는 이 작은키의 반장은 담배를 어느정도 피우자 갑자기 시계를 달라고 요구합니다. ACT: 반장 반장: “그런데 우리 소병이랑 나 반장이랑 시계 하나씩 줘야해요”

기자: “시계를 안가지고 왔습니다.”

반장: “아니 요기 팔아요!” 기자: “좋은 시계를 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반장: “아니 여기꺼 괜찮아요!”

강뚝 위에는 중국인 챠우씨 친척이 관광객들을 위해 시계와 담배 등 과자 등을 놓고 팔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군 반장이 시계를 사달라고 요구하는 이유는 시계를 갖고 싶어서가 아니라 정작 속셈은 다른데 있습니다. 중국인 가족은 관광객들에게 시계를 팔아 수익을 올리고, 병사는 관광객들로부터 받은 시계를 차후에 다시 중국인에게 돌려주고 돈을 받습니다.

외부에서 온 관광객들이 북한과 중국 국경 지대에서 북한군 병사를 만나 이렇게 담배를 주고 잠시 대화를 갖는 모습은 오래전에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북한 병사들이 직접 변방에 거주하는 중국인과 합세해 관광객들을 상대로 돈을 벌어들이는 행태는 북한의 7.1 경제 개선 관리 조치 이후 나타난 새로운 모습입니다. 중국인 장사꾼 챠우씨는 북한 병사들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고 말합니다.

 챠우씨는 예전 배급제 시절에는 쌀, 소금, 설탕 같은 것을 가져다주면 그저 좋아했다며 그러나 7.1 경제 개선 관리 조치로 북한에 돈이 귀해지자 이제는 양말, 티셔츠에서부터 다양한 생활용품과 전자 제품, 그리고 돈을 가장 많이 요구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보슬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자 북한군 반장은 기자와 동행한 남한 관광객들에게 우산을 달라고 요구합니다.

반장; “아니 우리 시계하구, 담배, 우산!”

기자: “군인이 우산 어떻게 씁니까?”

반장: “아니, 우리 쓰고 다닙니다.”

기자: “가서 팔기도 하고 그러십니까?”

병사: “아니예요. 우린 장사안해요.”

반장: “쓰고다녀요, 우리 군대 다 내줘요.

병사: “옷, 신발 다 내줘요.” 

기자: “봉급은 얼마나 됩니까?”

반장: “우리 다 내주기 때문에 일 없어요. 아니 근데..여자들이랑 이렇게 악수 한번 해줘야..”

 국가에서 필수품들을 다 지급해줘서 불편한 것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병사들은 이렇게 막무가내로 돈과 여러 물건들을 달라고 때를 씁니다. 북한군 병사들과 대화 도중 반장 하사관의 군복안으로 영어가 쓰여진 티셔츠가 살짝 보입니다.

기자: “와 좋은거 입으셨네요. 거기 영어 써있는데요.”

반장: (살짝 미소를 짓는다)

기자: “그런 (티셔츠) 가져다 드리면 좋아하세요?

반장: “뭐 지금 있나?”

기자: “어떤 종류 좋아하세요?”

병사: (갑자기 끼어들며 말을 낮추고) “돈을 주면 제일 감사하겠어요”

기자: 라디오 좋아하십니까? 반장: 지금 있어요?

북한에서 외부 라디오를 듣는 것은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북한군 반장은 라디오를 지금 갖고 있냐며 관심을 보입니다. 라디오를 시장에 가지고 나가서 팔면 큰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북한 군인들사이에서는 변방에 근무하면서 목돈을 챙겨 제대하지 못하면 바보란 말까지 나돌정도로 부정행위가 심하다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북한군 대위 출신인 남한 자유 북한 방송의 김성민 국장은 북한에 금전 만능주의가 팽배해지면서 이런 행태는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북한 사람들 돈이면 된다는 의식이 고조돼있기 때문에 그 일을 위해 한번쯤 모험한다는 생각…

북한 군당국은 국경 지대에 근무하는 병사들의 이러한 실태를 눈치채고 지역에 따라 1년에 2회 이상 근무지를 이동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병사가 와도 다시 비리를 저지르기 때문에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현지인들은 말합니다. 군인도 외부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북한군 반장은 대답을 회피한 채 귀여운 표정으로 기자에게 능숙하게 다가와 귓속말로 돈좀 달라고 말합니다.

반장: “돈좀, 주자요 돈좀!!” (일행들이 귓속말 하는 장면을 보고 웃는다.)

기자: “북한의 대인민군 병사가 귓속말을 해도 되는 겁니까? 병사: (반장을 힐긋보며) “글쎄 말입니다. 그러면 안되죠 하하”

기자: “죄송한데 돈을 많이 가지고 오지 않았습니다.”

반장: “아니..쪼금이면 됩니다….그거라도 주시라요”

기자가 주머니에서 중국돈 20원을 꺼내자 반장은 재빨리 돈을 받아 주머니에 넣습니다. 20원은 미화 2달러가 조금 넘는 액수로 북한 일반 노동자 두 달 월급에 해당합니다.  섬이 북한 영토를 눈 앞에서 볼 수 있을뿐 아니라 북한 병사들까지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 곳 변경지대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중국인 챠우씨는 하루 다섯 무리 총 20-30여명의 관광객들이 이 곳을 방문한다고 말합니다. 챠우씨는 자신의 가족이 북한군 병사들과 10년이상 교류를 가져오고 있다며 그러나 관광객들이 이 지역을 찾기 시작한 것은 5년전부터라고 말합니다. 챠우씨는 건너편의 북한 병사들과 주민 90여명을 거의 모두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챠우씨는 북한 병사들은 남한이 북한보다 훨씬 잘 살고 돈이 많다는 것을 대부분 알고 있다며 대화를 하다보면 남한을 부러워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 곳 섬에 있는 북한 병사들의 행태는 다른 지역의 북한 병사들과 비교하면 그래도 양호한 편입니다. 두만강 국경 지역의 일부 북한 병사들은 인신매매, 마약 조직과 결탁해 돈을 받고 탈북자들의 도강을 용인하거나 마약 등 밀수품까지 배달해주고 있습니다..

연길에서 만난 탈북자 박순이씨는 인신매매 조직에 함께 팔려온 친구의 경우 북한 병사들이 손까지 잡아주면서 도강을 도왔다고 말합니다.

 “물 앞에 오니까 물이 이렇게 깊드레요. 그래서 무서워서…나 죽을라카러 가는게 아니라 살러 가는데 무서워 못가겠다 하니까 군인 서이가 달라붙어 넘겨주드레요. 업고 양쪽편에 자기를 손잡고. 그래 넘어오니까 (조직이) 돈주지”

 박씨는 예전에는 일반 하급 병사들이 조직과 연계했으나 돈 액수가 높아지면서 이제는 장교들까지 나서서 인신매매와 마약 밀매를 돕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 전에는 하전사들이 많이 했었는데 지금은 군관들이 많이 하는거예요. 어깨에 두 줄에 별 하나 박은 군관들까지 마구 하는거예요.”

일부 병사들은 아예 고액의 돈을 받고 북한 내부의 실태를 초소형 카메라에 담아 외부에 팔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최근 남한 인터넷 동영상에 소개됐던 청진시 모습이나 보위부 요원들에게 구타당하는 북한 여인, 북한 정치범 수용소 모습 역시 인민군 현역 군인이 일본이나 남한의 언론과 인권 단체로부터 고액을 받고 몰래 촬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북한 병사들과의 대화는 보안상의 이유로 10 여분을 넘지 못한 채 아쉽게 끝을 맺어야 했습니다.

기자: “그런데 서로 이름이라도 알아야죠?”

반장: “이름은 알아서 뭘…”

기자: “성이라도…얼굴보니 김가 이실것 같아요”

반장: (웃으며) 헤헤 맞습니다……잘 다녀 가십쇼.

기자: “통일이 어서 되야죠?”

반장: “예, 통일되서 다시 만납시다!”

텍스트: 2명의 북한 병사는 통일이 돼서 다시 만나자는 끝인사를 하며 우거진 갈대숲 사이로 사라졌습니다. 바람에 ‘스르르’하며.이리 저리 몸부림을 치는 북녘 섬의 갈대들이 북한 병사들이 남기고 간 여운을 대신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