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 (CIA)이 한국어와 아랍어 등 언어전문가 충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중앙정보국은 이들 언어를 임무수행에 절대 필수적인 (mission-critical) 언어로 분류하고, 이 분야 전문가를 현재 인원의 50%까지 늘이고 충원에 소요되는 신원조회 기간은 대폭 줄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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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9/11 테러사태 이후 미국 내 정보 등 각 분야에서 아랍어 전문가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은 잘 알려진 일인데요. 중앙정보국이 이번에 한국어 전문가를 대폭 증원하기로 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북한 핵 문제 때문입니다. 중앙정보국은 북한 핵 문제가 미국의 국가안보에 주요 현안이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면서 관련 자료들을 분석할 요원이 크게 부족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이미 확보돼 있는 요원들의 한국어 능력 또한 크게 떨어지는 수준인 것으로 보입니다. 공화당의 실력자로 국가안보 문제와 관련해 백악관에 정기적으로 자문을 제공하고 있는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은 최근 <유에스 에이 투데이> 신문과의 회견에서 "미국 내 북한 분석가 중 한국어에 능통한 사람은 10%도 채 안된다"면서 중앙정보국 정보분석관 가운데 40%는 내쫒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관련 정보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진 것이 없지만, 가령 아랍어 정보의 경우 언어전문가 부족으로 수많은 관련자료가 방치된 채 쌓여 있고 이 중에는 테러 등 주요 정보사안에 대한 것도 많다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한 바 있습니다.

문: 북한 핵 문제가 미국 내 안보 현안이 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닌데요. 이번에 무슨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답: 네, 부쉬 대통령이 23일 중앙정보국에 행정명령을 통해 비밀공작 요원과, 정보 분석관, 언어전문가를  50%까지 늘이도록 지시했습니다. 부쉬 대통령은 이 명령에서 앞으로 90일 안에 신규 요원의 충원과 훈련에 필요한 예산과 시행계획을 작성하도록 했습니다.  부쉬 대통령의 이번 명령은 9/11 테러조사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중앙정보국은 앞으로 몇 년에 걸쳐 한 해 2천명이 넘는 요원을 새로 선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 이번에 언어전문가를 대규모로 충원하면서 신원조회 절차 등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지요.

답: 중앙정보국의 인사 담당자인 베시 데이비스씨에 따르면 그동안 중앙정보국 요원 채용에 소요되는 신원조회 기간은 통상 18개월이었는데 이 것을 몇 주 정도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고 합니다.

중앙정보국은 신입 요원이 외국과 연계가 있을 경우 민감한 정보가 유출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이들의 해외체류 가족이나 친구들을 조사하느라 많은 시간을 소요했습니다.  포터 고스 국장은 충원제도의 전반적인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테러분자가 비밀보고서를 읽는 것 보다는 사람을 죽이는 것이 더 우려스런 일'이라며 신원조회 과정을 단축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고스 국장은 또 우수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현지 파견 중앙정보국 요원을 정규적으로 순환근무토록 하는 현재의 제도를 한 곳에 좀더 오래 머물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바꾸고, 또 주요 언어에 능통한 요원들의 급여를 인상하는  계획도 내비쳤습니다.

문:  이같은 조처가 한국어 전문가를 새로 영입하는데 어느 정도나 기여할 수 있을까요.

답: 중앙정보국은 9/11 테러사태 이후 핵심 언어에 능통한 요원을 선발하기 위해 2백여명의 전담 직원을 두고 대학가  등지에서 구인행사를 벌여왔습니다. 아울러 언론을 통한 구인광고도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교포 언론매체에는 종종 중앙정보국의 언어전문가 모집 광고가 게재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와 한국어에 모두 능숙한 인력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우수한 인원을 선발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중앙정보국의 인사 담당자인 베시 데이비스씨는 인구조사 결과를 들어 미국인들 가운데 집에서 핵심 외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1.6% 밖에 안된다면서 이들 가운데 그나마 학위를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문: 언어전문가들은 중앙정보국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고, 또 이번에 얼마나 많은 인원이 필요한지요.

답: 중앙정보국의 채용 공고를 보면 조사연구, 외국 언론보도 검토분석, 요원들에 대한 언어 교육 등을 언어전문가의 업무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전문으로 하는 언어 사용국에 파견돼 비밀요원으로 근무하기도 합니다. 

중앙정보국은 직원 규모나 편제, 인력 충원 자체가 비밀로 돼 있어서 정확히 얼마나 많은 신규 인력이 충원될지를 알 수는 없습니다. 전직 관리들은 중앙정보국의 전체 직원 규모가 2만명 정도이며 이 중 작전국 소속 비밀공작 요원의 수는 4천5백명 정도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들 4천5백명 중 3분의1은 직접 공작업무를 수행하고, 나머지는 본부와 해외에서 지원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