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쉬 대통령은 7일 또 한 차례 이라크 관련 연설을 통해 이라크에서의 승리와 미군의 계속 주둔을 다짐한 가운데 공화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부쉬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미국 내 화제가 되고 있는 현안과 쟁점을 살펴 보는 미국은 지금, 이 시간에는 이라크 문제를 둘러싼 정치권의 기류를 점검해봅니다.

******

문:  부쉬 대통령이 최근 들어 두번째 이라크 관련 연설을 했는데요. 내용을 좀 소개해 주십시요.

답: 부쉬 대통령은 외교협의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정권 붕괴 이후 이뤄진 이라크 내 경제적 진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부쉬 대통령은 이라크의 국내총생산 (GDP)이 높아지고 석유생산이 크게 늘어났으며, 새로운 기업이 창설되고 이라크인들의 핸드폰 사용이 폭증한 것을 경제발전의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또 학교와 시장, 도로건설 등 사회 기간시설 복구를 위한 재건작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부쉬 대통령이 최근들어 이라크 문제에 큰 비중을 두고 국민설득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자신의 이라크 정책에 대한 비판과 미군의 이라크 주둔과 관련해 거세지고 있는 문제제기에 대해 답하기 위한 것입니다. 말하자면 일종의 강력한 대국민 홍보전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지요. 잘 아시다시피 이라크전 개전 이래 사망한 미군 수는 최근 2천1백명을 넘어선데다, 이라크의 폭력사태가 전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각종 언론의 보도로 부쉬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에 대한 미국민들의 지지는 개전 이래 가장 낮은 상태에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행정부에 대한 비판을 더욱 강화하고 또 이런 추세가 내년에 있을 의회 선거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자 부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적극 대응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입니다.

문: 공화당 소속 의원들의 부쉬 대통령에 대한 지지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지요.

답: 미 의회 내에서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 목소리가 직설적으로 제기된 것은 지난달입니다. 베트남전쟁 참전용사 출신인 민주당 소속 존 머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이라크와 관련해 망상에 빠져 있다면서 6개월 안에 미군을 철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공화당은 머타 의원의 이같은 주장이 일부 여론의 지지를 받는 등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더욱 결속하는 모습입니다.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은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라크 상황과 관련한 비관론을 잠재우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최근에 이라크를 방문했던 팀 머피 의원은 소속 의원들과 이라크군 지휘관들과의 면담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머피 의원은 이라크인 지휘관들은 의원들에게 자신들이 안전을 확보한 지역의 지도를 계속 보여주면서 자신들은 점점 더 많은 지역을 미군으로 부터 인계받아 보안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존 클라인 의원은 이번 이라크 방문을 통해 미군의 이라크 내 임무가 계속돼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문: 민주당 내에서는 존 머타 의원에 이어 하원 대표인 낸시 펠로시 의원, 당 전국위원장인 하워드 딘 전 주지사 등이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있는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요.

답: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7일자에서 `미국이 이라크에서 승리할 것이란 생각은 전혀 잘못된 주장'이라는 하워드 딘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 소속 일부 의원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딘 위원장의 발언은 민주당이 군사 문제에 약하다는 일반인들의 인식을 강화시켜 주면서 여론의 관심을 이라크와 관련한 부쉬 대통령의 곤경에서 철수 문제로 돌리게 할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또 상당수가 존 머타 의원의 미군철수 주장에 동조한 낸시 펠로시 하원대표의 발언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하고 있습니다. 펠로시 대표가 대부분 미국민들이 지지하지 않는 입장을 두둔했을 뿐 아니라 발언이 나온 시기도 부쉬 대통령이 민주당의 이라크 철수 요구에 대해 강력한 공격을 가하는 때 나와 상황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이들 의원들은 부쉬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에 대한 비판은 이라크의 현 상황에 초점을 맞춰야지 시한을 정해 철수를 요구하는 것은 자칫 민주당이 패배주의에 사로잡혀 있다는 인식을 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결국 내년 의회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대부분 의원들의 지적입니다.

문: 그렇다면 이라크내 미군철수와 관련한 민주당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답: 현재 뚜렷히 정해진 입장은 없으며, 민주당의 외교정책 형성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당 소속 외교안보 분야 엘리트들의 입장 역시 나뉘어 있습니다. 우선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과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같은 이는 즉각적인 철수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과 리처드 홀부르크 전 유엔주재 대사, 그리고 지난번 대통령 선거 당시 민주당 후보 경선에 나섰던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군 총사령관 등은 철수는 물론 철수 시한을 정하는 것에도 반대하고 있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과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이 두 그룹 사이에서 중간적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한편으로는 철수를 주장하면서도 이것이 중동의 혼란과 테러를 더욱 부추기지 않는 경우라는 전제조건을 달고 있습니다. 현재 민주당의 고민은 이라크가 최대 국내정치 현안인 것을 알지만 이와 관련해 여론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낼 이렇다 할 묘안이 없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