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에 새 터를 잡고 28일 문을 연 국립중앙박물관 개관식에 맞춰 ‘북한인권박물관 설립’을 외치는 시위가 벌어졌다. 국제인권운동가 노베르트 폴러첸과 '무한전진' 등으로 이루어진 ‘북한인권박물관건립위원회’는 오전 11시부터 국립중앙박물관 정문 앞에서 북한인권사진전시와 함께 북한인권박물관 건립의 필요성을 요구하는 행사를 벌였다.

이들은 “세계 6번째로 큰 박물관을 가질 수 있게 된 우리 대한민국이 아직도 우리의 반쪽이자 거울인 북한 동포들의 인권문제에 대해 침묵·방관하고 있다”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북한인권의 참상을 국민들에게 바로 알리고, 우리의 후손들의 교육을 위한 사료로써 간직하고 보존하기 위해 ‘북한인권박물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찾다가 발길을 멈춘 시민들은 북한인권사진들을 둘러보며 많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폴러첸씨에게 다가가 격려의 악수를 청하거나 싸인을 받는 시민들의 모습도 종종 눈에 띄었다. 외신인 BBC와 AP통신만이 찾아와 관심을 보였을 뿐 국내 언론들은 보이지 않았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탈북여성은 “가족이 굶어죽는 등 너무나 힘든 현실에서 살다가 남한에 왔는데, 남한 사람들과 남한 정부가 북한인권 참상에 대해 너무 관심이 없어 실망스러울 때도 많았다”며 “우리 민족의 아픔인만큼 같이 아파하고 북한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폴러첸씨는 독일을 비롯해 미국, 이스라엘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 유태인 학살의 참상 일깨우기 위해 건립된 ‘홀로코스트 기념관’이 있듯이 한국에도 북한 동포들의 인권유린 참상을 일깨우기 위한 ‘북한인권박물관’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립중앙박물관’이야말로 북한 인권을 다룰 수 있는 가장 좋은 자리"라며 서울시장이나 대통령에게 박물관 내에 공간을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이 자리가 아닌 다른 곳이라도 좋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현재 조용한 다수로 침묵을 지키고 있는 한국 국민들이 정부에게 압력을 행사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히면서, 자신처럼 예전 유태인 참상에 대해 침묵하고 행동하지 못했던 독일인처럼 후회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